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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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4년에 개설되어 5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부록으로 강의계획서까지 첨부되어 있어서 실제 강의를 책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더해준다.

이전까지 접했었던 화술에 관한 책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적인 방법론보다는 소통하기 위한 말하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나서 이제부터 정말 말을 술술 잘할 수 있겠군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이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언어생활을 하게 된다면

나를 위해서도 나와 함께 말을 나눌 사람을 위해서도 훨씬 기분좋고 오해없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마음과 생각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세상은 어쩌면 좀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면 상대를 좀 더 이해하고 그만큼 극단적 분쟁과 마찰을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동시에 짐작하게 된다.

그래서 그 이상적인 소통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도 준비와 노력 그리고 공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반성하게 됐다.

평소에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이기적으로 생각없이 말을 뱉어내고 있지는 않은지를 말이다.

그리고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고 관심을 기울였는지 말이다.

그 모든 물음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다는 점이 씁쓸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부터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한다. 지나간 시간과 행동은 어쩔 수 없으니까.

우선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읽은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내서 분발한다면

지금의 자신없는 말하기에도 봄날은 찾아오지 않을까...

라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는 게 욕심은 아닐 것 같다고 스스로를 격려해본다.

말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와 마음가짐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시작으로

정보 스피치와 설득 스피치, 대화, 인터뷰, 토론과 같은 특정한 말하기의 실전 노하우를 찾아볼 수 있다.

'말하기'라는 소재의 특성상 실습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강의계획서에서 실습이 꽤 큰 비중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실제 강의가 아니라 지면으로 강의를 접할 수 밖에 없다면

혼자서라도 꾸준히 연습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때로는 거울을 보면서 말하기 연습도 해야 할 것이고

친구를 만나서 잡담을 나눌때도 책의 내용을 연상해서 적용해본다는 시도도 중요할 것 같다.

인터뷰나 프리젠테이션를 할 때를 책의 내용들을 고려해서 준비를 한다던지하는 식으로

평소의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해보는 것으로 실습을 대체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말을 잘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제대로 말을 해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지만 깨달았던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잘하겠다고 욕심내는 게 어리석은 짓인지 알면서도

매번 그걸 반복하는 것 같다. 그건 말하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중하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서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기술적인 부분을 보충해야 겠다.

그러면서 말을 참 잘하는 사람, 진실로 무장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말하기 학습에의 의욕을 한껏 북돋아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 같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의 나의 말하기 연습에 달려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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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스 - 21세기 코믹 잔혹 일러스트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하나자와 겐고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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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사카 코타로가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소설과 만화의 독특한 접목인 일러스트 소설 '모던 타임스'에서는

소설 속의 내용을 세심한 100여컷의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있어서 장면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검색으로 이 책에서 펼쳐질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몇 가지 단어를 검색하는 순간 그들은 누군가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그 추격자는 그들을 교묘하고 빈틈없이 위기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일에서만큼은 능력 출중한 고탄다 선배는 쪼르르 도망치고

순진하고 심약한 후배 오이시는 강력범죄의 주도자로 지목된다.

영원히 군림하고 생존할 것만 같은 상사 가토는 느닷없이 자살을 하고

친구인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작가와는 한자가 다르다)는 칼에 찔린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특정 단어들을 검색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을 당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와타나베, 무서운 와이프에게 강도높게 불륜여부를 추궁당하는 샐러리맨이다.

그가 이번에 맡게 된 일은 고탄다 선배가 도망치면서 내팽개친 것이다.

그와 후배 오이시가 작업에 착수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게 그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그리고 상상도 못할 일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온다.

그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쓸린 와타나베 무리, 맞서 싸울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린 결정에 따라 사건들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들의 목을 죄어오는 세력의 정체를 파헤칠수록 거대한 존재감만을 발견해간다.

정보화된 사회와 시스템에서 가치를 잃어버린 인간상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이 날카롭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흥미를 잃을 짧은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속도감에 한번 놀라고

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전달하는 솜씨의 정교함에 감탄한다.

