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대사를 알면 병 없이 산다
마크 하이만 지음, 윤혜영 외 옮김 / 한언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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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크 하이만`은 요양원에서 수천 명의 체중감량을 도왔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그 과정에서 얻어진 임상결과를 토대로 이 책에서 사례별로 소개하면서 그의 이론을 설명한다. 신진대사의 활성화, 체중감량과 유지, 거기에 따라오는 건강한 삶.. 이 모든 것은 음식 즉,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다이어트 식단이나 약물, 건강 보조제, 운동은 없다. 그리고, 체중 감소는 커녕 오히려 체중 증가를 부추기는 기존의 잘못된 상식과 지식들을 구별하여 하루빨리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기본 요지를 축약해서 소개하자면, 인체의 작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매우 중요한데, 이들의 수가 증가하면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고, 에너지 소비가 높아진다. 이것은 운동과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여 산소 소모 또한 늘어나면서 칼로리 연소도 자연스레 상승하게 된다. 특히 운동의 좋은 점은 미토콘드리아의 수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그 기능도 활성화시켜 근육과 산소호흡 또한 증대되는 여러가지 부수적인 이익이 있다. 이것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칼로리 소모 능력이 향상되어 불필요한 지방 및 살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요요현상 없이!

`운동`이라는 용어에 강박을 느끼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즐기는 것`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이게 막연하다고 느껴진다면 집안 청소부터 시작하길 권장해용~. ㅋ 옛날에 무술 배우러 가면 청소부터 시킨 이유가 있다니깐요. 또 다른 방법은 음식을 만드는 요리. 시장 보는 것부터 몸을 적지 않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마음도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어 부처님도 요리하기를 적극 권장했습니다. <적게 먹기 + 운동 많이하기 ≠ 체중감량>이며 "과식하지 마라", "모든 것이 의지에 달렸다", "과체중인 사람들은 게으르고, 불규칙적이며 스스로에게 관대하다" 등등 이런 잘못된 상식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이제 눈을 떠야 한다. 

살이 찌는 이유는 결코 단순하지 않고, 더군다나 적은 칼로리의 섭취가 오히려 다이어트를 망치며 대부분의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하루 동안의 신진대사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나 칼로리의 기본 양인 `안정 시 대사량` 이하로 먹어서 체중을 단시간에 너무 많이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몸에는 비상등이 켜지고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신진대사를 느리게 하여 `굶주림 모드`로 들어간다. 이때, 빠지는 살에는 지방과 함께 근육도 포함된다. 그러다 요요현상으로 살이 다시 붙을 때는 지방만 증가한다. 즉, 다이어트라는 행위 자체가 결국 손해보는 장사가 된다. 게다가 근육 손실로 신진대사의 동력이 사라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셈이다.

음식 자체의 칼로리와 그것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신진대사로 인해 발생하는 칼로리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음식 자체의 칼로리를 계산할 필요는 없으며 음식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유전자에 말을 걸고, 유전자는 우리의 몸에 말을 건다. 따라서, 유전자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자연식품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 의하면 우리의 유전자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식욕을 자극하는 쪽으로 진화되어 왔고, 그렇기에 우리 몸은 살이 찌도록 그리고 그 살들을 보호하도록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설계되어 오게 되었다.

여기에 지방은 살이 찌는 원인이 아니다. 더우기, 우리 몸에 빠져선 안되는 필수 영양소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 지방은 다이어트의 적이 아니며 그것으로 인해 살이 찌는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지방은 나쁘지 않으며 오히려 정제된 탄수화물의 지나친 섭취가 살을 찌게 한다. 바로 `당`이 그 주범으로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또 급격히 떨어뜨려 이로 인한 `혈당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허기를 느끼게 되면서 또 계속 먹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방도 다 같은 건 아니라서 종류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자와 패스트푸드에 들어 있는 경화유와 트랜스지방을 피하고, 올리브 유, 오메가-3와 같은 `리놀리인 산`을 먹어야 하며 이 외에도 호두, 호박씨, 해바라기씨, 아마씨, 아몬드, 청어, 정어리, 신선한 멸치 등의 자연산 생선 , 참깨, 아보카도, 캐슈넛 등의 바람직한 `불포화 지방` 등이 있다. 

