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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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타인의 영향력을 툭툭 털어버리고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며 사랑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독립을 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안데르센 동화 '거위 치는 소녀'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거위 치는 소녀'라는 동화가 있었는지도 아리송했었는데 

'착한 딸 콤플렉스'에서 동화의 내용을 알아가면서 어린 시절에 뜻모르고 읽었던 그 동화가 떠올랐다.

그리고 놀랐다. 그저 동화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동화 속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니 말이다.

동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상황 그리고 소품 하나 아무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게 없었다.

심지어는 형용사 하나, 부사 하나도 파헤치고 들어가다보면 심리학적인 전제와 만날 수 있었다.

의존성 인격 장애의 대표주자로 간주되는 거위 치는 소녀와 자기애적 인격 장애로 표상되는 시녀를 통해서 들려주는

심리 치유 에세이 '착한 딸 콤플렉스'는 이야기 중간중간 마다 실제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알파벳으로 이름을 대신한 그들. 독립하지 못한 자아는 그들의 인생을 평탄치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새로운 가정을 꾸려도, 혼자서 살아가고 있어도 그들의 생활은 요란한 마찰음을 내고 있는 듯 했다.

그들 자신이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뿐더라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의존성 인격 장애라는 것은 그들의 삶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았다.

파트너를 선택할 때도 전혀 상호보안적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서로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면 더욱 복잡해지는 듯 하다. 

심지어는 중독문제와 연결되기도 하고, 이는 또다른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이 모든 상황들이 또 다시 반복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이 책은 여러차례 경고하고 있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 그들을 붙잡고 있는 사람 모두를 위해서도 정당하지 않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쉽게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것 같다. 모두의 행복을 위한 최선을 강구하지 못한다.

자신의 삶이 제대로 살아지고 있지 않다면 그래서 괴롭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

거기에서 빠져나올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수차례 느낀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들을 위한 대처법을 몇가지 정도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자각 자체가 쉽지 않은 걸로 보아서 

가장 시급한 일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바라보는 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놓으려 하지 않는 사람, 그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그 모두가.

자신들에게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못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그리고 인식했다고 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차근차근 문제를 해소해나가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해 스스로가 해나가야 한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깨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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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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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다보면 천재들 참 많구나 싶다.

푸앵카레와 페렐만 뿐만이 아니라 이 책에 꽤 많은 수학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구나 싶다.

노력하면 천재를 이길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그건 다 게으른 천재를 뜻하는 거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노력하는 천재도 있다는 것, 게다가 즐기는 천재도 있다는 걸 한 켠으로 밀어두어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책에서 그런 천재들 이야기를 잔뜩 들려주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평범한 노력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든다.

하지만 그런 천재들을 그저 시샘의 눈초리만으로 볼 수 없는건

어쩌면 그들이 이루어 놓은 일들이 지금 내 생활의 편리를 그들에게 빚지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똑똑한 이들도 때로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는 걸

그런 그들도 좌절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읽다보면

그들 역시 항상 똑똑한 머리를 뽐내며 반짝반짝 빛나는 해답을 찾아낸건 아니구나 싶어진달까.

달로 향하는 사다리를 쌓는 기분이었겠구나, 대단히 힘들었겠구나, 어려웠겠구나 싶어서

왠지 모르게 안타까워진다. 천재는 또다른 천재에게 자격지심을 느낄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을 읽다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쉬지않고 든다.

그들의 끈기, 열정, 노력 그리고 그 천재성까지!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싶다.

푸앵카레의 추측이 풀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학자들이 그 문제에 도전했고 좌절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내놓은 페렐만의 일반적이지 않은 행적들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돈도 명예도 다 싫다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밀레니엄상의 기본 전제-상금 싫다는 사람은 없을것이다-를 완전히 깨놓은,

극도로 대중에 알려지기 꺼렸던 그는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에는 돈이나 명예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레짐작해본다. 

그게 무엇일런지 약간 어려운 수학 문제도 쩔쩔 매며 풀게되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상상되는 것은 있다.     

