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 스스로를 신의 대리자라 믿는 27세 여자 강민주가 일반 여성들에게 ‘어딘가 괜찮은 남자가 있을 것이다’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는 죄목으로 인기 탤런트 백승하를 납치 감금한다







시종일관 오만하고 거만한 태도를 견지하는 이 기깔나는 성질머리를 가진 여성 캐릭터 (그리고 개부자임) 자체가 넘 신선하고, 중간중간 혼잣말처럼 끼어드는 남성사회 대한 신랄한 비난이 어쩜 이렇게 찰질까 싶게 통쾌한데 그래서 결말이 주는 배신감과 절망감이 배로 돌아오는 것이다.. .





귀자햄.. 왜 또 여자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어요 ,, ,,,,,,



강민주가 충실한 심복이라고 믿었던 황남기에게 죽임 당하는 것도 결국 (단면적인 해석이지만) 사랑-과 그에 부속품처럼 따라오는 질투-때문이니 이성애야말로 여성에겐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경찰에 빌미를 제공한 것도 강민주 스토킹하던 남자, 강민주를 실제로 죽인 것도 남자, 강민주의 강인한 정신을 교란시켜버린 것(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정신착란에 가까울 것이다)도 남자



남성주의 사회를 마음껏 비틀고 비웃고 싶어했던 여자가 결국 >사랑<에 빠져 남자한테 죽임 당하는 이야기1 이 되어버렸냄..



이런 계급지형에서 남자랑 여자는 진짜 ‘사랑’이 가능한가? 절대 아니! 라고 단언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구건 내가 레주비언이라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 일단 유보한다 관련해서 파헤친 책들 많이 있을테니 일단 읽어봐야겠디





여하튼 <모순>적으로 이 작품은 여성들에게 백승하 같은 유니콘이 어디선가 숨쉬고 있을지 모른다는 환상을 견고하게 만들어 준 셈.. .

남자는 한 종이라는 대진리를 전파하다 왜 이렇게 고꾸라지셨나





그렇지만 이런 판단들과는 별개로 이미 92년도에 이러케 남성사회에 대한 ‘테러리스트’를 자처하는 여성인물이 등장한 바 있는데 <82년생 김지영> 정도로 호들갑 떠는 꼴이라니.. . 경멸을 지울 수가 업는 것이다 ㅋ ㅋ



계보를 확보하고 계속 주지시켜 나가는 건 이래서 중요하다

전혀 급진적인 논의가 아닌데도 계보가 삭제된 채 인지되니 논의가 자꾸 헛도는 것이다 자꾸 초면인거 같으니까 화들짝 기겁하는 거에서 한발짝을 못나감 따지고 뜯어보면 이렇게 몇 십년을 반복해서 말해온 것임에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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