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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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였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핀란드까지의 여정이  

조근조근 그려지고 있다.

'바닷가의 모든 나날'을 읽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이 책이 그 책 이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닷가 집과 닭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그 책의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책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같은 작가의 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었다.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었으니까 말이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그 제목을 보면서 궁금했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가는 게 가능할지.  

여행을 하다보면 지치고 지쳐서 남한테도 화나기도 하고 상황에 화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한 적이 있었다.

참 안 풀리는 여행이었는데, 그 여행은 지금 되돌아봐도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의 여행의 기억이지만 나쁜 기억의 사례로 또렷하게 각인되어서  

다시 한번 그 곳에 들렸을 때 오래전의 그 지치고 피곤함이 떠올랐다.

저 장소에서는 그랬었지...저기는 또 저랬었지...라고 기억하는 게 모두 어처구니 없을만큼  

유쾌하지 못한 기억이라 헛웃음이 나왔던 것도 같다.  

그래서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라는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여행을 화내면서 하면 기념품으로 저런 엉뚱하기 짝이 없는 기억만이 남아버리니까.  

그래서 화내지 않는 방법, 화내지 않고 목적지까지 그럭저럭 괜찮은 기분으로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 알고 싶었다.

그리고 기대를 하며 페이지를 넘겼을 때, 어라했다. 어디에선가 본 내용이다 싶었다.  

그러고보니 작가 이름도 낯설지만은 않았고 작가 소개에서 '바닷가의 모든 나날'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아~! 그 책이다' 싶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있다. 독특했고 때때로 키득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많이 웃게 될까. 그러고보니 그렇지...라며 공감하게 될까.  

그런 게 궁금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그랬다. 가끔 웃었고, 때때로 공감했다.  

여행 에세이나 여행책을 읽다보면 복잡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백화점에 진열되어 있는  

과일같이 예쁘고 참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행이 담겨 있는 그 책을 읽으며

내 여행과 저울질 할 때는 더욱 그랬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내 여행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내 여행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책들 속의 여행을 보며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여행자의 문제일까, 여행지의 문제일까, 여행 방법의 문제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미화되는 편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순간들도 잊어먹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엄청나게 감동받거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순간적으로 감탄하기는  

하지만 그 다음 순간 무덤덤이랄까.  

챙겨야 할 짐들이 있고, 신경써야 할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미리 예정한 일정이 있고, 기타등등 예정하지 못했던 일들은 불쑥불쑥 튀어나와  

위기대처 능력을 시험한다. 그러니까 내 여행은 곱지도 예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여행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그런 곱지도 예쁘지도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과도한 수식어로 낯설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좋았다.  

여행지에서 일어났던 여러가지 돌발적인 사건들에 대해 적어주는 책이라고 마음에 들었다.  

스무살에도 하지 않았던 실수를 하고, 카메라를 도둑맞는 것처럼  

여행 에세이에서는 달의 뒷면과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여행의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다른 책들을 이제 정말 읽어보려고 한다.  

전에 그 책을 읽고나서 '하우스'와 ' 내 지도의 열두방향'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었는데,  

어쩌다보니 보관함으로 이동해있더라.

이번 기회에 라틴 아메리카 여행기까지 읽으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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