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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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향기가 나는 소설. 이런 소설은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는다. 

스토너는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우연히 대학에 진학했다가 듣게 된 영문학 수업 이후 영문학에 빠져들게 된다. 이후 그는 영문학과 조교수로 평생을 근무하고 별다른 세속적 성공은 거두지 못하다가 쇠약해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가정생활도 평탄하지 않다. 조울증으로 보이는 아내와 그 아내의 통제로 망가져버린 딸. 중간에 있었던 스토너의 불륜까지. 

이 사람의 일생을 살펴보는 데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지만

삶이란 그런 것. 그렇게 묵묵히 이름을 날리지 않고도 하루하루를 견디며 좋은 때도 맞이하며 실수도 하며 살아가는 것. 그럼에도 가치있는 것. 

스토너를 불쌍하게 여겼다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오히려 현재 내가 스토너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서(그냥 내 분야에서 조용히 묵묵히 큰 욕심 없이 일하기) 그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같은 사람이 아마 더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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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 개정판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지우.송호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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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와 이견

다른 사람에게 동조하는 현상 

- 사회적 지위, 자신의 견해에 대한 확신, 과제의 어려움 또는 두려움, 금전적 보상, 규모, 집단 소속감 등이 동조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같은 집단에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들은 동료들의 판단을 따르고 자신이 지각했던 것을 잘못 묘사하며 심각한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훨씬 정확하고 독립적인 답을 내놓았다. 비밀투표의 중요한 효과이다.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침묵한다. 친구와 동료들의 화를 돋우거나 그들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침묵은 종종 폐해를 야기한다. 65쪽) 

(사람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자신의 견해를 말할 수 있게 할 방법은 - 불일치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배적인 정설에서 벗어나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익명으로 이견을 밝힐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견제와 균형의 체계. 66쪽) 

- 소수의 의견은 사람들의 개별적인 생각에는 종종 영향을 미친다. 소수의 규모 또한 중요하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실험 대상자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한 이유는 바로 양심에 입각해 행동한 동료 때문이었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한두 명의 다른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든다. 도덕적 판단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판단과 관련해 위험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합리적인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이 전문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가를 따르려 하지 않고 양심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 행동했다. 76-77쪽) 


법에 (불)복종하기

- 법의 표현적 기능. 그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법을 지키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 법은 위법 여부가 가시적인 경우에 매우 효과적

- 그러나 사람들이 법을 위반하여 이득을 얻거나 처벌되지 않는 소집단 공동체에 있다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 

- 법은 당대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보다는 앞서 있지만, 너무 많이 앞서 있지 않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89쪽) 

- 법 준수 여부에 고려되는 요소들: 제재 가능성, 처벌의 정도, 위반이 평판에 미치는 비용/이익, 법 준수에 따르는 신체적 이익/비용 

- '동조'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법을 지킨다는 것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법 준수를 늘릴 수 있다. 

- 법이 시민들의 가치를 더는 반영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법적 강제 없이는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법이 사람들의 가치와 너무 차이가 나서 민주주의에서 더는 강제될 수 없을 때 그것은 정당성(legitimacy)을 상실한다.(101쪽)   


무리지어 다니기 - 정보쏠림 현상

(동조 압력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반대 정보/의견에 대해 침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웃은 어떤 생각을 할까? 

- 평판 때문에 침묵하기

-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난을 원치 않기 때문에 침묵한다.(148쪽)

- 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언론의 자유와 같은 다양한 시민적 자유의 보장 

- 집단 토론에서 투락된 '관점'을 이야기하는 다른 목소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 


언론의 자유 

집단 편향성의 법칙

헌법 제정자들의 가장 큰 공헌

판사들 사이의 동조현상

고등교육에서의 적극적 시정조치(의 필요성)


개인의 신념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두 요소 : 타인의 행위와 진술을 통해 전달된 정보에 의한 동조효과 /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인간의 보펴적 열망에 의한 동조 효과

