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빼앗긴 사람들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0
아민 그레더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뺏김과 빼앗음의 역사, [빼앗긴 사람들]
뭐든지 처음 접하는 것에 의해 사람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는 긴 세월을 살아온 어른들도 마찬가지이거니와, 더군다나 아직 세상 모든 것에 익숙하지 않은 순백(純白)의 아이들은 더 그렇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오랜 시간 국제적으로 회자되며 아직도 그 긴 다툼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만의 싸움이라기에는 이미 주변 국가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더 복잡하고 안타까운 상황으로 향하는 듯싶다. 크게 본다면 국가의 정체성에 관련된 의미 있는 싸움이라 볼 수 있겠지만, 오래된 다툼에 희생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비록 자국의 역사는 아니지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관심을 두고 생각해본다면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의 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빼앗긴 사람들]은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그린 동화책이다. 몇 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동화책이 으레 그렇듯 글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읽으며 전쟁과 그들의 다툼을 진중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정갈하고 다듬어진 문체로 쓰여 졌다. 거친 그림체로 그려진 삽화 역시 슬픈 땅의 역사를 인상적으로 한컷 한컷 요약하고 있다. 본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가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림책의 끝에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비로소 이 그림책이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또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토록 이 땅을 증오의 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지. 덧붙여 나는 책을 읽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도 해보고 싶다. 주변국으로서, 그들의 이웃으로서 우리는 이 땅을 어떻게 지켜보고 또 지켜가 보아야 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