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우는 인체구조와 기능 - 해부생리학의 기초
다나카 에츠로 지음, 김영설 옮김 / 북앤에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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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생리학이 궁금한 당신에게, [처음 배우는 인체 구조와 기능]

 

해부 생리학의 기초라는 부제를 단 이 책, [처음 배우는 인체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면 전문 서적과 일반 교양 서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그런 만큼 전문 서적으로 읽고 싶지만 책의 전문성은 다소 부담스러운, 반대로 일반 교양 서적이지만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을 담았으면 하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 만족감이 클 듯싶다.

 

생명, 혈액, 순환, 호흡, 소화, 신장, 운동계, 신경, 내분비, 생식이라는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올컬러 일러스트와 만화 컷을 삽입하여 학습자, 즉 독자들이 본문의 내용에 좀더 쉽게 접근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 노란색 표시로 중요 단어들을 강조했고 주석을 달아 오른쪽에 해당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런 부분에서 학습자들은 물론이고 해부 생리학의 기초를 좀더 깊게 알고 싶었던 일반 독자들에게는 친절하고 쉽게, 또 간단 명료하게 내용의 핵심을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해부생리학 교재로 처음 출판되었다는 저자의 소개글을 보니 내용의 전문성과 정확성은 이미 학회나 교육계에서 확실히 증명된 것이라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해당 학문을 처음 배우는 사람, 흥미를 지속하고 싶은 사람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각 항목 마지막에 준비한 체크리스트는 해당 장에서 배운 중요한 내용을 나열해 복습에 도움을 준다.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즐겁게 배우길 바란다는 소개글의 마지막 문장은 단적으로 이 책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요 몇 년간 간호대 입학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만약 여태껏 의료쪽과 무관한 길을 걸어왔다면 과연 입학해 어떠한 내용을 배우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지 않을까 싶다. 여러모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유로 반가워할 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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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의 모든 말 - 둘의 언어로 쓴 독서 교환 편지
김이슬.하현 지음 / 카멜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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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하며 쏟아지는 나의 말들, [우리 세계의 모든 말]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같은 반 친구에게 교환일기를 써보자고 제안했던 적이 있다. 정말 좋아했던 친구였기에 그 친구가 좋다고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너무 기뻤던 그 기분, 그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2주 남짓 지났을까? “나 좀 부담스러워...” 그렇게 짧디짧았던,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교환일기 주간은 끝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지만 속상한 마음에 며칠 동안 식욕조차 없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바로 이 책, [우리 세계의 모든 말]을 다 읽고서.

 

이 책은 91년생 동갑내기라는 여성 작가 둘이 각자 읽은 책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나눈, 그런 편지글을 차곡히 엮은 책이다. 누구에게 연락을 할 때 메일도 아니고 SNS 메신저로 짧지만 빈번한 형식을 취했던 요즘, 한 권에 빼곡한 둘의 편지글은 그냥 그 다정한 문체만으로도 반갑다. 둘의 폭신거리는 우정에 나도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다면 너무 앞서간 걸까. 그냥 좋았다. 굳이 꼽자면 둘의 깊은 감정선과 솔직함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섬세하고 날카롭지만 동시에 몰랑거리는 시선을 보유한다. 둘은 그런 각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살펴보고, 또 표현한다. 또 한없이 흔들리고 급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무게를 드러내는 건 어렵고 또 어렵다. 하지만 풀어놓은 언어는 제멋대로 정렬되어 이슬이의 무게를, 현의 무게를 표시한다.

 

편지 24. 처음이라는 거짓말에 담긴 현의 말 중, ‘우리는 앞으로도 아주 오래 서로를 모를 거야. 몰라서 계속 서로를 배울 거야. 오늘도 내일도 처음인 것처럼 서로의 미숙함에 기뻐하며 너를 오래 배우고 싶어.’라는 구절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진한 애정의 농도에 왠지 마음이 뭉클하다. 이렇게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존재를 살뜰히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그럴 수 있음을 내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 기뻐서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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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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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채워줄 스크린의 언어들과 함께,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영화를 보면 꼭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가 몇 개쯤은 남는다. 안타깝게도 정말 재미가 없고 기대와는 다른 전개가 펼쳐졌던 영화라 할지라도, 그래도 꼭 한 개쯤은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처럼 주어졌다. 2013년 개봉했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감사하게도 다른 영화보다 훨씬 많은 장면과 대사들이 뇌리에 박혔다. 가상의 세계와 꾸며진 상황이라지만 화면 너머에서 태어난 말들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 급작스레 마주하는 회색빛 현실 속에서도 특별하게 반짝거렸다.

 

인문학자인 저자가 지은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은 그런 영화 속 주옥같은 대사들을 원문과 번역문으로 실어, 독자들의 마음에 가라앉아 있던 추억의 대사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고 또다시 상기시켜주는 의미 있는 기획의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1,000개의 대사를 영화에서 추려내어 각각 꿈과 자유, 사랑, 인문학적 통찰력, 심리, 힐링, 따스한 인간미, 불굴의 의지와 노력, 끝없는 상상력이라는 여덟 개의 테마로 다시 구분해 구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영화당 다섯 개의 대사와 간략한 영화 소개를 포함하여 한 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이 할당되었다. 수록된 영화의 종류도 다양하다. 유명한 고전부터 시작해 '기생충'과 같은 비교적 최근 영화까지, 또 디즈니의 '겨울왕국'이나 이웃 일본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은 애니메이션 장르도 실려 있어 어떠한 영화가 수록되어 있는지 목차의 제목을 훑어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를 하나 소개한다. "We are all travel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우리는 삶 속의 매일을 여행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훌륭한 여행을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영화 속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이 대사는 타임 슬립이라는 상상력을 소재로 훌륭히 사용해 감동을 준 것도 준 것이지만, 영화관에서 나에게 다가온 그 순간부터 힘들 때, 지칠 때 그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어야 할 때 함께 해주는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그런 또 다른 친구들을 마음만 먹으면 999명이나 더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이 무척 반갑다. 또 그래서, 현실과 더위와, 그 밖에도 각자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로 씨름하고 있을 또 다른 독자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은 이 책이 정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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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면역력 - 절망의 시간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아줄
가엘 린덴필드 지음, 데이먼 리 옮김 / 생각의날개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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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난과 외압에 맞서는 힘, [마음 면역력]

