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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꿈과 밤, 그리고 사랑 얘기들, [모든 순간이 너였다]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복이 넘치게, 누군가 가만히 안아줄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그냥 ‘사람’이 아닌 ‘감정’으로 혼자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시집을 든다. 또 에세이를 든다. 둘은 여백이 있다. 종이의 여백 말고도 내가 채워갈 감정의 여백이 있다. 그래서 더 ‘치유’이다.
전작 ‘#너에게’로 50만 독자의 마음을 다독인 저자 하태완이 신작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 수채화 같은 일러스트와 정갈한 문체의 글들을 한가득 담고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의 삶에서, 또 사랑에서. 가장 위로 받고 싶은 어느 순간을 채워주기 위해서.
쉽게 읽힐 듯 하면서도 내 이야기에 어쩜 딱 들어맞는 구절을 만나면 몇 시간이고 페이지를 넘기던 손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나의 시간을. 기억을 반추하게 하고 추억을 색칠해주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기쁨이고 감사함이다.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은 본문의 ‘내가 그리운 건 당신이 아니라 그때의 분위기일 거예요. 지나간 계절 같은 거.’이다. 저자는 무얼 말하고 싶었을까. 실은 ‘당신’이 그립지만 내비치는 마음은 ‘지나간 계절’이라고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정말로 그리움의 실체는 ‘지나간 계절’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걸까. 아무려면 어떤가. 나는 다시 한 번 구절을 읽는다. 그리고 내 마음은 철렁 내려앉는다. 내 그리움의 행선지는 아무래도 ‘그’가 아니라 ‘그 시간들’이었음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좀 위안이 된다. 아직 내 마음은 그를 마음 한켠에 곱게 접어놓을 수 없지만 지나간 시간이라면 기꺼히 추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아니까. 봄이다. 사랑의 계절이다. 사랑을 보내주기도, 맞이하기도 딱인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