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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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가 가지는 여러 장점들 중의 하나로 시간과 공간적 배경의 한계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컴퓨터 CG가 발달한 영화는 물론이고, 책의 지면 또한 작가의 상상을 기술하기에 종이가 너무 작아서 조금 쓰다가 잠이들고 마는 경우는 없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향후 1~2세기 안에 다른 행성을 찾아 지구를 벗어나야 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인류라는 종이 존속하기 위해서 언젠가는 우리 인류가 또 다른 지구를 찾아 우주를 항해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구와 태양이 수명을 다 하든 그 이전에 인류의 존속에 심대한 문제가 닥치든 말이다. 현재에도 이런 계획이 이미 시도가 되고 있고 기초적인 성과들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지금 실험을 거치고 있는 방식과는 많이 다른 양상이지만 소설 '파피용'에서는 저자의 상상력이 매우 돋보이는 기발한 방법이 펼쳐지면서 프로젝트가 좀 삐걱거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대체로 잘 굴러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 처음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한 사람이 있고, 그것은 보기 좋게 주류의 퇴짜를 맞는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어떤게 정상이고 어떤게 비정상일는지... 지구에 남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 어느 쪽이 맞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기는 힘들다.


어쨌거나 비주류의 한낱 허황된 꿈으로 묻히기 일보 직전 여기에 우연히 합류하게 되는 자금력을 지닌 괴짜 부호가 있어 그렇게 회사가 설립되고  각 부문의 실력자들이 하나씩 모여 거대한 민간 주도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점점 우주 항해의 꿈은 현실화되어 간다. 그 목적은 인류가 다시 정착할 수 있는 또 다른  지구 행성을 찾는 것.


항상 그렇지만 처음 잡았던 계획은 계속 수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도 작가적인 상상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어 항해기간은 1,000년, 여행자는 100,000여명으로 까지 늘어나 정확히 144,000명을 선발하게 되고 이 숫자에도 담긴 뜻은 예사롭지 않다. 당연 1,000년이라는 기간은 장난이 아니며 처음 출발할 때 탑승한 사람들은 그 종착역을 보지 못한다. 새로운 인류와 새로운 세상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선구자적인 사람들임과 동시에 이 원대한 계획을 위해 다른 한 편으로는 희생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우주선도 거듭된 연구와 실험을 거쳐 지구와 거의 흡사한 내부 환경을 가진 어마어마한 크기의 길죽한 모양으로, 동체가 회전하면서 중력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적용시켰고 더욱 기발한 것은 동력원으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이라 그 기나 긴 항해의 시간을 거치면서도 빛만 있다면 연료와 에너지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만든 태양 전지판은 큰 범선이 펼친 돗처럼 아주 얇으면서도 엄청나게 큰 형태이다.


그러나 일이라는 게 원래 그렇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어려움이나 문제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자체에서도 실험의 실패와 이견을 보이는 여러 의견들의 절충이 필요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어디까지나 사소한 문제들이다. 정작 보다 더 크고 심각한 문제는 자기들의 생각과 방법이 다른 사람들이나 집단 그리고 그들의 방식에 아주 적대적이거나 심지어 증오를 바탕으로 무차별적으로 실력 행사를 하는 세력들이 있고, 이는 상당히 위협적인 현실로 다가온다.


여기에는 항상 떡밥을 던지며 발단을 유도하는 언론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정치, 경제, 종교, 교육, 미디어, 시민단체 등 제각기 해당 집단이 가지는 손익의 잣대를 들이대고 그들만의 시각으로 판단하며 목소리를 높여가고 심지어 이들을 적으로 규정한 국가적인 차원의 제재와 탄압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주인공과 또 함께 하기로 한 프론티어들은 결단을 내려야 하고, 그것은 어서 한시 바삐 이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를 성공적으로 떠난 후에도 작가의 상상력은 계속된다. 이 미지의 탐험가들에겐 이미 인류의 모든 기술과 역사 속에서 얻어진 교훈이 있기에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면서 이전 인류의 좋지 못했던 그리고 옳지 못했던 전철을 답습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마련코자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고, 인류의 과오를 돌아본 모든 탑승자들이 합심하여 그러한 것들을 지켜나가면서 이들의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와 규정을 잘 정비했다 하더라도 인류의 유전자 속에 저장된 코드들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가 없다. 우주 항해 1세대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모든 것이 원만히 돌아갔지만 그들의 2세 그리고 그 후손들이 태어나면서 점점 처음의 원대했던 이상과 목적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언제부턴가 지구와 이전의 인류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전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면서 오로지 그들의 목표만이 계속 후대로 전해지게 되었다. 그 사이 인류가 격어왔던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우주선 내부를 계속 잠식해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희망은 없는 것일까.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마지막까지 그 예리한 상상력을 접지 않는다.