`포화지방` 종류는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육이 아닌 방목된 육고기나 이들에게서 얻은 유제품과 알이 적합하다. 탄수화물 역시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이나 콩, 야채, 과일, 견과류, 씨앗류 등을 먹는 것이 좋으며 이 탄수화물은 지방을 연소시키고 노화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작동시켜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식물 영양소`에서 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정제과정을 거친 탄수화물에 들어있는 당은 혈당부하를 높여 몸 속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유발하게 하여 우리의 식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오래되어 나타나는 질병이 당뇨병의 초기 상태이며 다른 말로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라고도 하는데, 심장질환, 치매, 암 뿐만 아니라 당뇨, 아토피,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천식 등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우리가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할 점은 식품업계와 정부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집단의 최대 관심사는 사람들의 건강이 아니라 돈이다. 오늘날은 `음식 때문에 병이 들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비만과 체중증가는 다반사이고, 노화와 관련된 모든 질병, 당뇨, 발작, 암, 알츠하이머와 갈은 질병을 유발하는 음식이 넘쳐나고 그것을 과소비하도록 우리를 부추기고 있다. 앞서 말한 질병은 피할 수 없는 노화의 결과가 아니다. 이것은 식사의 질과 관련된 것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저질 식품을 먹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식품업계가 사용하는 돈이 최근에 발생한 건강문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충격적인 것은 애초에 담배로 문제를 일으켰던 회사들이 우리에게 식품을 팔고 있는 이 때, 비만이 사망원인 1위인 흡연을 제치려 한다는 것은 우연치고는 이상한 일이다. 바로 이 담배회사와 정크푸드를 판매하는 회사가 알고보면 같은 회사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은 식품 피라미드가 일반에 소개되면서부터 사람들은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정제된 빵과 쌀, 파스타, 씨리얼의 섭취를 늘렸다. 그 결과 비만율은 두 배가 되었다. 

생산자들에겐 이익이지만 이것을 먹는 우리의 건강에는 치명적인 이런 유해한 음식들의 해악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신진대사와 체중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 `고과당 콘시럽`과 `경화대두유`는 가공되지 않은 옥수수나 콩보다 우리를 더 배고프게 만들고 식욕을 자극하며 살을 찌게 만든다. 1970년대 이전에는 음료수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1997년 이후로 음료수의 기본적인 용량까지 커지면서 일인당 소비량도 초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 70년대 중반 이전에는 설탕으로 탄산음료를 달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인공감미료`나 고과당 콘시럽으로 달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초강력 설탕은 우리의 혈류로 매우 빠르게 흡수되고 우리 몸에서 허기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화학적 연쇄반응을 일으켜 더 많이 먹게 만든다.  

`경화유`는 쿠키나 크래커에서 샐러드 드레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보존하는 데 사용되는 관계로 수퍼마켓이나 마트에서 구매하는 거의 모든 포장들이 제품이 들어 있다. 왜냐하면 수퍼마켓이라는 곳이 원래 물건을 오래 쌓아 놓고 파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건강에 대한 전 세계적인 위협이다. 이러한 `트랜스 지방`은 우리 몸의 세포들 중 한 곳에 붙어 신진대사를 억제하고 지방연소를 늦추며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문제를 일으킨다. 이는 체중증가 뿐만 아니라 다른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들이 치명적이라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모든 제품에 이 성분들을 계속해서 사용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음식을 보면 달려들도록 설계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 중 상당수에는 음식이 아닌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음식들은 건강과 신진대사를 증진하는 유전자를 작동시키는 작용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유전자와 조화를 이루며 먹었던 식단에서 이미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식단은 농업혁명 이후 엄청나게 변화했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1만년 동안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21세기의 산업 주도에 의한 식단은 모두 우리의 유전자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비만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노화관련 질병, 만성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는 우리 몸이 가장 잘 적응한 식단에 대해 다시 한 번 충분히 알고 유전자와 조화(이를 통해 체중감량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그럴려면 편의점 선반 위에 놓여 있는 사탕이나 패스트 푸드가 아닌 우리의 조상들이 먹었던 그 식단과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 우울증, 염증, 독소, 자기전 지나친 과식도 비만과 체증중가에 한 몫을 하면서 건강한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살짝 엿보자면 바로 과일과 야채, 콩류, 견과류, 씨앗류와 곡물처럼 진짜 자연식품이면서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방법이다. 그리고 자연산 연어, 꽁치, 고등어 같은 생선을 먹고, 정제소금이 다량으로 첨가된 식품을 피한다. 특히 고과당 콘시럽과 경화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은 반드시 피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시작하면 점점 우리는 좋은 식단을 만들고 바람직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체중감량과 건강한 생활이 따라옴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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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3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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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에드워드를 대하는 벨난 아이 `벨라`의 감정에 대한 묘사에는 적응이 안되긴 마찬가지지만 그를 향한 마음은 여전하고 제이콥에 대해서도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조금은 형태가 다른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번 작품 `이클립스(Eclipse)`에서는 자칫 지루하고, 뻔하거나 짜증나는 삼각관계의 식상한 전개 대신 서로의 이해와 배려가 돋보이는 쿨~한 대처와 세련된 응수를 보여줘 좀 신선함 감이 없잖아 보인다.

