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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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미국 텍사스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였다. 21세기 초반에 일어난 이 사건은 '셰일혁명'의 시발점이다. 여기에는 '조지 미쉘'이라는 인물이 있다. '셰일'이 어떻게 오늘의 국제 정세까지 영향을 끼치게 됐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갸야 한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경제적으로 강력한 위치에 있었다. 미국 달러는 세계 주요 기축 통화로 자리를 잡았고 1971년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하며 본격적으로 세계는 '환율 체제'로 바뀌었다.

그러다 1973년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진다.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쟁'이다. 이 전쟁은 아랍국가들이 잃어버린 영토를 찾기 위해 시작한다. 전쟁 초기 아랍 군대들은 성공적인 전세를 가졌으나 시간이 지나고 이스라엘이 반격하면서 전세는 금방 역전된다. 아랍 산유국들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한다고 봤다. 실제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지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이 올라갔다. 서방 국가들은 이 전쟁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중동 전쟁'에 개입한 이유는 이렇다. '중동'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60%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은 '석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석유의 소비량은 점차 높아졌고 석유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불안정한 석유 공급은 석유 가격을 급등시키고 수입국들의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안정적인 석유를 공급 받기 위해, 유럽과 미국은 중동에 필수적으로 '친서방 국가'가 필요했다. 그것이 '이스라엘'이다. 동아시아에서 '안보 균형'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것처럼 '이스라엘'은 지역 안보 균형을 위해 중동에 꼭 필요한 국가가 됐다. 이 지역은 '적진의 한 가운데'에서 전략적 정보를 취합하고 군사적 완충지가 되는 역할을 했다. 이 지역은 필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군사 안보 비용'이 지출된다. 이 지역은 꽤 중요한 '무기 수출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미국과 유럽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하자, 중동 또한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제 타격을 주기로 한다. 바로 '석유 수출 금지'다. 석유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 '민주주의 국가'를 흔드는 유효한 전략은 '경제'를 제재하는 일이다. 이로써 선거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적 압박을 하는 것이다. OPEC국가들은 석유를 무기화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석유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하여 경제적 타격을 주었다. 이것이 '오일쇼크'다.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국가였다. 에너지는 곧 국가 안보였다. 이 상황에 미국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고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중동'에서 힘의 균형을 갖게 해 줄 국가를 찾았다. 바로 '사우디 왕정'이다. 사우디 왕정은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불안정했고 반정부 세력은 점차 강해져 갔다. 이란과 이라크 등 주변 국가들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었으며 특히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에는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었다. 확장하는 이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사우디 왕정'의 이해 관계는 당시 '미국'과 맞아 떨어졌다. 이렇게 미국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고 사우디는 안보적 위기를 해결하는 21세기 아주 중요한 국제 관계가 형성됐다.

1974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거래'에 관한 비밀 협정이 체결된다. 그것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이다. 사우디는 석유를 오직 미국 달러로만 거래하도록 했다. 이 결정은 다른 OPEC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결국 미국 달러의 국제적 위상은 더 높아졌다. 이를 조건으로 사우디는 중동 지역의 안정을 보장 받았다. 사우디와 다른 산유국들은 석유 판매로 얻은 달러를 다시 미국 금융 시장에 재투자 했다. 이는 미국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다시 달러는 국제적 수요를 지속 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됐다.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2000년대 초반 미국 텍사스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에 '셰일혁명'이 일어났다. 여기에는 '조지 미쉘'이라는 인물이 있다. 조지 미셸은 1919년 그리스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텍사스 A&M 대학에서 석유 공학을 전공한다.