가끔 밤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우주를 생각해보는 동안 당면한 일들이나 세상사가 하찮게 느껴질 때가 있듯이 이 책을 읽으며 그 상황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동안에는 우리가 지금 신주단지처럼 붙잡고 늘어지는 돈, 권력, 명예, 종교, 인기, 각종 사회 전통적인 가치라는 것들이 결국 우리들 스스로가 키운 공룡이며 현재 그 허상들에 얼마나 얽매여 들어가 있는가를 한 번 뒤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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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장이 병을 만든다 국일건강의학 2
버나드 젠센 지음, 김희웅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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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그릇된 인식들 중 한 가지로 몸에 탈이 나면 약을 먹으면 된다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대장'은 심각한 문제가 있어도 별다른 통증이 없기에 완전히 고장 난 후에는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고 그때 가서 할 수 있는 일은 후회밖에 없다. 사람들은 보통 먹는 데 관심을 두는 반면 배설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든지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은 먹었으면 배출하는 것이 당연하며 실제로 먹는 것보다 배설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고 또 그런 관념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이렇게 먹기만 하고, 배설이 잘 안 돼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우리들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 경우 가장 이상이 있는 곳은 '대장'이다.


대장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들에서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가 배출되는 곳이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찌꺼기가 잘 쪄져서 발효가 되지만 그렇지 않고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는 찌꺼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고 정체된다. 그러면 발효를 넘어서 부패를 시작한다.

그로 인해 점점 찌꺼기가 대장의 장벽에 쌓이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한 장벽의 찌꺼기들이 독소를 만들어 낸다. 이게 원인이 되어 대장에 미세한 구멍들이 생기고, 독소가 혈액으로 유출될 수도 있으며 이것이 여러가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요즘같이 정제된 음식들이 많이 널려있는 세상에서는 이들이 특히 대장을 괴롭히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별로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러운 관계로 대장의 연동 운동을 통한 배출이 힘들기 때문인데 이런 식으로 오랫동안 음식물이 대장에 머물게 되면 '게실'이라는 게 생겨 이것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밝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정제된 탄수화물을 많이 먹거나 또 섬유질이 부족한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배설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장내 부패균이 왕성하게 번식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대장염을  비롯하여 게실이 생기게 되고, 급기야 대장암까지 일으킬 수도 있으며 요즘 세상에 만연한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나빠진 대장으로 인해 다른 장기들에까지도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부조화 속에 있는 장에 대한 지식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있는 내용이 무슨 만병 치료법은 아니다. 그래도 보다 근본적인 방법에서 우리의 몸과 장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니 그 첫걸음은 '정장'이다.

이것은 식생활 습관의 변경을 의미하며 여기에 익숙해져 갈 때 과민성 대장염과 같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대장 관련 질환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만약 중증인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쳐 실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장이 개선되면 체력과 기력이 충실해지는 것은 물론, 건강이 회복되어 삶의 질도 높아지니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병마에서 멀어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현대인들의 가장 큰 문제들 중 하나가 '허술한 장 관리'다. 대장과 이의 기능인 배설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별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이것은 현대인의 비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 사는 사람일수록 통계를 보면 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하수 처리 시스템이 고장나서 여기 저기가 막혀버리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볼 때 장의 기능과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훌륭한 대처 방안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까 채소와 야채 등 식이섬유소와 수분의 충분한 섭취,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곡물 위주의 식사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섬유질만 많이 먹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섬유질은 대장에서 부풀게 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대장이 안 좋거나 변비가 심한 사람들은 주의를 해야 하고, 어쨌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는 건 좋다. 드라마 '추노'에서 어느 노비의 대사 중에 "만날 풀죽만 먹으니 뒷간에 가서 힘 주다가 밑이 빠지겄다."라고 하는 게 그런 이유에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먹을 게 없어 나무 껍질이나 풀뿌리를 먹었는데 그것이 먹을 때와 달리 대장에서 몇 배로 불어나니 배설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ㅡ.ㅡ;;


가장 올바른 장의 관리는 체력을 떨어뜨리고 병의 근원이 되는 변비를 일으키지 않도록 장내를 청결하게 유지시켜 주는 유익한 균이 많이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있다. 유익한 균들도 그 종류가 많지만 사람의 장 속에서 잘 살 수 있는 균들은 많지가 않다. 두 가지 대표적인 균으로는 '호산성 유산균'과 '비피더스 유산균'이 있다.