이 작품을 대하면서 처음에 예상했던 이야기의 전개는 `뉴 문(New Moon)` 마지막 장면에서 벨라를 사이에 두고 표출된 갈등을 시작으로 열혈족인 퀼렛 부족과 냉혈족인 컬렌가 사이의 본격적인 대결구도였는데, 어디선가 급성장한 제5의 세력이 등장함으로써 이야기의 향방은 더욱 안개속으로 빠져들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 새로 등장하는 세력은 뱀파이어들로 보통 혼자 아니면 2~3마리씩 돌아다니는 소규모 무리가 아니라 20여 마리에 이르는 급조된 신생 흡혈귀 부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니 이들로 인해 시애틀이 한 판 발칵 뒤집히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포크스 빌이다. 그리고 이들 덕분에 철천지 웬수지간이던 이들 두 종족이 벨라를 그 무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잠시 함께 하는 어정쩡한 모습에서도 어느 정도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 그리고 나는 자석에 대한 내 생각이 모두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붙여 놓으려고 했던 것은 에드워드와 제이콥이 아니라 두 개의 나. 에드워드의 벨라와 제이콥의 벨라였다.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나. 그러니 둘은 붙여놓으려는 시도 또한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

늑대인간들과 뱀파이어들 사이에서 송곳니를 갈며 투와일라잇에서부터 벨라의 목숨을 노려오고 있던 `빅토리아`와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시시각각 보이지 않는 위협을 주며 서서히 접근하는 뱀파이어 부대. 거기에 볼투리가와의 계약 이행에 대한 시간의 압박마저 다가오는 현실에 놓인 가련한(?) 여인, 벨라의 운명이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도 로맨스는 빛을 잃지 않고, 빌리는 여전히 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며 이제 `최.종.결.정`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마지막 `브레이킹 던(Breaking Dawn)`으로 이야기는 넘어가게 된다.

영화 예고편을 보면 원작 소설과 다른 점들이 눈에 띄는데, 이런 각색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서는 주로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와 벨라의 1인칭 시점을 기준으로 한 심리묘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서서히 조여오는 뱀파이어 부대의 이동이나 모습에 대한 서술과 묘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들을 영화가 채워준다면 원작을 더욱 완성시켜줄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본다.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벨라가 아닌 제이콥의 1인칭 시점에서 그의 심리를 묘사한 짤막한 부분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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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예트 - Flyboy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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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판자를 이어붙인 것같아 보이는 비행기가
하늘을 나르며 공중전을 벌이는 1차 세계대전.  

언뜻 공중전이 아기자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들은
목숨을 걸고, 매번 임무에 나선다.  

그리고, 여기에 전쟁 영웅은 없다. 흘러가는 사건들 속에서 하나 하나의
시선들이 만들어 가는 각각의 이야기가 합쳐져 드라마가 되어 간다. 

전쟁이라는 그 시대의 비극적인 상황이 일단의 젊은 청춘들에겐
일종의 새로운 돌파구이자 동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전투를 겪으며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공포, 우정과 전우애,
사랑과 슬픔속에서 어느새 초보 파일럿들은 에이스가 되어 간다.  