=> 동조와 사회적 쏠림 현상(social cascade), 집단 편향성(group polar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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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크레딧 -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
김주희 지음 / 현실문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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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으로 만들어진 신용을 통해 거대한 성매매 업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명하고, 여성 개인이 신용을 통해 주어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 산업에서 일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여성들은 성매매 경제의 신용을 재생산하는 수단, 자신들의 채권과 결집되어 신용사회를 떠받치는 담보물 혹은 화폐제조기가 되었다. 신용의 민주화를 가능하게 된 '증권화'에 채권추심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신용은 빈곤한 이들의 몸과 미래의 삶을 수익으로 계산하고 이를 담보 삼아 사회 안에 내재한 불평등을 가리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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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 프시케의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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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만연하는 세 가지 대단한 비진실이 있다.

1. 유약함의 비진실: 죽지 않을 만큼 고된 일은 우리를 더 약해지게 한다. 

2. 감정적 추론의 비진실: 늘 너의 느낌을 믿어라.

3. 우리 대 그들의 비진실: 삶은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 사이의 투쟁이다. 


"우리는 늘 검색 엔진이나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관심 이상의 정보까지 전달받는다. 이러한 필터 버블을 통해 각각의 단절된 도덕 매트릭스들과 떠받친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이렇게 물리적으로나 전자적으로 고립되면 확증편향, 집단사고, 부족주의가 거세지고, 그럴수록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다." 

정서적 양극화 상황(정치에서) 


2015년만 해도 캠퍼스 시위대들이 별 것도 아닌 일에 과민반응을 보인다며 질책한 일들이 많았지만, 2016년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캠퍼스 바깥의 우파들이 좌파쪽 교수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보다 더 빈번하게 과민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좌파와 우파가 서로 적대시하고 상대편에 대한 최악의 믿음을 공고히 하는 양극화 사이클이 생긴다.


헬리콥터 양육,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염려, 스크린의 유혹 등이 결합되어 i세대 구성원들은 어른의 감시 없이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시간이 과거 세대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다. 어른의 감시 없이 보낸 시간과 오프라인 생활경험이 과거의 그 어느 세대보다 적은 학생들은 물리적으로는 안전한 환경에 있으나 정신적으로는 더 나약하다. 대학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불거졌을 때 보호를 요청하거나 어른들의 개입을 요구하는 사례가 갑자기 많아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불안증과 우울증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청소년의 우울증과 상관관계가 있는 활동은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과 티비 시청이다. 

그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활동은 스포츠 및 운동, 종교, 예배 참석, 책과 인쇄물 읽기, 직접 만나는 사회적 상호작용, 숙제하기이다. 

특히 하루 스크린 이용시간이 2시간을 초과하면 우울증 리스크가 더 커진다. 


과잉보호와 편집증적 양육 문제. 자유놀이의 쇠퇴. 

아이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노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양육전략이나 법 제도는 자유민주적인 사회를 망치는 심각한 위협이다. 그 방식에 길들면 애초 우리 머리에 박힌 기본 관념부터 "이런 갈등은 우리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공권력이나 제3자를 개입시켜야 한다"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에 서툴어지면 이 세상은 더 많은 갈등과 폭력에 물들 것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다른 누군가의 강압에 의지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가장 당연한 일로 여기게 될 것이다. 

피해자의식 문화가 등장하려면 관리자 혹은 법률 전문가가 존재해야 한다. 행정적인 해결책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그런 도움을 요청하는 데 일말의 거리낌도 없을 때 이것은 "도덕적 의존"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문제를 점점 외부 권위자에게 맡겨 해결하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형태로 갈등을 관리해나가려는 의향이나 능력은 위축돼 그 기능이 퇴화해버릴 수 있다. 


렛그로우 웹사이트(Letgrow.org)를 방문해보자. 

아이들이 생산적 의견충돌을 많이 벌일 수 있도록 독려하자.

- 갈등보다는 논쟁이 되도록 틀을 짜라

- 주장을 펼칠 때는 내 생각이 옳다는 식으로 하되,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내가 틀렸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라. 나아가 기꺼이 생각을 바꾸려 해라.