호산성 유산균은 산성 환경을 좋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아시드필스 균'이라고도 한다. 이는 발효시킨 유즙에 많이 들어 있다. 비피더스 균은 노화를 지연시키는 기능이 있어 젊은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들 유익한 균은 성인병을 예방함과 동시에 피로의 빠른 회복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 왜 모유 수유가 중요한가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엄마가 자녀를 모유로 키우려고 마음 먹었다면 아이의 건강을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한 셈이다.


식사의 총량을 줄이고 간식을 되도록 금하며 부패균이 좋아하는 빵과 육류 중심의 고탄수화물, 고단백 음식 대신 식물 섬유가 많고 정제되지 않은 곡물, 야채, 해초, 과일 중심의 식단이 권장된다. 최악의 음식 조합은 특히 아침의 도넛 + 커피 식단이다. 대장에 있는 유익한 균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좋은 식습관으로 장내에서 유익한 균이 많아지게 되면 자연히 해로운 균은 점점 없어진다. 그러나 지나친 약의 오남용, 항생물질, 커피, 인스턴트와 패스트 푸드는 이런 장내 바람직한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수 있다. 이렇게 파괴되어 알칼리성 환경이 된 대장 속에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꾸준히 유입되면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대장균 밖에 없다.


해로운 균이 많아지만 반대로 유익한 균이 없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이러한 점을 잘 염두에 두고, 착실하게 장 세균총(프롤러)를 부패의 환경이 아닌 청결하고 쾌적한 꽃밭(플로러)으로 가꾸는 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먹는 욕심, 일 욕심, 돈 욕심은 줄여도 좋은 것들이고, 화장실 가는 욕심, 잠자는 욕심은 좀 부려도 괜찮다. 건강을 위해서.. 만약 변비가 있다면 과일 중에서 '배'를 권한다. 배는 섬유질이 가장 많은 과일이면서 수분도 많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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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심벌 1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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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내려온 수수께끼 그리고, 그것과 관련되어 중세부터 지금까지 템플 기사단을 필두로 하여 장미십자회, 시온 수도회,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비밀결사'.. 현재 음모론과 관련하여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은밀한 단체는 '프리메이슨(Free Mason)'이다. 워낙 베일에 둘러싸인 집단이라 온, 오프라인 모두에서 온갖 억측이 난무하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기가 매우 힘들어져 버렸다. 정작 이 단체는 이런 현상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서 더욱 의구심을 들게 하는데 아무래도 실상은 들리는 소문들 안에서 사실과 거짓 그 사이 어느 중간쯤 정도가 된다고 본다.

이미 천사와 악마 그리고, 다빈치 코드에서 본의 아니게 엄청난 음모에 휘말려 들어 그보다 더 엄청난 고생을 겪으며 '수면부족'과 '배고픔'에 시달린 전적이 있는 로버트 랭던 교수. 하버드대 심벌학자로서 댄 브라운의 최신작에 또 다시 캐스팅 되어 고대의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는 미스테리한 프리메이슨 피라미드의 암호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를 음모의 중심으로 유인한 검은 그림자가 있었으니.. 랭던 교수, 당신도 참 기구한 팔자구려. 이번엔 상황이 더 황당하다. 워싱턴 DC에서 숨겨진 프리메이슨의 피라미드를 찾아 그것이 가리키고 있는 위치를 알아내라? 그 감춰진 피라미드가 오데 있는데... 거기다 더욱 기가 막히는 건 씨리즈가 나올수록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간이 짧아져 요번엔 주어진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이 작품 안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전작 '다빈치 코드'를 집필한 변을 아주 짧게 한 줄 적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 난리를 일으키려고 쓴 게 아닌데...' ^^ 또한 주인공이 동일한 인물이라 이전에 등장했던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에서 겪었던 일화들이 특정 상황에서 주인공의 기억에 떠오르는 묘사로 인해 이 작품들을 읽어 봤다면 아마 같이 회상해 볼 수 있는 약간 재미있는 순간을 맞이해 볼 수도 있다.