`스텔스`의 아리까리한 최첨단 공중전과는 180도 다른 원시적인(?)
구식 공중전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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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조 디스펜자 지음, 김재일.윤혜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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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뇌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인류의 조상에 비해 3배나 크다. 커진 뇌로 인해 출산은 고통스럽고 위험한 것이 되었으며 우리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는 몸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한다. 진화의 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댓가를 치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다. - 수잔 블레이크모어

여지껏 읽었던 책들 중에서 별점 5개를 준 몇 개 되지 않는 책들 중 한 권이다. 저자는 생화학과 대체의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여느 작가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매끄러운 문장의 서술과 전개 그리고 세련된 글솜씨를 보여주어 감탄했고, 또 그만큼 번역 또한 매우 훌륭하며 깔끔하다.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의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삶을 여행하는 관찰자로서 `의식`은 현실의 가장 주요한 바탕이 된다. 사람들은 수많은 경우의 확률들 중 하나의 경우를 선택하며 그것이 실제로 경험하는 현실이 된다. 즉, 의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의식하면 와 닿는다는 말이다. 이 모두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뇌회로가 구성하고 있는 의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의식이 물질적인 뇌를 초월하여 여러가지 확률들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기왕 선택할 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창조적인 통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뇌의 회로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 틀을 갖추며 바뀌게 된다. 즉, 이 말은 새 사람이 된다든지 또는 거듭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견 좋지 못한 것이나 부정적인 것들에 매우 얽매여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일쑤다. 이건 다분히 습관적으로 뇌의 회로가 굳어진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그것을 반복하기 때문이며 거기서 빠져 나오기가 아주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총칭하여 `중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러한 부정적인 관념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회로 역시 만들기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볼 때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뇌의 신경은 우리의 생각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부정적인 생각이든 긍정적인 생각이든 우리가 이를 형성하는 데는 똑같은 노력이 든다. 바꿔 생각하면 긍정적인 태도도 부정적인 태도만큼이나 만들기 쉽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만드는 사람을 보기는 드물다. 우리가 우울과 분노와 음울, 고통, 증오라는 존재의 습관을 발달시키듯이, 행복과 만족, 충만함, 기쁨이라는 존재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반복한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마음 상태를 더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여기서도 역시 우리는 그러한 `감정`들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것의 희생양이 되기 쉽지만, 정확히 알고 보면 우리는 감정이 아니라 `감정과 연결된 뇌 회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그 뇌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감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져 그저 그 자체로 머릿속 뇌회로에 존재하고 있는 그 무엇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들어진 뇌회로는 단지 시간의 작품일 뿐 그것이 곧 자신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질러진 책상 위와 서랍을 정리하는 것처럼 말끔히 치우고, 새롭게 정리하여 다시 꾸밀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뇌가 굳어져서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라는 것도 생각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뇌회로는 우리의 의지와 생각을 고쳐먹음으로써 다시 새롭게 설계하여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단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심적 시연`과 그것을 `점화`시키는 반응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차분하고 인내심 많은 사람이라는 자신의 모델을 만들면, 이것은 현실적이 된다. 따라서 화가 가득하고 참을성 없는 사람이라는 과거의 자신을 희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다 새로운 자아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 우리는 좀 더 긍정적인 연쇄반응을 일으키도록 자신을 점화하게 된다.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신 관용 있는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점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 점화를 통해 우리는 이상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뇌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신에 승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고 자신을 환경과 분리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선택할 수 있다. `심적 시연`은 우리의 뇌를 점화해 우리가 환경의 영향을 느끼는 대신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자가 점화는 우리가 환경을 뛰어넘어 더 위대해지도록 만든다. 만일 우리가 환경보다 더 위대해진다면 그것이 곧 진화다. 

자기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자신의 뇌에게 살짝 물어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뇌는 답을 준다. 잠자는 동안에 그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며 문제 해결에 도움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심상화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사색(speculation)이 좋은 이유는 절대적인 것이나 옳고 그름, 흑과 백, 예와 아니오와 같은 이원적인 대답이 아닌 열려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엽의 위대한 점은 이러한 사색적인 명상에 참여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이미 수많은 이원적인 답변들이 있다.  

우리는 전두엽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 곳곳에 쌓여 있는 수많은 경험과 사실을 분류하여 거의 즉각적으로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색적인 질문에 빠져 다른 대안과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전두엽은 흥분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에 대한 답이 뇌의 어디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답에 도달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생을 전두엽은 좋아한다.

