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미피 시리즈가 다시 나왔다고 해서 내 딸에게도 읽어주려고(그 김에 나도 다시 읽고 겸사겸사) 구입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글밥이 좀 된다. 두돌 안 된 아기에게 문장을 다 읽어주면 지루해 해서 나름 엄마편집본으로 읽어주고 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선명한 색감의 미피 그림은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고 예쁘다. 아쉬운 점은 보드북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것(아이가 스스로 책장을 넘기기 어렵다) 책 상태에 비해 가격이 좀 된다는 것. 아가들 동화는 동시처럼 노래처럼 읽는 게 제맛인데 이건 읽다보면 착착 리듬에 맞게 읽히지 않는 문장도 있다는 것(번역이라 어쩔 수 없는 걸지도...)
서울의 옛날과 오늘.
서울은 이방인인 나에게 언제나 매력적인 도시이다.
근현대 서울의 확장, 변천과정을 법 제도의 변화와 더불어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 “강남의 탄생”이 카더라에 많이 의존한다면(그래서 잘 읽히기도 하지만), 이 책은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인과관계를 설명해준다. 다만 대담 형식을 담은 책이라 그런지 판단이나 평가에 대한 근거가 딱히 없는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왜??라고 묻거나 반박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정권에 대한 글쓴이의 호오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에 따라 정책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는 것 같다. 사실과 글쓴이의 평가를 구별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공지영이 실제 사건을 조사해서 쓴 소설이다. 실화는 상상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보다 더 지독하고 믿기 어려울 때가 많아 소설가로서는 그걸 글로 쓰겠다는 유혹을 받게 되나보다. 공지영이라는 작가에 대한 판단은 다양한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좋아하는 소설가는 아니다. 이번 소설에도 통 공감하기 어려운 그녀의 생각들이 (당연히) 담겨 있고 거부감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쭉쭉 읽히게 쓴다는 건 참 강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