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수집 생활 -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
이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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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신나는 문장 모으기, [문장수집생활]

 

제목부터 수상하다. ‘문장수집생활’. 무슨 소리지?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 바로 밑 부제를 보니 이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그녀는 그토록 열심히 문장수집해오고 있나보다. 그 누구보다도 소비자, 구매자들의 시선을 한 번에 잡아놓아야 하는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저자는 한 온라인 편집숍의 헤드 카피라이터다. 문장수집생활은 그런 그녀가 자신의 문장을 만들기 위해 쓰는 방법인 문장 수집하기를 소소한 에세이 형식을 빌어 설명한 수많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기발하고도 재치가 번뜩이는 카피 결과물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너에게 기대하는 반응, 없음 / 그저 올라가 앉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는 캣타워 카피다. 확실히 고양이가 좋아해요등의 평범한 문장보다 눈길이 간다. 힘이 있다는 소리다. 책의 뒷 표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들고 첫장을 넘기면 30페이지에 걸쳐 부록처럼 그녀의 카피라이팅 방법이 담겨있다. 거창하고 화려한 수식어가 빠진, 생활을 관통하고 있는 저자의 문장들을 보고 있자니, 그런 저자의 더 많은 문장들을 보고 싶어 그녀가 일한다는 사이트에 들어가보기까지 했다. 생활 에세이를 가볍고 재미나게 읽고, 저자가 이곳저곳에서 수집해온 각양각색의 멋스러운 문장을 감상하고, 그리고 카피라이터의 손에서 최종적으로 탄생한 문장까지 엿볼 수 있다. ‘일석이조가 아닌 삼조를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이 책, ‘문장수집생활은 무엇보다도 카피라이터라는 매력적인 직업의 작업실을 구경시켜주는 점이 포인트다. 평소 네이밍 등의 업무로 문장을 지어내는 일에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욱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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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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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캘리그라피가 선사하는 여운에 젖어보자,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캘리그라피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한 지 오래이다. 길거리를 지나갈 때 수없이 마주하게 되는 간판, 카페에 가면 보이는 메뉴판, 하다못해 TV를 틀면 드라마 타이틀마저 멋드러진 캘리그라피를 내세운다. 이 책,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는 활발한 전시 활동과 강좌를 운영하며 일반 대중으로의 보급과 후학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담묵 최남길 수묵캘리그라피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가볍게 읽히길 바란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90여점의 아름다운 수묵캘리그라피가 일상생활 중 심심하면 아무 페이지나 펴서 볼 수 있도록 담백한 구성으로 수록되어 있다. 캘리그라피 에세이라는 책의 정체성에 걸맞게 한 쪽 페이지에는 작품과 관련된 짤막한 글을, 다른 한 쪽 페이지에는 수묵캘리그라피가 자리한다. 220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완독은 첫 완독을 끝내고나서부터 시작된다. 한 번 쓱 읽고 책을 덮기에 그림의 여백과 글귀의 여운은 그리 녹록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전시회에 와서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듯, 많은 작품들은 그렇게 독자들의 시선을 붙든다. 수묵 특유의 번진 느낌도 멋스럽기 그지없다. 한 페이지 빼곡하게 들어찬 활자들로 둘러싸여 있다가 보게 되는 이 책은 작은 휴식이며 울림 있는 일탈이다.

수묵캘리그라피는 수묵의 특성을 살려 언뜻 무질서해보이는 글씨체 속에 문장 전체를 관통하는 강함이라는 개성을 자랑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더욱 실감하게 될 말이다. 또한 책의 첫 장에 저자의 선()이야기는 압축적으로 그의 수묵캘리그라피 철학을 담고 있다. 한번 눈여겨봄직하다. 빡빡한 생활 속에 자그마한 여유를 찾아보자. 매력적인 수묵캘리그라피를 눈안 가득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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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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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꿈과 밤, 그리고 사랑 얘기들, [모든 순간이 너였다]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복이 넘치게, 누군가 가만히 안아줄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그냥 사람이 아닌 감정으로 혼자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시집을 든다. 또 에세이를 든다. 둘은 여백이 있다. 종이의 여백 말고도 내가 채워갈 감정의 여백이 있다. 그래서 더 치유이다.

 

전작 ‘#너에게50만 독자의 마음을 다독인 저자 하태완이 신작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 수채화 같은 일러스트와 정갈한 문체의 글들을 한가득 담고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의 삶에서, 또 사랑에서. 가장 위로 받고 싶은 어느 순간을 채워주기 위해서.