왠지 아쉬워진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다닐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그러면 수학을 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수학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있으면 수학이 참 멋진 학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몇번이고 하게 되니까 말이다.

책꽂이에 꽂아놓은 예전에 풀던 수학문제집이라도 꺼내서 끄적끄적 풀어볼까했을 정도였다.

수학의 매력을 희미하게나마 눈치챌 수 있었고, 이름만 들어봤던 또는 그 이름마저 낯선 여러 수학자들에 대해 알게되어서 좋았다.

이제부터는 학문으로써 수학을 다룬 책도 그다지 크게 겁먹지 않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좌절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시무시한 책도 만나겠지만, 그래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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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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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그 노래가 생각났다. 이승철의 '사랑 참 어렵다'

그 노래의 특정파트가 반복적으로 나직하게 울려퍼진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이 클라이맥스로 치닫을 즈음에 말이다.

사랑 때문에 아픈 사람들이 있다. '두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물들은

사랑으로 인한 상처로 제목 그대로 두번은 사랑하지 못할 것만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무감각을 처방한 사람,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자살기도를 한 사람,

4년 전 사랑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사람, 사랑을 원하지만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한 사람,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랑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들려주고 있다.

그들의 사랑은 참 어렵다.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쉬운 사랑은 없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고 그 사랑이 남긴 생채기가 어떤 사람의 삶을 일상이라는 루트에서 밀어낼 수 있다는 건

참 힘든 일이지 않을까 한다. 아픔을 겪고 얼마간은 주위 사람들도 따뜻한 위로의 시선을 던져주겠지만

그 기간이 그들이 생각하는 평균시간을 넘겨버렸을 때, 유난스럽다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마음이 상처를 입으면 그 특정한 마음은 더 이상 자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그대로 방치해두면 그 나뭇가지는 이전처럼 자랄 수 없다. 다음해 봄 푸른 잎을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 시들고 말라버리지 않을까. 상처받은 마음도 제때에 반창고도 붙여주고 보살펴주지 않는다면

그 나뭇가지처럼 그 부분만큼은 예전처럼 생기를 띌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라는 이유로, 누구나 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잘 살아간다는 이유로

사랑에 타격을 입은 사람들을 동일한 잣대로 대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가능한 도움을 받는 게 그 상황에서 더 빨리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테라피스트로 일하며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 밝히지 않았더라면

소설이라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이런저런 사랑에 대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사랑병이 그렇게 만만하게 볼 게 아닌 것 같다.

사랑 자체가 만만한 게 아닌데 어떻게 사랑병을 무심하게 볼 수 있을까.

그저 지나치는 감기같은 거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감기 역시 복잡하지 않은가.

제대로 사랑하고 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온다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그런 책이 나오기 전에는 각자가 열심히 사랑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랑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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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
김탁환.강영호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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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슬쩍 들춰보다가 사진 속의 인물과 눈이 마주쳐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진부터 쭉 살펴봤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사진 속의 인물들과 종종 마주보게 된다.

길 가다 만나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어보이는 인물들이네 싶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로테스크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사전적 정의는 알고 있었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그 단어를 말이다.

사진에 대한 첫인상은 그러했다. 무섭다까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과하게 독특하다고도 생각되지 않았다.

그저 사진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궁금해졌달까. 왜 사진 밖을 강렬하게 쳐다보고 있는지 말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책 속의 이야기와 사진들이 잘 어울린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정말이지 '잘 어울린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인데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겨내고 있다.

그리고 표지에 왜 글 김탁환, 사진 강영호가 아니라 김탁환·강영호 장편연작소설이라고 찍혀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 사진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없었다면...

그들이 따로 존재했을 때 지금 이 책에서처럼 강렬하고 스산한 기운으로 독자를 압도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문득 든다.

그저 소설이라기에 너무나도 익숙한 거리와 공간이 등장하고

그렇다고 현실이라 착각하기에는 이 책이 자아내는 공기가 낯선 '99'가 들려주는 일곱가지 이야기에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등장하곤 한다. 현실에 없을 것 같기는 한데 누군가 진짜 없는거냐고 다그쳐묻는다면

애매모호한 대답을 하게 될 것만 같다. 어쩐지 꼭 없으란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달까.

