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일까 사랑일까
유희완 지음 / 토실이하늘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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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과 사랑의 상관관계를 묻다, [그리움일까 사랑일까]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게 빠르게 소비되고 변해가는 요즘 세상에 긴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다. 그런 점에서 ‘16년 간 열애 중인 저자의 글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리움일까 사랑일까]는 연애 에세이이다. 흔히 말하는 연애 에세이의 정석을 따라 이 책 역시 저자가 겪은 사랑의 이야기를 차분히 담았다. 그런데 이 책에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다른 연애 에세이들과 다르게 남자 이야기’, ‘여자 이야기로 구성을 나누어 한 가지의 주제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경험담에서 비롯되어 그렇겠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의 이야기는 각자의 성별 특성상 남자라면’. 혹은 여자라면과연 그렇게 느낄 것 같다고 여겨지는, 남자와 여자 그대로의 문체로 적혔다. 제목에 들어있는 말처럼 책 속의 화자들은 사랑과 그리움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랑이 지나온 길이 그리움이고 지금 사랑이 놓여진 자리도 그리움이 자리한다. 보고 있지만 그래도 사무치게 그리운 것이 사랑하는 이 아니던가. 추억이 그리움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이 비록 지금의 나에게 잊혀진 시간으로 치부될지언정, 사랑의 형태를 아주 많이 닮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열쇠고리, 반지, 해바라기, 깡통 화분, 불면증 등 일견 사랑 이야기와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소재가 목차에 적혀있다고 놀라지 말길. 그런 일상에서도 우리의 그리움과, 또 그 그리움의 연장선, 혹은 축약점인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그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다 읽고 나면 아무려면 어떤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글쎄, 그리움일까, 사랑일까, 그 감정들의 상관관계는 한번 되짚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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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김재식 지음, 김혜림 그림 / 쌤앤파커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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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에 사랑이 내려앉을 때,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가벼운 사랑 에세이이다. 저자가 책의 앞머리에서 밝혔듯, 그 누구도, 심지어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글을 써왔던 저자조차도 사랑이 무엇이냐 묻는 이들에게 쉽게 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대신 이런 말은 할 수 있었다. 찰나에 부서지는 파도를 쉼없이 만드는 일이 우리가 사랑하는 일과 닮았다는 것. 이 말은 어쩌면 위의 물음에 대답하기 힘든, 그런 곤란함을 반증할지 모르겠다. 또 이건, 사랑을 떠나보낸 이, 사랑을 시작하는 이,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도 싶다.

여덟 개의 파트로 나뉜 이 에세이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마음이 조급해지는이들에게는 하지 않을 수 있는 실수를 하게 되고 자꾸만 악수를 두게 되지 않느냐, , 잊고 싶은 기억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유는 바로 잊기 위해 자꾸 그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라며. 어쩌면 우리 모두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하지만 뇌리에서 맴돌기만 할뿐, 시원스레 나타나주지 않는 대답에 가까운 말들을 일깨워준다. 평범한 언어로 쓰였기에 울림은 더 강하다. 책 곳곳을 채우고 있는 따스한 느낌의 일러스트는 그 사랑의 기억을 더 짙게 채색한다.

편집부는 책을 시작하기 전 한 장의 페이지를 할애하여 이 책을 선물할 때 선물 받는 이의 이름을 적도록 배려했다. , 그럼 그렇게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누군가에게 책장에 살짝 이름을 적어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게 애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한 날이 사랑하지 않은 날보다 더 적은 게 보통 사람들일 것이므로. 그리고 책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이 책을 읽으며 무조건 기억을 반추하게 될 것만 같고, 그 마음에 반드시 사랑이 살포시 내려앉을 것만 같다. 봄을 향하는 겨울의 끝자락을 향한 길목에서, 바로 내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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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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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미스테리를 느껴보자,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가게를 들어가면 유독 또 다른 손님이 모여드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사람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시라이시는 사람이 아니라 사건을 몰고 다닌다. 그래서 그는 책의 제목처럼 모두에게 탐정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시체의 머리를 잘라 하치코 동상 앞에 두는, 문장만 읽어보면 괴이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이 주인공은 전작에서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종결된 지 반년이 지난 시기를 배경으로, 스멀스멀 또다시 그의 주위를 맴도는 미스테리한 기운을 가득 담은 후속 소설이 발간되었다. 제목도 좀 별난, 위즈덤하우스의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이다.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는 표지의 문구처럼 반경 3미터 일상에서의 미스테리를 그린다. 이 책은, 소설에 나타나는 작가의 여러 개성 중, 특히 문체가 눈에 띈다. 사건이 일어나는 상황과 주변 풍경과 배경 묘사가 매우 디테일하다. 글을 읽고 머릿속에 그 글을 토대로 상상해가는, 일반적인 독서 프로세스가 그래서 더 조밀하게 이뤄지는 듯하다. 일본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독자라도 이 소설을 읽고 있는 순간만큼은 일본의 어둔 밤거리를 시라이시 바로 옆에서 걷고 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전작이 큰 사건 하나와 해결과정을 진득하게 그렸다면, 후속작은 프롤로그와 마지막을 빼면 총 네 개의 사건이 다뤄진다. 자신은 그저 평범한 회사원임을 강조하지만 세상은, 또 운명은 시라이시를 자꾸만 사건 속으로 데려다 놓는다.