작품에서 시종일관 회의론자의 입장을 취하는 주인공은 프리메이슨이 간직하고 있는 고대의 비밀과 그들이 신봉하는 피라미드가 은유적인 표현일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계속 주장하면서도 학자로서의 호기심과 지식을 이용하면서 극도로 위험한 신변의 위협에 처한 친구이자 인생의 멘토를 구하기 위해 수수께끼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아 가며 점점 진실에 접근해 가지만 이 과정이 정말이지 만만치 않아서 여기서도 제대로 '개.고.생'을 하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살아있는 사람으로서는 결코 원치 않는 '중간계' 방문(?)까지 한 판 하는 전무후무한 경험까지 하게 된다.

이미 현대과학이 고대를 포함하여 시대를 앞서간 문헌들에 기록된 현자들과 성인들이 남긴 말씀들을 어느 정도 증명하기 시작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든 건 알고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노에틱 사이언스(Noetic Science)' 등의 분야가 이토록 활발히 연구, 발전되고 있는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기술들을 비롯해서 저자가 소설에서 언급한 단체,  CIA 국장의 비밀금고와 그 속에 담겨진 문서 등은 실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책의 서두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댄 브라운의 작품들을 읽어 보면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인터넷 세상에서도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가 많고, 그 중엔 황당할 정도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사실들 또한 적지 않다.

미국의 건국 시조들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땅에서 그들이 꿈꾸었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모토로 삼은 것은 기독교가 아니라 고대 로마, 그리스의 신화와 그 이전의 이집트 신비주의, 점성술, 미국으로 이주할 당시의 과학 기술들이었고, 그로부터 인간의 '신성화(아포시오시스)'를 실현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에서 점점 편협해지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열린 마음으로 과연 인류의 선조들이 말한 진실이 무엇이었는지와 그 잃어버린 가르침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이러한 시각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며 그 성과 또한 의미있는 정보들이 많이 도출되고 있어서 앞으로 전 인류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을 정도의 결과가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위성턴 DC에도 하나의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른바 '워싱턴 DC 음모론'이다. 여기에는 현재의 시대가 끝을 맺는 마지막 시기에 대한 예언이 정교한 수치로 만들어진 기하학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책에서도 이러한 것에 대한 언급과 2012년을 중요하게 보는 내용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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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셉션 포인트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고상숙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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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Brown – Deception Point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와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의 전개 방식이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이 '디셉션 포인트'는 또 '디지털 포트리스(Digital Fortress)'의 이야기 구도가 떠오르며 그것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저자 댄 브라운의 소설들은 각기 다른 독특한 소재와 흥미진진한 내용을 선보이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깊이 몰입시킬 만큼의 빠른 전개와 기대를 갖게 하는 서스펜스, 그리고 스릴을 잘 접목시키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작품도 출간된 지 거의 10여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 이전에 한창 '딥 임팩트', '아마겟돈' 등의 영화가 나오면서 지구 밖 미지의 우주 공간으로부터 지구를 향해 다가오며 인류를 위협하는 소행성이나 운석 등의 물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잠시 대중들에게서 멀어져 있었던 NASA와 우주탐험에 대한 인기가 반짝 상승하기도 했었고 마침 이 소설에서도 그러한 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SETI 프로그램은 외계 생명체 발견에 대한 실직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영화 '딥 임팩트(Deep Impact)'에서 기자들에게 의심의 표적이 되며 갑자기 이상한 행보를 했었던 부통령처럼, 여기서는 연임을 노리며 대선을 앞둔 미국의 대통령이 갑작스레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비공식적인 행보를 함으로써 상대 선거진영의 당혹과 기자들의 의혹을 사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여기엔 NASA의 비밀 보고가 깊게 연관되어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디지털 포트리스'에 나왔던 짤막한 소개에서 NASA가 발견한 미지의 물체에 대한 극비 보고로 인해 워싱턴과 백악관이 긴장하게 되고, 거기서 비롯된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이 강한 호기심을 불러왔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는 하지만 독서를 하는데 있어 계절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오히려 7말 8초의 제일 더울때나 휴가철이 책을 읽기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들고, 바람 솔솔 불어오는 그늘이나 선풍기 앞에서 몰입해서 읽다보면 어느새 더위와 덤으로 잠을 잊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