우리는 아마도 마음과 몸, 우리의 삶, 궁극적으로는 존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를 바꾸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른 노력을 한다면 다른 것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뇌가 생각을 처리하고, 이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원리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현재의 나를 있게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내용을 토대로 뇌회로를 재설계해 나간다면 자가면역력을 비롯하여 집중력, 직관력, 통찰력, 문제 해결력 등이 높아지고, 보다 긍정적인 선택들을 통해 좋은 습관과 뇌의 노화예방, 그리고 좋은 인연들을 끌어당김 뿐만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제 결론이 나온다. 뇌회로를 이용해서 보다 나은 인생을 만들 것인가,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뇌회로(감정)에 묻혀 살 것인가.. 결정은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고, 만약 보다 나은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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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진동 - 원하는 것을 이루는 뇌의 비밀
이승헌 지음 / 브레인월드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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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은 건강합니까?
당신의 마음은 행복합니까?
당신의 영혼은 평온합니까?


이 세 가지를 첫머리에서 물으며 시작하는 이 책에서도 역시 변화는 내부에서 그것도 뇌에서부터 가능하므로 `뇌 회로`를 조절하여 내면을 바꾸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에 빠져있거나 감정에 얽매여 있는 뇌를 스스로 구제하여 부정적인 정보들을 털어낼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그것이 자기 뇌의 주인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감정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많은 생각들이 원인이고 이들 중에서도 현실적으로 상당수가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후회, 집착, 원망, 불안, 죄의식, 피해의식, 탐욕, 성냄 등등....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생각과 거기에 수반되는 감정을 처리하는데 뇌를 너무 많이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감정은 뇌의 생리 작용일 뿐 `내`가 아니다. 알고보면 실체가 없는 정보에 지나지 않는 생각들에 얽매여 자기 자신을 창살없는 감옥에 가두어 둘 필요는 없다. 따라서, 감정에 그리고 생각에 빠진 뇌를 그대로 두어 거기 끌려다니기 보단 그 감정과 생각들이 일어나는 뇌를 관리해야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논지와 일치하는 점은 `감정`이란 언제든 일어났다 또 꺼지면서 온갖 복잡한 상념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반복하는 허상일 뿐 `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이 그리고 거기서 일어나는 감정이 바로 자기 자신인줄 알기 쉽지만 감정은 불현듯 찾아와 온갖 망상을 일으키고는 또 홀연히 없어지기도 하는 헛된 것으로 자기 자신이 아님을 알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런 허상에 얽매여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은 감정이고, 마음은 마음이며 자기 자신은 그것들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을 털어내고 자기 뇌의 주인으로 당당히 나서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주체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을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고 비판적인 견지에서 자기 정신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의 뇌를 알기 위해 우리는 의학자나 뇌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뇌의 무게라든지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필요한 요구 소비 산소량 같은 문제는 그들에게 맡기고, 자신의 인생 속에서 삶이 보다 나아지기 위해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 있는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뇌는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에 더 집중한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뇌를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며 평화적으로 쓰는 일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을 지배와 욕망에 두는지 아니면 평화와 공존에 두는지의 여부에 따라 다크 브레인 Dark Brain이 될 수도 파워 브레인 Power Brain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할 때 뇌가 가진 본래의 완전한 능력이 펼쳐지면서 평온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좋은 음악과 같은 기분 좋은 긍정적인 메시지와 이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으로 우리의 뇌를 활용하면 플러스 적인 인생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예로부터 근원적인 신성을 알고서 이를 숭배하며 교류를 해오던 민족으로 우리는 흔히 이를 두고 `신명(神明)`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해왔으며 옛 문헌에도 "... 하늘님을 보고 싶으면 네 머릿골에서 찾으라 ..."라는 구절이 있듯이 이미 우리 뇌에는 하늘과 소통할 수 있는 교신소가 있다.  

이런 훌륭한 기능을 이용해서 이원론적인 대립을 넘어 초월과 통합으로 간다면 더할 나위없이 그것보다 궁극적인 것은 없겠지만 이건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이 변해버린 인간 세상에서 다함께 하기엔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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