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남자화장실과 관음에 대해서>
관음을 우리가 배척해야하는 영역의 어떤 것이라고 친다면 인간의 일상생활(특히 미디어가 우리 삶의 지분을 거의 잡아먹게 된 현대) 중 90% 는 사라지게 될 것 같은데.. 관음을 유희거리로 소비하는 행태는 과연 지양되어야하는지?.. 흠ㅠ 나는 관음은 인간의 본능이자 본성이라 생각하는데..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소설책을 읽는 것도 TV드라마를 보고 sns를 하는 것도 기저에 관음의 욕망이 깔려있는 활동 아닌가? (타인의 삶을 엿본다는 측면에서)
성균관대 남자화장실에 여성이 엿보고 있는 듯한 스티커가 소변기 위에 부착되어 있었다는 게 좀 이슈인것 같은데 문제의 초점은 관음을 유희거리로 소비했기때문이 아니라, 성별을 바꾸어 생각했을 때는 일어날 수조차 없는 일이기때문 아닐까?
여자화장실에 남성이 엿보고 있는 스티커가 부착된 풍경은 상상만해도 기분이 더러워지는 풍경이 아닐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실제로 여자화장실 몰카의 실체가 입증된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불특정 여성들은 그것을 연상시키는 어떠한 이미지에도 불쾌감을 느낄것이다.
그런데 남자화장실에는 남성들의 어떤 저항없이 대놓고 관음당하는 스티커가 부착되었고 심지어 그것이 이슈가 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걸렸다. 이것은 무엇을 상징할까? 나는 이것이 남성권력의 실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남성들에게는 ˝여성에게 관음 당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에 대한 성적인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왜냐면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거든.. 여성은 감히 남성의 성기를 훔쳐볼 수 없다. 그것을 농락하는 것은 더더욱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고. 그리고 난 이게 성별이 가진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유행처럼 번져가는 한국남성의 성기 길이에 대한 비하가 그 어떤 것보다 남성사회를 흥분시키는 이유도 이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