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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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문장으로, 말로 옮길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어휘력이 부족하다거나, 문장이 조잡해서 내가 읽기에도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을정도로 글을 잘 쓸 수 있다만 얼마나 개운할까.  

문장을 잘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정확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말주변도 좋아질텐데. 지금의 내 느낌, 감정을 정리해서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내 주위를 둘러싼 공기만큼은 평온하고 안정될텐데...

하지만 현실의 나는 어휘력이 부족하고, 감정전달능력은 떨어지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대는 것보다 침묵을 선택하곤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을까라는 근거없는 희망에  

기대어서 말이다. 하지만 그 희망은 얼마나 조그마한지 나의 무게를 견뎌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그 희망에 아슬아슬하게 기대느니 내 문장과 말을

다듬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일상속의 문장과 말을 다듬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글을 자주 쓰는 건 아니다. 일기를 써 본 적은 거의 없다. 물론 과제물로 내기 위해서  

억지로 꾸역꾸역 써 낸 일기를 제외하고는.  

블로그를 열심히 꾸미고 있는 것도 아니고...가끔 읽었던 책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책제목과 작가의 이름, 대략적인 줄거리와 감상을 끄적끄적 적어놓고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간신히 해내고 있다. 특히 감상을 적을 때는 깜쪽같이 쓸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난감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재미있게 읽었고, 읽는동안 이런 저런 느낀 점이 참 많았는데... 

그 모든 게 싹 달아나버리는 경험, 난처하다 못해 잠시잠깐이지만 허탈해진다.  

책을 잘못 읽는 것일까, 아니면 제대로 읽는 내용을 정리를 하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인지 서평을 쓸 때면 늘 불만이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이 잘못 된 것일까,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생각들에 글쓰기 책을  

가끔씩 읽기도 했었는데. 여전히 나의 서평은 조잡했고, 늘 같은 지점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서당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내 서평글을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무척 좋을텐데. 간절히 바라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나에게 지금 꼭 필요한 책인지 살피면서 말이다.  

일상적인 글쓰기를 위한 훈련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라던가,  

서평이나 여행기 같은 것 잘 쓸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써보라던가, 또는 이런 방법으로 쓸 수도 있으니까 참고하라던가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의 끄적끄적 글쓰기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이런 점을 고치면  

되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글을 고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무척 중요하다고 알고는 있지만,  

내가 쓴 글을 읽는 게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볼때마다 민망스러운 실수를 발견하기도  

할 뿐더러, 조악하다 싶어 한숨이 폭하고 나올 때도 꽤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피할 문제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언제까지 요리조리 피한다면

내 글은 그 조잡한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할테니까. 그래서 앞으로는 썼던 글을  

다시 보려고 한다. 일주일, 이주일, 석달, 일년이 가기 전에 내가 썼던 글을 읽고  

반성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겠다 다짐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숙제는 아직 하는 중이다. 빈 칸에 적어보기를 하고 있기는 한데,  

아직까지 절반 정도 밖에 채우지 못했다. 그 숙제를 마치고, 이 책에 나와있는 조언들을  

하나하나 다시 한번 따라해보려고 한다. 

내 글쓰기가, 내 서평이 멋지게 달라지는 것을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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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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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였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핀란드까지의 여정이  

조근조근 그려지고 있다.

'바닷가의 모든 나날'을 읽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이 책이 그 책 이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닷가 집과 닭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그 책의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책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같은 작가의 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었다.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었으니까 말이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그 제목을 보면서 궁금했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가는 게 가능할지.  

여행을 하다보면 지치고 지쳐서 남한테도 화나기도 하고 상황에 화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한 적이 있었다.

참 안 풀리는 여행이었는데, 그 여행은 지금 되돌아봐도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의 여행의 기억이지만 나쁜 기억의 사례로 또렷하게 각인되어서  

다시 한번 그 곳에 들렸을 때 오래전의 그 지치고 피곤함이 떠올랐다.

저 장소에서는 그랬었지...저기는 또 저랬었지...라고 기억하는 게 모두 어처구니 없을만큼  

유쾌하지 못한 기억이라 헛웃음이 나왔던 것도 같다.  

그래서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라는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여행을 화내면서 하면 기념품으로 저런 엉뚱하기 짝이 없는 기억만이 남아버리니까.  

그래서 화내지 않는 방법, 화내지 않고 목적지까지 그럭저럭 괜찮은 기분으로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 알고 싶었다.

그리고 기대를 하며 페이지를 넘겼을 때, 어라했다. 어디에선가 본 내용이다 싶었다.  

그러고보니 작가 이름도 낯설지만은 않았고 작가 소개에서 '바닷가의 모든 나날'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아~! 그 책이다' 싶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있다. 독특했고 때때로 키득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많이 웃게 될까. 그러고보니 그렇지...라며 공감하게 될까.  

그런 게 궁금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그랬다. 가끔 웃었고, 때때로 공감했다.  

