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
데이비드 니콜스 지음, 박유안 옮김 / 호메로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읽었다.
데이비드 니콜스의 <원데이>를 재미있게 읽었고, 영화도 나름 재미있게 봤는데
<어스>는 그보다 좋은 작품이라는 평이 있길래.  


딱딱하고 재미없는 과학자 더글라스는 자신과 정반대로 예술가적인 기질이 풍부한 여자 코니를 만나
아들 앨비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앨비가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집을 떠나게 되자, 아내는 갑자기 더글라스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더글라스는 돌이켜보니 어느덧 아들과도 썩 좋은 사이가 아니다.
더글라스는 어떻게든 가족 관계를 지켜내려고 필사적으로 유럽 그랜드투어를 계획한다.

그렇지만 이미 깨어지기 일보 직전의 가족 셋이 떠나는 여행이 그리 유쾌할 리 없다.

유럽여행 중 벌어지는 가족간의 충돌, 갈등과 과거에 있었던 더글라스와 코니의 만남과 결혼생활 이야기가 정신없이 교차된다. 그러면서 처음에 설렜던 코니, 앨비와의 만남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서로에게 궁금할 것 없는 관계 또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만을 몰아붙이는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충돌 속에서 오가는 대화가 좋다. 유럽 여행지를 주절주절 소개하는 듯한 부분은 가끔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결국 여행 한번으로 그동안 누적되어 온 가족 관계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지만,  

그들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깨닫고

나름대로 노력하거나 포기하는 모습이 때로는 눈물겹고 우습기도 했다.  

더클라스의 모습은 마치 보수적인 아버지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안타까웠으며, 자유라는 이름 아래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던 코니나 앨비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다들 불완전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어울리고 부딪히고 하는 것 아니던가.   

 

작품성으로 치자면 어스가 나을 수는 있는데,

재미로 보자면 원데이가 나았던 것 같다.

영화로 만들어질 계획도 있다던데, 영화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영화각본을 많이 쓴 사람이던데, 

읽다보면 영화로 만들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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