예전에 그렇게 읽었던 책들이 퇴마록,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이 있었고, 그 계보를 잇는 것이 이번엔 이 디셉션 포인트가 되었다. 그건 그렇고, 이 작품은 저자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행보의 속도감은 좀 떨어져 보이지만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여러 군데의 장소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의 전개만큼은 빠르게 진행된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모든 기관과 각종 신기술들이 현실에서 실재하는 것들이라고 하니 델타포스 요원들이 사용했던 무기와 기술, 그리고 NASA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시행했던 실험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지금 읽고 있는 저자의 최신작 '로스트 심벌(the Lost Symbol)'에 앞서 먼저 읽어 본 이 작품에서도 역시 모든 음모를 계획한 범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과연 어디서부터가 디셉션 포인트이며 결국 사기를 친 사람은 누구인가... 어쨌든 사기를 치는 건 안 좋다는 교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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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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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겨울만 되면 동네에서 연을 날리는 일이 흔한 광경이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연을 사와 연 뒷면에 나무 살을 덧 대고, 양쪽에 얇은 종이로 짧은 날개와 밑 부분에 긴 꼬리를 붙여준 다음 두툼하게 실을 감은 실패를 연결해주면 붙인 종이 꼬리하고, 날개와 나무 살이 빨리 말라 굳어지기만을 기다려며 가슴이 설렜었다.


하지만, 너무 어렸기에 연을 날릴 줄 몰라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떠 있는 연을 바라보며 동네 형들이 연을 날리는 모습들을 줄곧 옆에서 지켜만 보기가 일쑤였다. 보통 100원, 200원 하던 연들 사이로 500원 짜리 연이 등장하면 모두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고, 간혹 방패연이 나타나면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기도 했었다.

일상적이었던 동네 꼬마들의 겨울철 연날리기가 성행했던 그때에도 연날리기 대회는 없었으며 `연싸움`도 말만 들었지 보지는 못했고, 지금은 일부 문화 축제에서 전통적인 행사의 일환으로 연날리기를 가끔 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 1학년 때 미술 시간을 통해 연을 다시 만들어 보았고, 그 완성된 연을 다음 미술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가 어렸을 때 날려보지 못했던 연을 드디어 날려보았던 감회를 느낀 적도 있었다...


...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미국 때문만은 아니다. 2001년의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침공하기 훨씬 전인 1970년대 후반에 이미 소련 연방(소비에트 공화국)이 거기를 침략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아니러니하게도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 무기를 지원하며 도움을 줬었다. 영화 `람보 3`도 이 시기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비록 관객들에게 최악의 영화들 중 하나로 꼽히긴 했지만 실버스타 스텔론의 근육과 열정만은 돋보였었다 ... ㅡ.ㅡ


여 기서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욱 연날리기에 애착을 가졌던 듯 하다. 지금과 같이 볼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연날리기 대회는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고, 사회적으로 큰 행사이자 대회였으니 당연 연싸움도 성행한 모습을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싸움에 지고 끊어져서 날아가는 연을 쫓아 경쟁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어렸을 때 동네를 소독하는 차 뒤를 쫓아 오후 나절 내내 동네 골목을 뛰어다니며 누볐던 추억들이 겹쳐짐과 동시에 누구나 철이 없어서 천지도 모르던 시절에 저질렀던 실수..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서는 치명적인 인생의 오점으로 남게된 행동이 나의 기억속에 떠오른 일들과 겹쳐져서 읽기가 편치 않았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과거 이야기를 지나 어느새 현재의 주인공 앞에 놓인 현실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구성과 유사한 방식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을 지나왔건만 오히려 더욱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자신의 옛 이야기를 지닌 채 주인공은 어릴 때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이제는 정착을 이루고 나름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도 풀리지 않고 계속 괴로움을 느끼는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그것을 똑바로 직시하며 바라보는 것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회피를 거듭하더라도 언젠간 운명처럼 그렇게 해야만 하는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 그저 똑바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는 출발점에 서게 되는 것이고, 조금씩 가다보면 가야할 길이 나타나는 건 단지 시간의 마법 만은 아니라고 본다.


소련군이 침략하면서부터 시작된 아프카니스탄의 피폐함과 비극은 뒤이어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로 더욱 심각해진 상황에서 악화일로를 걸어오고 있던 이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비극의 땅을 주인공은 다시 스스로 들어가 지금껏 자신을 괴롭혀 오고 있는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세상의 혼란함은 없어지지 않고, 아직 유아적인 의식 수준을 지닌 인류의 어리석음과 탐욕이 만들어 내는 폭력과 슬픔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질 뿐임을 저자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서 그리고, 아프카니스탄 특유의 전통 음식들 속에서 잔잔하게 고발하고 있다.


미국의 침공까지 이루어져 혼란함이 극에 달하고 있는 이 아프카니스탄 뿐만 아니라 세상의 찌든 가난에 심심한 위로와 함께 또한 모든 어리석음에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 책을 덮고 나니 갑자기 연이 날리고 싶어졌다. 새총도 아직 어디 있을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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