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수묵캘리그라피가 선사하는 여운에 젖어보자,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

 

캘리그라피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한 지 오래이다. 길거리를 지나갈 때 수없이 마주하게 되는 간판, 카페에 가면 보이는 메뉴판, 하다못해 TV를 틀면 드라마 타이틀마저 멋드러진 캘리그라피를 내세운다. 이 책, [눈빛이 마음이 된 걸까]는 활발한 전시 활동과 강좌를 운영하며 일반 대중으로의 보급과 후학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담묵 최남길 수묵캘리그라피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가볍게 읽히길 바란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90여점의 아름다운 수묵캘리그라피가 일상생활 중 심심하면 아무 페이지나 펴서 볼 수 있도록 담백한 구성으로 수록되어 있다. 캘리그라피 에세이라는 책의 정체성에 걸맞게 한 쪽 페이지에는 작품과 관련된 짤막한 글을, 다른 한 쪽 페이지에는 수묵캘리그라피가 자리한다. 220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완독은 첫 완독을 끝내고나서부터 시작된다. 한 번 쓱 읽고 책을 덮기에 그림의 여백과 글귀의 여운은 그리 녹록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전시회에 와서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듯, 많은 작품들은 그렇게 독자들의 시선을 붙든다. 수묵 특유의 번진 느낌도 멋스럽기 그지없다. 한 페이지 빼곡하게 들어찬 활자들로 둘러싸여 있다가 보게 되는 이 책은 작은 휴식이며 울림 있는 일탈이다.

수묵캘리그라피는 수묵의 특성을 살려 언뜻 무질서해보이는 글씨체 속에 문장 전체를 관통하는 강함이라는 개성을 자랑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더욱 실감하게 될 말이다. 또한 책의 첫 장에 저자의 선()이야기는 압축적으로 그의 수묵캘리그라피 철학을 담고 있다. 한번 눈여겨봄직하다. 빡빡한 생활 속에 자그마한 여유를 찾아보자. 매력적인 수묵캘리그라피를 눈안 가득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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