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자기계발서
미타 모니카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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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혈액형만으로 성격을 설명해 놓은 책은 많이 봤었는데, 혈액형과 별자리를 조합한 건 처음이었다. 무시한 오해에서 벗어나자는 자신있는 책소개를 보니까, 왠지 좋은 이야기가 잔뜩 있을 것 같다는 헛된 기대를 품게 된다. 하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B형 자기설명서'를 읽었기에 허탈감만을 남기고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총총 사라지는 책은 아닐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누구나 사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라는 메세지를 전하던 'B형 자기설명서'에 이어서 'B형 자기계발서'는 어떤 걸 말해줄지 한껏 기대가 됐다. 

'자기 설명서로 자신을 이해하고, 계발서로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자'는 출판사의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그마한 책에는 혈액형별 성격을 별자리에 따라 나누어 놓고 있는데, 성격뿐만이 아니라 그 성격 공략법 그리고 적성에 맞는 직업까지 꼼꼼하게 적혀있다. 작은 과자 선물상자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스페셜 리스트도 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으로 리스트를 작성했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기준으로 리스트를 구성했는지도 궁금해진다.

끝머리에는 부록처럼 별자리별 B형 인간의 궁합 진단표도 있다. 혈액형에 별자리까지 따져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미리 점쳐본다는 게 재미는 있겠지만, 그 복잡다단한 표를 보고 있자니 잡지의 한부분을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진짜 맞는건가 오랜만에 궁금해졌다. 

 

B형*천칭자리 파트는 꼼꼼히 읽었다.

'B형 자기 설명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읽었는데, 이 책은 별자리 별로 나누어 놓아서인지 나와 관련된 파트만 지나치게 정독하게 된다. 생일을 아는 B형 친구들 파트는 그들을 떠올리면서 그나마 차근차근 읽었는데, 나머지는 설렁설렁 읽게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세분화한 게 가장 큰 장점이였는데, 어느 순간에 미묘하게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건 확실하다. '뭐야...정말 이렇잖아'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문장도 꽤 많이 있다. 사람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혈액형*별자리별 성격유형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호오'하고 감탄사가 나올만큼 맞아떨어지는 문장을 보면서 신기해하는 것만큼은 멈출 수 없었다.   

물론 '에이~ 이건 아니다' 싶은 문장도 백설기에 있는 건포도 수만큼은 있다. 하지만 책의 재미를 송두리채 빼앗아갈만큼 많지는 않다. 오히려 너무 딱 들어맞아도 거부감이 들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나를 이런 잣대로 재려고 들지마!'라며 성질을 부리게 될지도 모른다. 적당히 다른 점도 있고, 비슷한 점이 있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게 이 분야 책이 아닐까한다.

 

별다른 생각없이 지나치던 일상생활의 나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고 조금 놀란 기분이 들기도 했었던 것 같다. B형*천칭자리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신기하게 잘 맞는거 같다고 생각하게 될 지 알고 싶어졌다. 같은 타입의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떠올랐다면 당장 전화라도 걸어볼텐데 유감스럽게도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궁금증과 의문거리가 잔뜩 생기는데, 하나같이 쉽게 해소될 거 같지는 않을 게 확실한 것들 뿐이다. 나중에 B형인 친구들을 만나러 나갈 때 이 책을 가지고 나가봐야 겠다. 문득 대화가 끊길 때 분위기 전환용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얼마만큼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싶기도 하니까.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B형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가졌던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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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일본어 - 이 책으로도 안되면 포기해라! ㅣ 리스타트 일본어 1
바른일어연구회 지음 / 북스토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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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해야 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아니 생각만 하고 있다. 조금씩은 하고 있는데 아직은 공부량도 많이 부족하고, 새로 익히는 속도보다 잊어버리는 속도가 빠른 것 같아서 내심 초조했었다. 게다가 매일 꾸준히 학습하는 게 무엇보다 어려웠다. 이런저런 핑계로 다음날로 미뤄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원도 다녀보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 본 적도 있지만 일본어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아서 -분명히 복습을 게을리 한 탓이겠지만-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모색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던 차에 '리스타트 일본어'를 만났다.

'이 책으로 안 되면 포기해라!'

우선 책표지의 자신만만한 문구에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그 말을 믿어보고 싶었다.

마른 캐릭터가 가리키고 있는 저 문구처럼 이 책으로 기초를 다지고 싶었다. 그래서 비록 얼마전에 2페이지를 채 못 읽고 지쳐버렸지만, 일본어에 어느정도 자신이 붙게되면 읽으려고 사두었던 일본어 소설을 띄엄띄엄 천천히라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원도 다시 등록해서 공부의 가속을 붙여보리라 마음 먹었다.