그들의 분위기가 그렇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에는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상대성 인간' 만 읽자고 펼쳤던 책을 끝까지 잡고 있게 했다.딱 한 편만 읽고 해야 했던 것들을 미루고 또 한 편을 읽었고,

그 한 편을 읽고 난 뒤에는 예정을 대폭 변경해서 이 책을 마저 읽어내렸다.

드라큘라 성이라고 불리는 사진관을 배경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인물들이 등장해서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나갈지 궁금해져버려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읽자!'를 선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들이 들려주는 현실과 몽상은 더치커피의 매력과도 닮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잊을만하면 책 속에서 더치커피가 등장하는지라

이 책을 읽다보면 왠지 겨울에는 좀처럼 마셔지지 않는 더치커피를 한번 만들어볼까 싶어진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은 계속 될 거라고.

어쨌든 분명히 더 놀라게 해주겠다는 그들의 말을 믿기로 한다.

다음 번 작품은 어떤 형태, 무슨 색일까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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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들의 서 -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숭고한 철학적 죽음의 연대기
사이먼 크리칠리 지음, 김대연 옮김 / 이마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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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숭고한 철학적 죽음의 연대기'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에서는 수많은 철학자를 만날 수 있었다.

탈레스에서부터 들뢰즈와 푸코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철학자 190여 명의 삶에서 특정한 장면에

사이먼 클리칠리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 장면은 바로 죽음이었다.

그 이름만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런 철학자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고,

어떤 방식으로 죽음에 대처해왔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몇몇 철학자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데

이제껏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다고만 생각해왔던 것은 그동안 어렵게 쓰여진 책만 읽어와서인게 아닐까를

의심했을 정도로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철학자들의 죽음에 대한 글이다보니 다소 무겁거나 어두운 분위기라고 짐작할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도 세부적으로도 그런 분위기가 그다지 큰 부분을 차지 하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여러번 인용되고 있는 키케로의 말이 있다. “철학한다는 것은 곧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 문장 그대로 죽음에 맞딱들여서도 평점심을 잃지 않은 용감한 철학자들도 있었고

콩밭을 건너지 못했다거나, 닭을 눈 속에 파묻다 병에 걸리거나, 과식으로 인해, 불사를 의심치 않으며 활화산으로 투신해서

이 세상과의 인연을 끊어버린 철학자들도 있었다.

저자가 책의 첫페이지에서부터 강조했던 것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즈음에야 아주 희미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저 두려워하고 달아나려고 하는 것은 몸부림칠수록 옥죄어오는 그물을 두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힘을 빼고 담담한 태도를 보이면 어쩌면 생각했던것만큼 거대하지 않을수도 있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지 않고 담담하게 대면할 수 있다면, 그런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면

어쩌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뿐이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죽음에 담담했던 철학자들이 대단해보이기는 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한건지, 허세는 아니었는지

죽음에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면 삶에 대해서도 정답을 찾을 수 있는건지.

이것에 대한 대답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게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 해야할 과제인 것 같다.

'죽은 철학자들의 서'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이름만 들어봤던 철학자들이 모여있는데다가

그들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대부분 그들이 어떻게 죽었느냐가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널리 알려져있는 아주 유명한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좀 더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는 의욕이 샘솟을만큼

그들이 일구어놓은 철학의 일부분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호기심을 자아내게 서술하고 있어서 

철학자들도 사람이었구나, 결국은 인간으로서 하게 되는 고민들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할당해서 풀어내려고 했던 사람들이구나를 느끼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철학자들이 이전보다는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는 것같다.

그동안 철학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으려면 마음도 단단히 먹어야 했고, 몇 페이지 채 읽지 못하고 책을 덮기도 했었을만큼

그들과의 거리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이전보다 미세하게 심리적인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앞으로 이 책에서 만나면서 호감을 느낀 철학자들에 대한 글을 가능한한 많이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외면했던 많은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마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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