여행 에세이나 여행책을 읽다보면 복잡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백화점에 진열되어 있는  

과일같이 예쁘고 참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행이 담겨 있는 그 책을 읽으며

내 여행과 저울질 할 때는 더욱 그랬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내 여행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내 여행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책들 속의 여행을 보며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여행자의 문제일까, 여행지의 문제일까, 여행 방법의 문제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미화되는 편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순간들도 잊어먹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엄청나게 감동받거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순간적으로 감탄하기는  

하지만 그 다음 순간 무덤덤이랄까.  

챙겨야 할 짐들이 있고, 신경써야 할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미리 예정한 일정이 있고, 기타등등 예정하지 못했던 일들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위기대처 능력을 시험한다. 그러니까 내 여행은 곱지도 예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여행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그런 곱지도 예쁘지도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과도한 수식어로 낯설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좋았다.  

여행지에서 일어났던 여러가지 돌발적인 사건들에 대해 적어주는 책이라고 마음에 들었다.  

스무살에도 하지 않았던 실수를 하고, 카메라를 도둑맞는 것처럼  

여행 에세이에서는 달의 뒷면과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여행의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다른 책들을 이제 정말 읽어보려고 한다.  

전에 그 책을 읽고나서 '하우스'와 ' 내 지도의 열두방향'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었는데,  

어쩌다보니 보관함으로 이동해있더라.

이번 기회에 라틴 아메리카 여행기까지 읽으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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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계 -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매혹적인 심리 실험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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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이 성실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시간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가끔 시간의 흐름에 저항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헛된 저항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며 시간은 그렇게 표표히 흘러가지 않았던가.

하지만 가능성이 0퍼센트가 아니라면, 0퍼센트라도 먼지만큼의 희망이라도 버릴 수가 없다면  

인간은 시간을 거스르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이제까지 그랬왔고, 지금 그러고 있는 것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이듦에 대해 마냥 쿨하게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그 쿨하지 못함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동안을 갈망하고 건강한 신체를 꿈꾸며, 주름과 같은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시간에 맞서 싸운다는 건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돈도 시간도 많이 든다. 거기다가 오로지 거기에 매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내 자신을 담보로 내놓아야 하는 것도 같다. 조금 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  

세월의 흐름을 되돌리는 덜 까다로운 방법 말이다.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과연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을까.  

그 매혹적인 실험은 과연 성공했을까.

여러가지를 궁금해하며 서둘러 책장을 펼쳐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한 가지 실험으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노인들을, 아니 노인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사람들로 실험집단을 꾸린다. 그리고 한 공간에서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생활을 영위해나간다. 그러니까 과거인 것처럼, 마치 그 시간에 살고 있는것처럼  

일상적인 활동을 하고 대화를 하는거다.  

그리고 이 실험에서 노인을 위한 지나친 배려는 없었다.  

생활공간에서 장애물을 치워놓는다던지, 치료장비를 구비해놓는다는 일도 없었다.  

그러니까 그들을 노인으로 대하지 않는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간다.  

그리고나서 놀라운 결과를 얻어낸다. 그 결론은 이 책의 맨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알고 있다. 이 책이 다만 나이듦을 저지하기 위해,  

동안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이듦에 대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

모든 것을 나이탓으로 돌릴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  

물론 나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나이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어떤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거기에 맞게 적응해

나가면 되는 것이지, 나이를 이유로 지금까지 누려왔던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기 보다는, 마음의 시계를 정확하게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자신의 마음의 시계를 정확하게 살펴서,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느끼는 점이 많았다. 몸과 마음의 일치에 대한 문제라던지,  

사람은 예상보다 훨씬 자신에게 무관심하다는 것이라던지,  

나이는 단지 숫자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금 현재의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이유일 수는 없다는 것...

그런 부분을 읽으며 나이는 물리적인 것만은 아니구나, 마음이 나이가 먹을 때  

진짜로 나이를 먹게되는거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의 일치를 위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몸과 마음의 불일치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무시하기에는 행복한 일상에  

위협이 되는 듯 하니까 말이다.

앞으로 나이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나이탓을 한다던가, 나이값을 운운하는 태도는 무척 위험하니까 

조심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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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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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소설의 제목은 '자유'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그게 궁금했었다.  

자유와는 전혀 상관없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오히려 어딘가에 묶여 있는 듯이  

갑갑하게 살아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초반에 등장하고 있어서 의아해 했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소설에 '자유'라는 제목이 붙었던 것일까?  

이 소설을 끝까지 다 읽게 된다면 과연 이 제목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수긍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천천히 읽어나갔다.

보통 소설보다는 페이지가 많구나 싶었다. 일반적인 소설보다는 꽤 많은 분량이었다.  

하지만 스토리에 일단 빠져들고나면 책의 두꺼움이라던지 쪽수의 압박 따위는 느껴지지 않고  

전혀 상관도 없으니 안심하기를 바란다.

