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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ㅣ 시요일
강성은 외 지음, 시요일 엮음 / 창비 / 2018년 4월
평점 :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흔글이나 완글, 글배우, 작가 지민석 등의 sns작가들 에세이가 먹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 책이 아포리즘 식으로 ‘글귀’를 나열하기 때문일 것이다. sns가, 특히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면서 사진 한 장에 내가 ‘책’을 읽었다는 걸 세상에 은밀히 티내고 싶은 사람들의 지적허영에 꼭 맞는 큐레이션인거다.
지적허영이라 적으니 되게 재수없는데, 솔직히 허영의 여왕으로서 말하자면, 내가 책과 책 속의 글을 sns에 올리는 이유는 <여러분 내가 책 읽는 걸 봐줘!!! + 여러분 내가 읽는 책도 봐줘!!!!!!> 로 압축된다.
이런걸 두고 싸구려 독서, 질낮은 허영이라 한다면 딱히 할말 없지만ㅎ
어쨌든 그런 심리를 잘 파고든 전략덕에 sns작가들 책이 잘 팔리는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왕 허세 부릴 거라면 시선집 정도로 허세 부리는 게 더 간지나지 않나? (등단지상주의 아님ㅠ)
오이지 물기 짜는 걸로 사람 맘을 사정없이 때리는 신미나 시인의 시를 봐 ,,, 신철규 시인의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 밖에 없다는 한 줄이 너무 좋지 않냐구.. ㅠ
세상의 모든 헤어진 사람들은 이 시집을 사세요. 마음을 칼로 후비는 구절들을 사진 찍어서 인스타 업로드 하거나 카톡 프로필 배경하세요ㅎ 3일 안에 구남친에게 연락올 듯 ㅎ
은 장난이고 ㅠ
슬플 땐 슬픈 음악 듣고 실컷 슬퍼하는게 위로가 되는 것처럼 이별한 사람에게는 ‘나보다 더 잘 슬퍼하는 사람들의 슬픔’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시인이라고 부른다!
이 책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 헤어진 사람들이 시를 읽으면서 슬픈 맘을 다독이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