- 상대방 관점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그 뜻을 해석하라. 

- 내 의견에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나와 어디서 의견이 일치하는지,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 인정하라. 


인지행동치료의 과정

1. 불안하거나 우울한 생각 등 힘든 생각이 들 때 자신에게 드는 생각을 적어본다.

2. 힘든 생각의 강도를 적는다.

3.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불안함이나 절망이 덮쳤을 때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펼쳐졌는지 적어ㅗ자.

4. 왜곡된 자동사고 유형을 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런 생각이 인지왜곡은 아닐까 

5.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와 반하는 증거를 찾아본다.

6.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할지 생각해보자. 그 생각이 일리있는가

7. 내게 일어난 일을 다시 생각해보고 해당 상황을 다시 평가해보자.

8. 새로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적어보자.

9. 나의 힘든 감정의 점수를 다시 매겨보자. 

 

읽으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점점 더 갈등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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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조던 B. 피터슨 외 지음, 조은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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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을 두고 서구에서 논쟁이 치열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가 정치적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나다 방송국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진보라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4명의 토론자를 데리고 토론을 진행했다. 


"미셸 골드버그 

: 정치란 그런 것입니다. 서로 반대하는 그룹들이 서로 논쟁하는 것. 

미국에서 정체성 정치가 비판받은 짖머은 그것이 계급을 희생시켜 인종이나 젠더 문제를 부각시켜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뉴딜연합(1930년대 뉴딜정책으로 형성된 노동자, 농민, 흑인, 여성 등 비주류 사회세력의 연합으로 민주장 장기집권의 토대가 되었다)을 약화했다는 거죠. 하지만 미국에 한정해서만 보면, 뉴딜연합은 인종, 시민권운동에 의해 붕괴되었어요. 정면돌파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여성과 소수 인종의 권리는 예속될 것입니다." 


스티븐 프라이

제가 궁극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는 이유는 제가 일생 동안 혐오하고 반대해왔던 것들이 PC에 있기 때문입니다. ㅡ 설교 조의 개입, 경건한 체하는 태도, 독선, 이단 사냥, 비난, 수치심 주기, 증거 없이 하는 확언, 공격, 마녀사냥식 심문, 검열 등이 PC에 결합되어 있어요. 

제가 PC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목표를 반드시 성취하고 싶지만 PC는 적합한 방법이 아니라고 보는 거죠.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커다란 실패는 효과적인 것보다 올바른 것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조던 피터슨

결과의 평등, 집단 정체성을 축으로 모든 논쟁을 해석하는 것, 병적인 좌파가 캠퍼스를 장악하는 것에 반대한다. 

집단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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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을 둘러싼 정치의 양극화가 정치적 갈등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고학력 신산업 종사자들은 개방성과 진보주의의 가치를 외친 반면

전통 제조업이나 농업 등에 종사하던 이들은 여전히 전통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소리쳤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약 20~30년간 두 공간과 인구집단의 간극은 커졌고, 두 집단이 공유하는 공통의 관심사나 목표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미디어의 파편화 경향, 온라인커뮤니티의 분화,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가 이를 더 가속화하였을 것이다. 

젊고 진보적인 인구가 계속 유입되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진적인 정치적 올바름 운동이 세를 불려나가고 

이에 반대하는 보수 내지 대안우파가 생겨나 인터넷 미디어로 뭉쳤다.

2016년 이후로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등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비롯한 진보적 가치에 호의적이지 않은 포퓰리즘 운동이 부상하고 국경을 넘어 공유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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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토론이란 것은 자기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이고 그것으로 인해 토론자 개인의 견해가 바뀌기는 어렵다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대는 안 했지만, 이건 쟁점 정리도 잘 안 되고, 서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개념부터 다르게 생각하고 시작한 난상토론이라...

토론자 각자의 입장만 확인하고 (서로 얼굴을 붉힌) 자리가 된 것 같아 아쉬웠다. 

대략 북미권 분위기가 이렇구나 짐작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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