 

한껏 기대를 하고 펼친 '리스타트 일본어'는 전체적으로 간단명료한 느낌이다. 센스만점인 그림과 간단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맨 첫장을 펼치고 이걸 언제 다보나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해설이 없는 그 자리를 그림이 대신하고 있는데, 글자해설못지 않게 세밀하다. 오히려 그 점에서 더 흥미가 생기는 것 같다. 외국어 학습에 재미를 붙이는데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북스토리 카페에서 음성파일 등 기타 학습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어서 혼자서 공부하는 데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카페에는 교재 mp3 파일뿐만이 아니라 히라가나를 연습하는 동영상과 글씨연습파일도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 카타카나도 똑딱이 학습 동영상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수월하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글씨연습파일도 프린트해서 연습하면 글씨모양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본어 학습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물까지 배려한 세심함에 꽤 좋은 기분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30분 정도되는 mp3파일을 따라가다보면 금새 책을 한번 보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매일 한번씩 반복하게 되면, 굳이 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본어 실력이 부쩍 자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어떤 책들은 학원을 다니는 편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몇해전에 사두고 절반도 보지 못한채 책장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그 책들을 볼 때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지지만, 선뜻 그 책을 꺼내서 펼치게 되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리스타트 일본어'는 부담스러운 긴 문장도 없고, 모르는 단어가 와르르 쏟아져나오는 일도 없어서 일본어 첫걸음을 혼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으로도 안되면 포기하라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는 '리스타트 일본어'로 자신감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책장에서 꽤 오래 쿨쿨 잠들어 있는 다른 일본어 교재들을 깨워서 차근차근 공부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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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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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페이지!

꽤 두껍고 판형도 큰 책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든다. 세계 사상사를 모두 담을 수 있는 페이지는 아닐텐데라고.

하지만 놀랍게도 이 책에는 세계사상사가 골고루 들어있다. '빠짐없이 자세히'까지는 아니지만 한 권의 책에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이 책속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책을 다 읽고났을 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많이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면 이 주제에 관한 문제는 전부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해지기도 했다. 고등학생들이 참고서로 쓰면 좋지 않을까 한다. 학습으로 연장될 수 있는 독서가 가능해서, 시간이 빠듯한 수험생들에게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새파트를 시작할 때마다 지도도 있다. 그런데 그냥 지도가 있다. 첫번째와 다섯번째 지도에서는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도 해두고, 간략한 설명을 적어 두고 있는데, 나머지 여덟 파트에는 파란 지도만 덜렁 있어서 당황했달까.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라는 책제목 때문에 지도 자료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을 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지도자료가 별로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그림과 사진 자료들로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방대한 분야를 한 권에 담고 있기 때문에 복닥복닥거리는 느낌이 든다는 것과 주제별 지면안배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한 권의 책으로 대략적인 사상의 변천사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에서 어쩔 수 없이 도출되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지은이가 중국인이다보니, 중국의 사상사에 편중되어 있다는 아쉬운 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대신 그 쪽으로는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이번 기회에 그동안 이름만 알고 있던 여러 사상을 대략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가끔 등장하는 단정적인 문장들이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변죽을 울리다가 핵심적인 내용에서는 오히려 힘이 빠져버린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물론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끔씩 발견되는 그런 점에 책을 읽는 재미를 덜고 있어서 평소보다 한권의 책을 읽는 데 꽤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그리고 오자도 발견했다. 그 아래에 있는 해설과는 전혀 다른 글자여서 평소에 오·탈자도 잘 못찾고, 꼼꼼하지 않은 편인데도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대한 분야를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는데서 오는 매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뒤죽박죽 제자리를 찾지못하고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세계사상사를 한번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림과 사진 자료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고, 또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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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ㅣ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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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실려있지 않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그림이 대신하고 있다.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고, 더 쉽고 재미있게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있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사진에 관한 책에 사진이 없어도 좋지 아니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펴면 왼쪽 페이지에는 그림,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 즉 저자분의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가 실려있다. 핵심만 담은 간략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오랫동안 사진기자였고, 10년전부터 사진상담과 강의를 하고 있는만큼 처음으로 사진에 매력을 느끼고 한걸음 다가서려는 사람들은 많이 봐온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그게 느껴진다. 초보들의 실수를 짚어주고 망상에 가까운 환상을 깨주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내고 반성하게 된다. 특히 내가 가진 카메라의 사용 설명서가 어디 있는지조차 몰라서 집에 있는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졌던 사람으로서는 할말이 없다. 그 밖에 많은 실수와 나태와 변명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사진에 대한 마음이 아주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 말을 따르기도 했다. 전원을 켜고 끌 줄 알면 자동모드로 조절하고 바로 거리로 나서라!

