준.나게 미래에서 온 듯한 갖가지 실험적 연출들로 인해 미술관에 걸려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줌. 인물의 심정이나 상황 전개에 대한 암시/표현법들의 개척자… 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는 점에서 데즈카 오사무는 만화의 신에게 축복을 받은 게 틀림없다는 찬탄이 나옴. 그러나? 이야기 자체에 대해선 뭐 별로 할 말이 없다시피 함… 여캐를 쓰는 방식이 너무 고리타분하고 후짐.. 맨날 강간당하거나 희생당하거나 둘 중 하나임; 메디컬스릴러… 라기보단 데즈카 오사무 씨의 특이 취향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휴머니티나 인간성에 대한 고찰 등에 대한 찬사가 많던데 글쎄올시다… <짐승의 모습을 하게 된 인간의 고뇌> 자체가 너무 진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다!>를 주제로 갖기엔 여기 나오는 여자들이 개인간 키리히토보다 백만배 못한 대우를 받았으므로 그리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는다.
^토종^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 흘리는 건 그저 주제넘은 악어의 눈물일 거다. 그런데도 왤케 자주 울고 싶은 맘이 드는지… 저자의 어머니가 해주시던 필리핀 음식 얘기를 읽을 때 <h마트에서 울다>가 퍼뜩 떠올랐다.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가 출판-문화 전반에 블루칩처럼 여겨지기 시작한 지 꽤 되었다. 당장 떠오르는 작가들이 많다. 알렉산더 지, 미셸 자우너, 차학경, 이민진, 캐시 박 홍……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 이민 간 이야기만 듣지 말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 이민 온 이야기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청취해야 한다고… 그것이 한국과 한국인에게 더욱 시급한 일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