이번 소설에서도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몇가지 요소들이 숨어있다.

우선 비틀즈가 나오고, 익숙하고 반가운 그들이 등장한다.

특히 '골든 슬럼버'와 유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연재와 병행해서 '골든 슬럼버'를 썼다고 한다.

골든 슬럼버에 있는 것이 모든 타임스에는 없고, 골든 슬럼버에 없는 것은 모던타임스에 있다고 하니

두 작품을 비교하며 읽으면 색다른 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역시 이사카 코타로다 싶다. 언제나 색다른 시도를 하고 이전보다 더 나은 글로 돌아오는 그의 다음 소설이 벌써 기대가 된다.

다음번 소설은 또 얼마나 진화되어 있을지 기대하게 될 정도로 '모던 타임스'는 이전보다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설이었다.

아,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채플린 자서전이 읽고 싶어진다. 채플린의 영화도 다시 보고 싶고...

채플린, 이사카 코타로를 검색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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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용어사전
나카야마 겐 지음, 박양순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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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를 읽을 때면 고민이 된다. 아니 걱정이 된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나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거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안그래도 얕았던 집중력을 더 분산되게 되고

마침내는 한숨 한번 크게 푹 쉬고 몇페이지 넘기지 못했던 책을 덮게 된다.

그리고 책장에 꽂아둔다. 언젠가 꼭 읽을것이라고 다짐하면서...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책들을 꺼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었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자신이 붙었으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에 대한 기본적은 개념과 그를 중심으로 넓게 가지를 뻗고 있는 지식을

이 책을 통해서 괴롭지않게 그리고 쉽게 잠들지 않으면서 접할 수 있었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개념을 숙지할 수 있는 책이다.

철학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내가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언어로 쓰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이해할 수 없어 난감할 때가 적지 않다.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그동안 철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간과하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했다.

철학이 원래 어려운게 아니라 철학을 접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분야든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우선 명확하게 중요한 개념들을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충 이렇지 않을까하고 넘어갈 때가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철학분야에서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다. 
철학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행위라면, 여기에서도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겠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0개의 사고용어 중에서 사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원스럽게 그 뜻을 말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적 사고를 위한 기초적은 개념을 미약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고 뿌듯했다. 

이제부터 철학책을 고를 때 그다지 겁먹거나 망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물론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겠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일은 줄어들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영영사전을 펼친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 펼쳤는데 그 설명에도 모르는 단어가 잔뜩있어서 좌절했던 그 날이...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으면서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몰라서 펼치긴 했는데, 그 해설을 읽으면서 또 다른 사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스친다.

하지만 사전의 원래의 목적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도움을 주기 위한 책, 사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책...

'사고의 용어사전'도 그런 책인 것 같다.

철학의 첫걸음을 위해서 꼭 옆에 두어야 할 책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책을 읽으면서 아리송한 개념을 발견했을 때 이 책을 뒤져서 찾아보고

이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면 관련도서를 읽어보는 식으로...

'사고의 용어사전'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이제 독서 끝!'을 선언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대로 읽기 시작!'을 마음먹을 수 있는 책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참 고마운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하고 어려워서 몇 번을 다시 읽을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무관심하던 참고문헌을 꼭 참조하리라 굳게 다짐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철학에 대해 조금 더 다른 형태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제대로 철학책 읽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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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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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도망친다. 끝없이 도망친다. 그리고 참 잘도 도망친다.

그를 쫓고 덮치려드는 것은 다름아닌 검은구다.

전화로 아버지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밤산책을 하던 길이었다.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들고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집을 나와

골목을 걷고 있을 때 낯선 할아버지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정체불명의 크고 검은 물체인 구를 발견한다.

게다가 그것은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동네 아저씨를 집어삼킨다.

그는 사람을 흡수하는 구의 최초 목격자가 된다. 그리고 그는 도망친다.

검은구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지만, 그 존재와 사람을 흡수하는 습성은 금새 널리 퍼지고

사람들은 구가 나타난 도시를 버리고 남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이동은 결코 평화롭지 않다. 자신의 안전을 담보받지 못한 순간 그들은 더이상 선량하지 않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구에 대한 엉터리 소문이 퍼지면서 상식을 한참 벗어난 강도단들도 등장한다.