 

이 책에는 사진기를 선택하고 사진을 잘 찍기 위한 팁이 실려있다. 그리고 사진에 대한 조각상식이나,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예절 같은 것도 실려있다. 엉성하게 찍은 사진을 보며, 카메라를 새로 살 때가 된 것 같다고 카메라 탓만 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이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문장도 있었다. 사진을 찍으러 나가기 전에 슬쩍 넘겨보고 나가면, 지금보다는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물사진을 볼때면 어쩌면 사람에게 저토록 대담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또, 가끔은 저 순간은 어떻게 찍을 수 있었는지 의아해질 때도 있다. 그리고 멋진 사진을 보면 어떻게 저런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을까 항상 감탄했다. 그런 감동과 의문을 증폭시키기 때문에 사진집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그 사진들만큼 훌륭하게 순간을 담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 순간에 느낀 것들을 성실하게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그동안의 좋지 않은 사진 찍는 습관을 서서히 고쳐나가야지 마음 먹었다. 대충 넘어가지 않고, 아니다 싶은 건 그때 바로 고치고 넘어가는 자세를 사진에 대해서도 지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달까. 그러다보면 미묘하게라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처음 책장을 넘기다가 조금 허술해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첫인상보다 훨씬 내용이 알차다. 그리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내가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내일이 아니라 다음번이 아니라 지금 당장 셔터를 누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그동안 멀리하던 카메라 사용설명서가 사실을 제일 친하게 지냈어야 했다는 걸 일깨워 준 이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진 강의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실수를 바로 잡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선은 사진을 많이 찍어보아야 겠다. 그러면서 나만의 관점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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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남자 - The fantastic Deer-Man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2
마키메 마나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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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꼬여버렸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이 물리과학을 연구하는 대학원생 주인공에게 일어난다. 그리고 그가 진행하던 실험은 전격 중단되고, 의사가 아닌 주변인들로부터 신경쇠약 판정을 듣고 쫓겨나듯 기간제 교사로 나라에 오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앞으로 그가 겪게 될 모든 경험들에 비하면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범주에 속한다. 왜냐하면 머지않아 그는 빼빼로를 좋아하는 말하는 사슴을 만나고, 물리학도이면서 지진이 메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걸 믿어야 하며, 게다가 어느 날 아침 사슴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게 될테니까.

지진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의식을 위해 '삼각'을 받아오는 임무를 맡게된 그의 세상을 구하기 위한 허약한 좌충우돌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역사 판타지로망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긴 수식어가 이 책을 읽고나서 이해가 된다. 실제로 존재하는 신화와 전설을 '나라'라는 공간에 끌어내고 있고, 주인공 선생의 신경쇠약적인 행동과 반응이 만들어내는 상황은 코미디에 가깝다. 그래서 터무니 없는 내용이다 싶으면서도 거부감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간다.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힌트를 던져주는 마린토 과자를 좋아하는 박학다식하 역사교사 후지와라 군, 믿음직스럽고 당찬 검도소녀 홋타 이토, 위험한 은발의 미남 교감 리처드, 그리고 사슴센베보다 빼빼로를 선호하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로맨틱한 사슴이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책의 재미를 돋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 별뜻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이 툭하고 내뱉은 말들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이런 모든 요소들이 모여서 '사슴남자'의 짜임새를 더 치밀하게 해주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사슴남자'는 '노다메 칸타빌레'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다마키 히로시와 '호타루의 빛'의 아야세 하루카 주연으로 일본에서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사슴남자'를 읽고 말하는 사슴의 모습이 궁금하거나 나라의 풍경이 궁금하면 드라마를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나라에 가고 싶어졌다. 사슴센베가 떨어지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사슴이 보고 싶어졌달까. 근처 편의점에서 빼빼로를 하나 사야지 생각했다. 물론 내 몫으로.

줄거리면 들으면 유치할 것 같기도 하고, 얼마나 재미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하다고 느낀 순간은 없었다. 피식 웃을 수 있는 대목도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다. 참, 그리고 책을 읽기전에 근처 슈퍼에서 빼빼로를 하나 사두는 걸 권장한다. 초콜렛 입힌 막대과자를 이 책을 읽으면서 늦은 밤에 먹는데, 이렇게 맛있는 과자인줄 처음 알았달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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