 

머리로 떠오르는 이성과는 달리 우리의 가슴을 잠식하는 것이 바로 감정이다. 내 것이지만 좀처럼 내 뜻대로 하기는 어려운 것인 셈이다. 하지만 어렵다라는 말은 잘 생각해보면 아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뜻도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비록 쉽지 않은 길이지만 여러 이유로 자신의 감정, 즉 마음을 다스리려 애를 쓴다. 전문 심리 상담사인 가엘 린덴필드의 책 [마음 면역력]은 일종의 바이러스 같은, 여러 안 좋은 감정으로부터 우리 마음을 지켜줄 마음 면역력키우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뉘어 각각 내면의 삶 들여다보기’, ‘외면의 삶 살피기’, ‘회복탄력성 강화하기’,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 형성하기에 관한 짧은 소주제들의 집합으로 전체적인 글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리치료 워크북이라는 책 표지의 소개에 걸맞게, 짧은 본문에 맞춰 나만의 장점 목록을 작성하라’, ‘화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 ‘빚 탈출을 위한 아이디어 8가지등과 같은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자료를 수록하면서도 여백을 준비하여 노트란에 독자가 직접 저자가 준비한 질문에 답하거나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끔 했다. 소비 생활과 인적 교류 등과 같이 친숙한 우리 일상의 일들도 세심하게 마음 면역력의 강화와 연결해 설명한 점이 특히 장점이며 본문의 흐름이 짧게 짧게 끊겨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읽힌다는 점도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릿속의 독자로서는 반가울 것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은 바이러스, 즉 코로나19가 지금처럼 전 세계에 퍼져 나가기 전에 쓰인 책이라고 한다. 또 그러한 코로나19의 위협에서 안전하기 위해 요구되는 몇몇 사항 중 신체의 면역력이라는 항목도 눈에 띈다. 길어지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 일상이 무너져 마음의 면역력마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히 살펴보아야 할 때다. 그리고 약해졌다면 강화해나가면 된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노력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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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생존 전략 - 상식 밖의 미래를 돌파하는 34가지 방법
오치아이 요이치 지음, 이혁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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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이야기, [포스트 코로나 생존전략]

 

예기치 못했던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게 된 우리의 일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과는 조금, 혹은 많이도 달라진 듯하다. 물론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시작되는 요즘에 와서는 요원해 보였던 종식에 조금은 희망을 걸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요동치는 미래는 불투명해 보이며 달라진 일상은 익숙함보다는 낯설음이 더 크다. 한편 서점 역시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맞아 코로나와 관련된 책들을 다수 들여놓았는데, [포스트 코로나 생존전략] 역시 제목에서 보아도 알 수 있듯 이와 무관하지 않다.

 

책은 크게 워크 라이프 블렌딩을 다루는 1부와 스페셜리스트를 다루는 2,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3부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특히 1부의 워크 라이프 블렌딩개념이 흥미롭다. 어디서든 넘치는 정보와 연결되고 일과 삶의 연결이 어느 때보다 긴밀해진 지금의 시대에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완벽한 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지속하는 연결점을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매니지먼트, 노는 요소를 도입해 일상을 컨트롤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며 이는 곧 워라블, 즉 워크 라이프 블렌딩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나타난다. ‘스페셜리스트를 다룬 2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다룬 20번째 꼭지가 눈에 들어온다. 수많은 종류의 SNS가 범람하는 시대에 개인은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수단을 지극히 평범한 수준으로 적어도 한 가지를 보유하게 되었다. 공적이고 사회적인 정보가 중심이 되었던 지금까지의 매스미디어 세상에서 살던 우리가 사적이고 개인적인 정보 중심의 소셜 미디어 세상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의 일상이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도, 꿈도 꾸지 못했던 귀중한 기회가 찾아오는 시대를 맞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라는 단락 끝부분의 짧은 문장은 그렇기에 그 중요성을 간결하게 담았다. 3부의 라이프스타일에서는 스트레스와 균형, 집중이라는 단어가 또렷이 드러난다. 이곳에서의 내용은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져 왔지만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더 그 중요성을 더 해갈 것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인다.

 

추천사에서 진지하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짧고 쉽지만 통찰력 있게 담았다고 책을 표현했다. 이 말 그대로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원론적인 이야기와 일상에서 현실로 다가올 것들을 대처하는 자세를 담백하지만 깊이 있게 다루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개념을 구체화하는 것은 물론 독자의 몫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에 이미 발을 성큼 내디뎌 살고 있을 우리는 바야흐로 시간의 모라토리엄을 뒤로하고 시간을 내어 새 시대의 새 일상을 꾸려나가야 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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