그리고 검은 구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것은 자가분열을 시작하고 '그것들'이 되어가고 있다.

그가 도망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결코 현명하지 않았고 때로는 비루하고 치졸한 모습들로 그려지는데

그런 못난 모습은 이 책의 주인공이자 검은구의 최초목격자인 그 남자에게서도 발견된다.

구가 위력을 발휘하면 할수록 세상은 뒤죽박죽이 되어가고 사람들은 사라져간다.

'절망의 구'에서는 한 남자의 도피극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늦은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 잠까지 쫓아가며 단숨에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었다면 페이지를 펼치기 전에 충분히 시간을 확보해서 읽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왠만하면 일요일 밤만은 권하고 싶지 않다. 아침부터 피곤한 월요일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으니까.

극단의 상황에서 일깨워지는 사람들의 본성에서 희망적인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생각할 틈도 없이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빈틈을 허용하는 것도 아닌 구의 흡수방식이

극단적인 공포와 불안 속으로 사람들을 몰아넣는 것을 보면서는 안쓰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의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근거없는 불안과 외로움이

어쩌면 이 소설의 정체불명의 구와 닮아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소설을 읽고 있는 사람을 책 앞에 강하게 묶어놓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빠른 장면의 전환으로 지루한 틈을 허용하지 않는 책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일요일밤에 읽지만 않는다면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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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칸 책 (블루) - 개정판 ㅣ 나의 빈칸 책 1
이명석, 박사 지음 / 홍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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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칸 책'은 빈 칸이 많다. 펜을 들고 메꾸어야 할 공간이다.

그리고 그만큼 질문도 이 책에 가득하다.

앨범도 뒤지고, 오랜만에 알록달록 색연필도 서랍을 한참 뒤져서 찾아내야 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생각해야 했다.

넘겨진 페이지 수가 많아질수록, 또 페이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에 대해 참 잘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문장이 나의 마음을 두드린다.

빈 칸을 채우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이제는 망각의 소용돌이속으로 사라져버렸기에 떠올리기 힘든 질문들도 꽤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 몇 반이었는지, 중학교 2학년때는 몇 번이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기타등등의 몇가지 질문들은 일기같은 기록의 도움을 받아야 시원스레 해결될 것 같다.

하지만 일기장을 언제 버렸는지조차 떠오르지 않아 조금 난감해졌다.

그리고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물음들도 꽤 많이 만났다.

어떤 질문들은 기억의 봉인을 풀어야만 대답할 수 있을만큼 당황스럽고 난처하기도 했고

또 어떤 것들은 이제껏 한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질문도 있었다.

지금 당장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고,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라는 말이 톡 튀어나오게 하는 질문도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적절하다고 인정할만한 대답을 찾기위해 소리없는 고군분투를 했던 것 같다.

이따금 지금 당장은 공백으로 비워두자고 결정하고 건너뛰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질문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이 책을 읽기전보다는 나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한 착각이거나 심리적인 이유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스스로에게 던져진 질문에 고민하면서 마음의 대답을 기다린다는 것이.

그리고 앞으로 스스로에 대해 지금까지보다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의 빈 칸을 성급하게 채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이 책의 의도에 부합하는 게 아닐까싶다. 

그리고 알고 있다. 내가 채운 빈칸이 정답이 아닐 것이라는 것도. 그래서도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나의 모습보다 한 뼘 정도는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기에 지금 메운 그 칸을 그대로 두지는 않으려고 한다.

일주일 뒤나 한 달쯤 뒤, 그리고 몇 해 뒤에 다시 한번 펼쳐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에 써넣은 그 모습보다 달라진 내 모습을 확인해보려고 한다.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을 덮은 이 순간에 진정 내가 해야 할 일을 발견한 셈이기도 하다.

어쨌든 분발해야 겠다. 멋지고 좋은 녀석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다음 번 책을 펼쳤을 때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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