한국에는 지금껏 사설 탐정 제도가 없었지만, 최근 뉴스에 따르면 한 대학원에서 탐정을 길러내는 과정이 신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한국형 일상 미스테리 작품도 나왔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척 즐거웠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나는 또 기대해본다. 이 작품의 다음 후속작이 나왔을 때, 여전히 주인공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탐정을 숙명처럼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여전히 자신은 일반인임을 강조하며 사건을 마주하고 있을까. 궁금증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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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사람들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0
아민 그레더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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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김과 빼앗음의 역사, [빼앗긴 사람들]

 

뭐든지 처음 접하는 것에 의해 사람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는 긴 세월을 살아온 어른들도 마찬가지이거니와, 더군다나 아직 세상 모든 것에 익숙하지 않은 순백(純白)의 아이들은 더 그렇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오랜 시간 국제적으로 회자되며 아직도 그 긴 다툼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만의 싸움이라기에는 이미 주변 국가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더 복잡하고 안타까운 상황으로 향하는 듯싶다. 크게 본다면 국가의 정체성에 관련된 의미 있는 싸움이라 볼 수 있겠지만, 오래된 다툼에 희생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비록 자국의 역사는 아니지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관심을 두고 생각해본다면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의 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빼앗긴 사람들]은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그린 동화책이다. 몇 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동화책이 으레 그렇듯 글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읽으며 전쟁과 그들의 다툼을 진중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정갈하고 다듬어진 문체로 쓰여 졌다. 거친 그림체로 그려진 삽화 역시 슬픈 땅의 역사를 인상적으로 한컷 한컷 요약하고 있다. 본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가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림책의 끝에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비로소 이 그림책이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또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토록 이 땅을 증오의 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지. 덧붙여 나는 책을 읽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도 해보고 싶다. 주변국으로서, 그들의 이웃으로서 우리는 이 땅을 어떻게 지켜보고 또 지켜가 보아야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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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말들 -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배움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설흔 지음 / 유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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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위해 새겨둘 말들의 향연, [공부의 말들]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라는 저자의 약력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고전을 연구하면 연구하는 거지,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는 또 무슨 말인가. 하지만 이 책, [공부의 말들]은 저자 소개에 쓰인 이전 저자의 저서들 중 어떤 것보다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라는 저자의 약력에 가장 부합하는 책이었다.

유독 한국이 그렇다 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치 순리처럼 영어 유치원을 알아보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방과 후 학원을 줄줄이 이어 다니고, 학창시절을 지나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취업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각종 학원에서 배움을 이어가야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러 가지를 습득한다. 한창 자라날 나이에 과열된 학습 열기는 좀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로는 공부, 배움에 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인간이 살면서 가장 가치 있게 행하는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배움에 열의를 가지고 있지만 일상에 지쳐서 그 마음이 시들시들해질 때, 그럴 때 가볍게 읽어보면 다시금 자기 자신을 공부에 불타오를 수 있게하는 책이 이 책이다.

많은 직업이 그렇지만 소설가 역시 글을 쓰기 위해 여러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 소설가인 저자가 글을 쓰면서, 또 고전을 연구하면서 고전에서 발견한 여러 배움에 관한 주옥같은 글귀를 왼쪽 페이지에 적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글귀에 관한 설명과 관련된 저자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담았다. 106가지 글귀가 빼곡하게 담겨 있는 책은, 에세이의 형식을 닮아 술술 잘 읽힌다. 하지만 분명 독자들마다 읽고서 마음에 남는 글귀가 여럿 생길 것이다. 그리고 아마 술술 페이지를 넘기던 손을 잠시 멈출지 모른다. 나는 이덕무의 나는 어릴 때 하루도 글 읽기를 빼먹은 적이 없었다는 글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름 글쓰기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으면서, 또 하길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면서 나는 과연 하루에 얼마나 글을 읽고 있었는지. 갑자기 반성의 시간이 찾아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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