중동에 전쟁이 일어나고 석유가격이 뛰자, 조지 미셸은 텍스사 바넷 셰일층을 주목한다. 셰일층에 단단한 암석에 천연가스로 갇혀 있는 자원을 끄집어 올리는 기술을 발견하자는 것이다. 미셸은 수평 시추와 수압 파쇄법을 결합한 기술을 개발했다. 다시 말해서 빨대를 꼽아 석유를 끌어 올리는 기존 시추 방법이 아닌 물과 모래, 화학물질을 섞은 높은 수압의 물을 셰일층에 수평으로 집어 넣고 '가스'를 밀어 올리는 것이다. 이것은 몇 차례 실패를 했으나 1997년에 셰일 가스에서 유의미한 양의 셰일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 '시작점'이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석유가 생산된다면 불필요한 중동 전쟁에 개입할 이유도 사라졌다. 실제로 현재 미국은 세계 제1의 석유 산유국이 됐으며 에너지 자급자족을 넘어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미국에게는 더이상 '러시아'나 '중동'의 평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됐다. 중동과 러시아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미국 내에서 '석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동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여도 미국이 과거와 같이 크게 대입할 명분도 사라졌다. 그것은 다시 말해 중동과 러시아는 '미국'이 더이상 자신들의 전략적 행위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미국이 내려 놓은 힘의 균형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가 '파리협약'을 탈퇴하고 본격적으로 '석유' 산업을 키우고자 할 때, 이미 전쟁은 예고되어 있었다.

이 국제 정세에서 '대한민국'의 입지는 어떤가. 일단 주요 수입국인 '미국'을 잃은 사우디는 주요 수입국인 '동북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는 꽤 우리에게 유리한 입장이다.

실제로 사우디는 다양한 자국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라인 프로젝트와 같은)을 '한국'과 '일본'의 주요 석유 수입국에게 제안한다. 거대 시장을 잃은 사우디와 석유에 대한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한 대한민국의 이해관계가 만나며 꽤 적잖은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과거 '미국'에 의존하던 다양한 이해관계를 다변화하고자 하는 사우디와 동아시아의 이해관계가 만나게 된 것이다. 과거 사우디는 '미국'에 판매했던 석유 판매금의 상당수를 '미국 금융시장'에 재투자하며 선순환을 가졌다. 이제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실현한 상황에서 그들은 또다른 의미의 '안보적 독립'과 '경제적 독립'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그들은 투자금이 향하던 방향을 '사우디 내부'의 인프라 형성에 흘러가도록 힘을 쓴다. 이때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석유 생산량'이 제로에 가까운 '동북아'와 새로운 협업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실현한 상황에서 '동북아', '미국', '유럽', '중국' 등은 하나의 커다란 시장에서 벗어나 파편화 되고 다각화 형태의 관계로 형성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굳이 하나의 국가를 선택한 이유도 없다. 실제로 한국 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미국으로 부터 LNG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의 입장에서는 에너지 공급원이 다변화하여 안정된 수급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여기서 '중국'의 성장은 안보적 위협이 된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주요 수출산업과 '미국'의 기술산업에 대해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자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보호를 하고 반대로 외부 시장으로 막대한 수출을 한다. 이런 불균형에 대해 미국은 '중국 견제'를 시작했다.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들이 중국 산업으로 진출하지 못한다. 중국은 자국 내에 디지털 장벽을 세워 철저하게 차단한다. 대신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고 있다. 중국 내의 독자적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자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과 다른 선진국의 기술을 탈취하고 산업 스파이를 통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얻는다. 이는 미국 기술 산업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동했다.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 또한 글로벌 경제 질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 막대한 양의 달러가 '중국'으로 흡수됐다. 중국은 이렇게 흡수된 미국 달러로 '미국 국채'를 대량 매입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의 주요 채권자가 됐다. 2021년 기준으로 중국은 약 3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달러는 글로벌 기축 통화로써,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와 안정성, 신뢰성에 크게 의존한다. 다만 중국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 만큼의 미국 채권을 갖고 있기에 환율 변동과 무역 불균형 해소는 '미국'에게 아주 핵심되는 대중 안보 전략이다.

다양한 측면을 볼 때, '김진명 작가'의 '미중전쟁'처럼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그간 세계를 지탱해오던 힘의 균형이 나누지면서 우리가 그간 알고 있던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을 우리는 보고 겪을지도 모른다. 이 과정은 어떤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큰 '호재'가 되기도, 큰 '악재'가 되기도 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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