쉽게 읽힐 듯 하면서도 내 이야기에 어쩜 딱 들어맞는 구절을 만나면 몇 시간이고 페이지를 넘기던 손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나의 시간을. 기억을 반추하게 하고 추억을 색칠해주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기쁨이고 감사함이다.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은 본문의 내가 그리운 건 당신이 아니라 그때의 분위기일 거예요. 지나간 계절 같은 거.’이다. 저자는 무얼 말하고 싶었을까. 실은 당신이 그립지만 내비치는 마음은 지나간 계절이라고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정말로 그리움의 실체는 지나간 계절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걸까. 아무려면 어떤가. 나는 다시 한 번 구절을 읽는다. 그리고 내 마음은 철렁 내려앉는다. 내 그리움의 행선지는 아무래도 가 아니라 그 시간들이었음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좀 위안이 된다. 아직 내 마음은 그를 마음 한켠에 곱게 접어놓을 수 없지만 지나간 시간이라면 기꺼히 추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아니까. 봄이다. 사랑의 계절이다. 사랑을 보내주기도, 맞이하기도 딱인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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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대신 리스트 - 하루하루 가벼워지는 정리의 기술
도미니끄 로로 지음, 주형일 옮김 / 청어람Life(청어람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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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무게를 덜고 인생을 풍요롭게, [고민 대신 리스트]

 

일상은 반복되기 마련이라 으레 오늘 해야 할 일내일도 해야 할 일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라는 표현의 뉘앙스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것은 꼭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임도 알 수 있다. 그런 수 많은 일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순서를 정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또 그런 수요에 맞춰 리스트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리스트 작성을 다루는 책들이 심심치 않게 서점에서 보인다.

 

이 책, [고민 대신 리스트]도 제목에 리스트라는 말이 들어간다. 하지만 앞서 말한 효율적인 작업 처리를 위한 리스트와는 좀 다른 성질의 리스트를 주로 다룬다. 이를테면 나의 몇 가지 아주 소소한 즐거움 리스트같은 것이다. ‘비행기가 구름을 통과하는 순간 즐기기’, ‘향초를 켠 방에 자러 가기’, ‘젖은 머리카락을 햇볕에 툭툭 털어 말리기, 감성 가득 저자가 작성한 주옥같은 목록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리스트의 제목 달기, 항목 분류하기 등 아주 기초적이지만 막상 써보려면 잘 생각나지 않는 리스트 작성방법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함께 제공되는 앙증맞은 크기의 리스트 북은 독자들이 책을 다 읽고 자신만의 리스트를 작성해보도록 한쪽에는 저자가 제공한 예시가, 다른 한쪽은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은행 일보기, 우체국 가기 등의 일은 그냥 기억하면 되지 리스트가 굳이 필요 없다는 사람이 혹시 있다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리스트는 그런 것보다 다른 방향의 리스트라는 점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리스트는 하루의 무게를 덜어준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을 넘어, 생각해봐야 할 일, 마음속에 새겨두어야 할 일을 적어놓은 리스트는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을 계획할 때, 나의 시간을 가꿔줄 목록을 작성해보자. 무슨 리스트를 작성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 [고민 대신 리스트]가 있다. 말 그대로 고민 대신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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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니언 정말 노아 홍수 때 생겼을까? FIELD TRIP SERIES 1
양승훈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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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니언을 둘러싼 어떤 이야기들, [그랜드 캐니언 -정말 노아 홍수 때 생겼을까?-]

 

이 책은 특이하다. 읽는 이에 따라 인문서로 읽힐 수도, 실용서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것처럼 그랜드 캐니언과 인근 지역 탐사 가이드에 충실하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그랜드 캐니언에서 만난 창조의 신비를 무게감 있게 다룬 점도 보인다. 316페이지에 달하는 책에서는 그랜드 캐니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목표로 하며 지질학자인 저자가 올 컬러 사진을 비롯한 수많은 연구 자료와 함께 과학적, 기독교적 지식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창조과학 탐사라는 용어가 생소한 일반인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독실한 기독교이기도 한 저자는 그랜드 캐니언이 노아 홍수 때 생겼다는 대홍수론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반론,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차례로 나열한다. 주장에 대한 반론과 또 그 반론에 대한 반론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대홍수론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글을 읽으며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물론 그랜드 캐니언에 관한 지식을 얻는 것은 즐거운 또 하나의 덤이다. ‘그랜드 캐니언과 인근 탐사라는 제목의 부록은 각각 하루 탐사, 이틀 탐사, 사흘 탐사의 타이틀을 잡아 정해진 기간에 최대한 그랜드 캐니언을 만끽할 수 있도록 지도와 함께 저자가 직접 짠 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그랜드 캐니언을 조만간, 혹은 언젠가 직접 방문할 계획이 있는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보물 같은 코너일 것이다.

 

협곡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으로 이미 그 유명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랜드 캐니언을 둘러싼 어떤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은 (특히 기독교인을 제외한다면) 많은 대중들에게 생소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그랜드 캐니언을 책을 통해 만나고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일지 모른다. 조목조목 펴나가는 저자의 논리는, 따라가면 따라갈수록 일종의 지적인 희열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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