미네소타 주의 세인트폴에 살고 있는 월터와 패티, 버글런드 부부가 이 책 속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제시카와 조이, 두 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마냥 평온하고 화목하기만 할 것 같았던 그들의 가정은 아이가 자라나면서  

점점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함에 따라 그리고 그 시간동안 아슬아슬하게 덮여있었던  

수많은 불안요소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이들 가족들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월터와 패티의 사이도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만나면서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했다고 볼 수 없었고, 월터의 일방적이고 열렬한 구애에  

마침내 패티가 마음을 열여주었고 그리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건 이후의 부부가  

삐걱거리는 데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이들은 똑똑하게 자라나고 있지만,

아들인 조이는 성장하면서 부모와 끝이 없을 것 같은 충돌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에는 이웃집으로 가출해버리는 사태에 이르고 만다.  

평탄하지만은 않은 버글런드 가족들의 모습을 진행시키면서 동시에 이 소설은  

패티와 월터의 성장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이 어떤 가정에서 자라났고,  

어떤 일들을 겪었으며,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그래서 그들은 어떤 성격으로 성장하게  

되었는지...그를 통해서 이들이 이루어낸 가정이 이후에 어떤 타격을 받게 되는지  

천천히 공을 들여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다만 한 가정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 가정 안에는 여러 구성원이 있고, 그 구성원들 중에서 부부라는 존재는 이미 어떤 가정에서  

소속되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이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들 각자의 개성와 성격 그리고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정 내의 갈등, 중년의 위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환경보호,  

정치적 대립, 전쟁 문제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것을 언급하고 있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등장인물의 관심사나 관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그 문제들이 매끄럽게 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700페이지, 읽어도 읽어도 아직 이만큼이나 남았네 싶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지겨웠다는 건 아니었다. 시간이 많이 걸린 건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내적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천천히 책장을 넘길 필요가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서두르고 싶지 않았고, 적절한 속도로 페이지를 읽어나갔다.

그리고 더욱 이 소설 속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들에 대해서도 반감이나 억측 같은 걸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책장을 덮고나서 무척 긴 소설을 읽었구나 싶었지만, 어쩐지 그 많은 이야기에 비한다면  

무척 짧은 소설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읽은 보람이 있다고 느낄만큼  

여러 가지 생각을 책을 읽는 도중에 내내 불러일으키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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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통신 1931-1935 - 젊은 지성을 깨우는 짧은 지혜의 편지들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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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트 러셀이 1931년부터 1935년 동안 쓴 칼럼을 모아서 묶은 책이다.  

꽤 오랜 시간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간의 갭을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유쾌하고 명쾌한 문장은 여전했고, 짧은 토막글로 이루어져 있어서 무척 잘 읽혔다.  

러셀다운 매력이 넘치는 글이었고, 그만의 유머로 문장은 이루어져 있었다.

러셀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당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유효적절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박학다식하고 균형감 있는 그의 이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당시나 지금이나 중요하다고 바르다고 여겨지는 건 똑같은 것일까.  

그의 글에서 시간의 퇴색이란 걸 발견할 수 없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물론 러셀을 좋아하지만, 몇 해전이었던가 러셀의 책을 열심히 찾아 읽은 적이 있었다.  

2권짜리 자서전도 읽었었다. 러셀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도 찾아서 읽었던 기억도 있다.  

그 당시 그의 글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고, 그가 남긴 명문장 하나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 근처에 붙여 두었었다. 그의 글은 망설이고 있는 나의 등을 밀어주기도 했고,  

때로는 지친 모습의 나를 위로해주기도 했었다. 그렇게나 방향없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을 때 _ 물론 지금이라고 안정적이라는 건 아니다 _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의 책에서 멀어졌던 것 같다.  

가까이 두었던 그의 책들은 이제 어디에 꽂혀 있는지 아니면 쌓여 있는지  

도저히 찾을 수도 없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왠지 러셀의 다른 책들이 그러워져서 맹렬하게  

책장을 뒤지고 있는데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한 기억은 없는데,

한 때는 아끼고 있던 책들이라 분명 가지고 있었을텐데 그런 책들의 행방조차  

찾아내지 못하다니...오랜 시간동안 러셀과는 대면대면하게 지냈었나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러셀이라는 이름 조차도,그의 글을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었나보다. 그랬었는데 '런던통신'을 읽으며 단박에 기억이 났다.  

좋아했던 러셀의 문장들, 읽었던 책의 제목들, 러셀의 나쁜 버릇이나 습관들,  

러셀의 멋진점 기타등등이 말이다. 그런 기억 속의 러셀을 현재로 끌어내 주었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러셀의 좋은 점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있다.     

러셀의 책을 처음 읽어보는 사람이라도, 러셀의 책을 계속 좋아해오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 호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짤막한 글이지만 그의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고,  

그의 글을 읽으며 웃을 수 있을테니까. 때로는 미소 짓게 되고, 때로는 킥킥 소리내어  

웃게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러셀을 만나서 기뻤고, 도톰한 책의 두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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