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 금요일 #삼요소 의 심야책방에 갔다가 사온 4권의 책들 중 하난데. 정말 오랜만에 만난 졸라 안읽히는 소설임 ㅋㅋ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스토리 전개에 별 쓸모 없는 상황 묘사가 많은 글투를 극혐하기때문에 좀(많이) 지루했다. 스스로는 장광설을 구사하면서 만연체가 싫다니 웃기는 모순이지만.. 어쨌든 가즈오 이시구로씨는 문장을 이런 식으로 쓴다.

친구 김첨지랑 사이가 안조타ㅇㅅㅇ -> 첨지는 평소보다 과장된 몸짓으로 나를 지나쳐 갔는데, 우리 둘 다 날카롭게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음은 분명했던 것 같다. 창가의 몬스테라 잎사귀(그것은 첨지가 지난 생일 나에게 선물해주었던 화분이다)가 서쪽에서 불어오는 뜨듯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아까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복도를 걸었다. 기름칠을 한 지 수 십년은 되어 보이는 오래된 나무 바닥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꺼림칙한 소리를 냈다.

뭔 느낌인지 알겠음,,? 유노?
제대로 못따라하겠는데 대충 이런st의 상황묘사가 힘겹게 이어진단 말임,,, ㅠ 심지어 장르가 SF인데 말이야.. 그래서 삼요소에서 읽다 여러번 잠들었다... 대략 200p까지 읽고 도저히 그날 다 못읽을거 같아서 시집으로 갈아탔음 ㅎ;; 그래두 노벨상 탄 작가니께 한권쯤 읽어보고 싶어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읽음. 그래야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하지 ㅋㅋ 아 가즈오 이시구로요? ^^ 읽어봤죠~ 이 한 마디를 위해 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래부턴 줄거리 포함됐으니 스포가 싫은 분들은 읽지 마시긔. 하지만 안읽어도 읽은 척하고 싶은 분들은 필독하시긔^^*

어쨌든 이건 장기이식을 위해 복제된 클론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가즈오씨는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 매우 인색하고 독자가 설정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 흘리기에 소홀한 불친절 작가기 때문에 뒷표지 안보고 읽은 사람들은 중간까지 도대체 이게 뭔 이야기야 ,, 할거다. 갑자기 등장하는 클론이니 기증이니 하는 단어들에 어안이 벙벙할걸.

생명복제 기술이 어느정도 구체화된 시대이니 만큼 인간복제를 다룬 영화나 소설은 아주 많지만, 이 책 처럼 이렇다 할 갈등이 삭제된 심심한 서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클론이 주인공인 이야기들은 대략 [스스로가 복제인간임을 깨닫고 깜짝 놀람 -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자신의 정해진 앞날에 대해 분개함 - 봉기를 일으킴] 식으로 구성되는데, 주인공 캐시를 비롯한 이 작품의 인물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세 인물인 캐시와 토미, 루스는 헤일셤이라는 클론 전용 시설에서 길러진다(책에서는 ‘사육‘이라 표현한다). 다른 클론 시설들이 인간 이하의 대접을 일삼는 데에 비해 헤일셤은 매우 진보적인 시설으로 그들이 지성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고, 인간의 영혼을 가장 여실히 드러낸다고 여겨지는 예술교육에 힘쓴다. 그러나 일정한 때가 되면 그들역시 헤일셤을 떠나 코티지로 보내지고, 일단 통보를 받고나면 장기 기증을 시작해야 한다. 클론들에게 기증 후 삶의 지속가능성은 언제나 불투명하다. 그들은 사랑을 하는, 영혼을 가진, 인간의 생을 살지만 바깥 세계로부터 인간 취급을 받진 못한다.
아마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전부 ˝아니 이렇게 생명윤리를 개무시한 시대가 실현 가능하단 말이야??˝ 할게다. 당연히 소설 속 세계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전사회적으로 일어났고, 그래서 탄생한게 헤일셤이다. 헤일셤을 만든 ‘일반인‘운동가들은 클론들에게도 영혼이 존재한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들이 인도적인 대우를 받도록 힘쓴다. 그러나 시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지기반을 잃고 결국 문을 닫고 만다. 캐시와 토미는 자신들이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음을 일반인에게 입증하면 기증을 3년정도유예할 수 있을거란 희망에 헤일셤 설립자들을 찾아가지만, 결국 다 헛소문임을 확인할 수 있을 뿐었이고 토미는 얼마 안가 4번째 기증을 마치고 죽는다..ㄸㄹㄹ...
이렇게 내정된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고, 결말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찜찜하다ㅠ SF임에도 전혀 SF라는 느낌이 안드는 이유일거다.
그나마 희망적인 인물이라 여겨졌던 헤일셤 설립자들도 결국 상위 계급에 존재하는 자로서, 자신들이 클론을 구원했다는 알량한 정의감에 도취되어 한심한 자위를 일삼을 뿐.. 이봐요 칸트센세,, ‘선의지‘ 같은건 없다니까요...ㅠ 한마디로 이 세계엔 꿈도 희망도 없다. SF면서 현실인식은 더럽게 냉정함 ㅠ

휴..
이런 디스토피아 소설 읽을 때마다 헌법으로 명문화된 인간의 존엄은 어디서 그 근거를 댈 수 있는 건지 인간으로서 회의감 들음ㅋㅋ
왜 인간은 존엄하지?
인간은 너무 지들 종을 과대평가해.. ㅠ
‘인간적‘, ‘인간미‘라는 단어만큼 오만한 단어를 본적이 없다.
만약 진짜 이런 시대가 도래한다면,,,
그냥 죽자,, 죽어,,,,ㅋㅋ
집단자살만이 인류를 존엄하게 할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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