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통신 1931-1935 - 젊은 지성을 깨우는 짧은 지혜의 편지들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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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트 러셀이 1931년부터 1935년 동안 쓴 칼럼을 모아서 묶은 책이다.  

꽤 오랜 시간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간의 갭을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유쾌하고 명쾌한 문장은 여전했고, 짧은 토막글로 이루어져 있어서 무척 잘 읽혔다.  

러셀다운 매력이 넘치는 글이었고, 그만의 유머로 문장은 이루어져 있었다.

러셀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당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유효적절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박학다식하고 균형감 있는 그의 이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당시나 지금이나 중요하다고 바르다고 여겨지는 건 똑같은 것일까.  

그의 글에서 시간의 퇴색이란 걸 발견할 수 없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물론 러셀을 좋아하지만, 몇 해전이었던가 러셀의 책을 열심히 찾아 읽은 적이 있었다.  

2권짜리 자서전도 읽었었다. 러셀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도 찾아서 읽었던 기억도 있다.  

그 당시 그의 글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고, 그가 남긴 명문장 하나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 근처에 붙여 두었었다. 그의 글은 망설이고 있는 나의 등을 밀어주기도 했고,  

때로는 지친 모습의 나를 위로해주기도 했었다. 그렇게나 방향없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을 때 _ 물론 지금이라고 안정적이라는 건 아니다 _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의 책에서 멀어졌던 것 같다.  

가까이 두었던 그의 책들은 이제 어디에 꽂혀 있는지 아니면 쌓여 있는지  

도저히 찾을 수도 없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왠지 러셀의 다른 책들이 그러워져서 맹렬하게  

책장을 뒤지고 있는데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한 기억은 없는데,

한 때는 아끼고 있던 책들이라 분명 가지고 있었을텐데 그런 책들의 행방조차  

찾아내지 못하다니...오랜 시간동안 러셀과는 대면대면하게 지냈었나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러셀이라는 이름 조차도,그의 글을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었나보다. 그랬었는데 '런던통신'을 읽으며 단박에 기억이 났다.  

좋아했던 러셀의 문장들, 읽었던 책의 제목들, 러셀의 나쁜 버릇이나 습관들,  

러셀의 멋진점 기타등등이 말이다. 그런 기억 속의 러셀을 현재로 끌어내 주었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러셀의 좋은 점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있다.     

러셀의 책을 처음 읽어보는 사람이라도, 러셀의 책을 계속 좋아해오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 호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짤막한 글이지만 그의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고,  

그의 글을 읽으며 웃을 수 있을테니까. 때로는 미소 짓게 되고, 때로는 킥킥 소리내어  

웃게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러셀을 만나서 기뻤고, 도톰한 책의 두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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