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기억력 -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기억의 착각
줄리아 쇼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몹쓸 기억력 -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기억의 착각..

 

 

 

 

 

 

저자 줄리아 쇼의 심리학 도서 몹쓸 기억력은 기억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무언가를 망각하거나

기억하는 생물학적 원인들을 파고드는 동시에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기억하는 방식에 시회적 환경이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소개되어 있고, 기억이 할 수 있는 일에 관한 우리의 이해나 오해에 대중매체와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설명되어 있는 심리서적이다.

몹쓸 기억력 목차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나는 태어난 순간을 기억한다 - 어린 시절은 왜 완벽하게 기억나지 않을까?

2장..  기억의 교활함 - 기억은 곧 지각이다.

3장..  벌들과 함께 춤을 - 뇌의 생리는 기억에 어떤 오류를 일으키는가.

4장..  기억의 귀재들 - 완전무결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5장..  잠재의식 속의 기억 - 왜 주의를 기울여야 기억을 형성할 수 있을까?

6장..  불완전한 탐정 - 우리는 왜 자신의 기억력을 과신하는가.

7장..  9. 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 감정적 사건에 대한 기억도 불완전할 수 있다.

8장..  소셜 미디어 - 미디어는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9장..  투키가 내 바지를 내렸어요 - 외상 사건을 어떻게 잘못 기억할 수 있을까?

10장..  심리 게임 - 우리가 불완전한 기억을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

 

 

 

 

 

 

기억은 우리 인생의 궤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내게 기억이 없다면 어떨까..?

기억이 없다면 과연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기억에는 " 의미 기억" 즉 " 일반 기억" 이라고도 하는데, 의미와 개념과 사실에 대한 기억이다.

개인마다 쉽게 기억하는 특정 유형의 의미 정보가 있다. 예를 들어 역사적 사건의 날짜를 잘 기억하는 사람이

사람 이름을 외우는 데에는 서툴 수도 있다. 반대로 사람 이름은  잘 기억하면서 중요한 날짜는 자꾸

잊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날짜와 인명 모두 의미 기억에 속하는 정보들이지만 그 정보들을 기억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의미 기억과 더불어 " 일화 기억" 또는 "자전적 기억" 이라는 것도 있다. 대학에 입학한 첫날, 첫 키스,

2013년 칸쿤 여행 등을 추억할 때 우리가 꺼내는 것이 바로 일화 기억이다.

일화 기억은 곧 과거 경험들의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기억을 모아놓은 스크랩북, 마음의 일기,

우리 안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이다. 일화 기억은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진 일들을 추적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런 유위 기억에 접근하는 행위는 감각적 경험을 재생하는 일과 비슷하다. 

일화 기억은 단지 우리가 아는 사실들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정의해주는 특정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 갓난아이였을 때가  기억난다면서 자신이 누워 있던 아기 방이나 침대의 생김새, 또는 그 시기에 일

어난 특정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한다.

 

난 내가 태어난 순간도 기억이 없고, 하믈며 6살때의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어떻게​ 태어난 순간을

기억하고 갓난아이였을 때가 기억이 난다는 말인가.? 대단한 사람들이고,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고 나는 생각된다.

그러나 저자 줄리아 쇼는 그들은 진짜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했다.

그들은 기억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얻은 정보를 가지고 어린 시절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을 확률이 높다한다.

옛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무심코 그 정보를 끼워 넣으면 기억의 빈틈이 채워지고 세부 내용이 만들어진다.

우리의 뇌는 이 정보 조각들을 논리적으로 꿰맞춰 진짜 기억처럼 느끼도록 한다.

" 기억하는 주체" 의 의식적인 결정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기억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나보면 유독 눈에 띄는 사건들이 있다. 이런 기억들의 공통 특성은 가장 감정적이고

가장 중요하며 가장 아름다운 일 혹은 가장 의외였던 사건들이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 기억들이 우리 인생의 특정 시기 주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 10세에서 30세까지의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세 이전의 기억은 거의 남지 않는다는 다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우리를 정의해주고

우리의 정체성에 그토록 중요한 이 기억들에도 결함이 내재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우리의 지각이 착시, 각성 수준, 형편없는 시간 감각에 속아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각능력들은 하나같이 불완전하다. 시각. 청각. 미각. 열 감각. 촉각. 평형감각. 자기 수용 감각

모두 농락당할 수 있다.​  철학자 조지 버클리의 " 존재한다는 것은 지각된다는 것이다." 라는 말처럼

우리가 지각하는 것만이 실체라 할 수 있다. 즉, 현실을 잘못 지각하면 그 오해가 우리의 기억 시스템에

자리를 잡게 되어 나중에 떠오르는 기억은 객관적인 현실을 정확하게 대변하지 못할 수 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유용하게 기능할지 몰라도 우리의 기억 하나 하나는 아무리 선명하다 해도 애초부터

지각적 결함과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다.

 

거짓 기억이 언제 어떻게 왜 만들어지는가를 두고 연구자들이 많은 메커니즘들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퍼지 흔적 이론의 네 가지 원칙은 그것들을 아울러 설명할 수 있는 폭넓은 틀이 되어준다.

퍼지 흔적 이론을 요약하자면, 각각의 경험이 다수의 파편들로 저장되는데 이 파편들이 실제와 다른 방식으로

재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 오류가 생긴다는 것이다.

뇌에 내재되어 있는 생리적 메커니즘들이 복잡한 기억 오류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우리의 뇌는 생물학적으로나

화학적으로 경이로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오류 기능성도 우리가 연상 기억 시스템의 이득을 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연상 기억이 없다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정신도 가질 수 없다

 

 

 

 

 

 

 

인간의 정신에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실제 사례로 어떤 여성은 11살 때부터 본인 과거를

기억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고, 오늘 사이의 어떤 날짜든 간에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

그날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그날 무슨 중요한 일이 있었는지 전부 설명할 수 있다 한다.

텔레비전에서든 어디서든 어떤 날짜가 뜨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그날로 돌아가서 그날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그날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다 기억난다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본인도 모르게 이렇게 돼버리니까 너무 피곤하다고

하소연했다. 연구결과 저자는 이 여성한테 " 과잉기억증후군" 을 가진 사람이란 결과다.

그 여성은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비범하게 잘 기억하면서도 그 외의 정보를 기억해내는 능력은

뛰어나지 않는다 한다.

 

초기억력자들의 뛰어난 기억력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기억 전략을 습득한 결과라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으로 " 자전적 기억력이 아주 좋은 사람" 이라는 뜻이다.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날짝 어느 요일인지, 아동기 중기 이후의 수많은 날들 중에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세히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의 기억은 97%의 정확성을 보인다 한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약 10퍼센트는 기억 부분에서 비상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한다. 

그런 사람들을 서번트 라고 부른다. 서번트는 자폐증이나 뇌 손상 같은 질환 때문에 심각한 발달 장애를 앓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특정 영역에 대한 비범한 기억력 같은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다.

신경학자 도리트 샬롬은 자폐증 환자는 개인사에 관한 일화 기억과 가장 흔히 연관되는 변연계 및 전전두엽이

손상되어 있지만, 다른 유형의 기억은 멀쩡하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확률이 전반적으로 더 높다는 의미다.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부족할 따름이라고 했다.

자폐증으로 인한 자전적 기억의 결핍이 자아 개념과 개인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 역시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한다. 자폐증 환자들은 마음 이론이 덜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달정신병리학 교수인 사이먼 배런-코언은 이를 "마음맹" 이라 불렀다.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과 욕구가 자신과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헤아린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자전적 기억에서 풍요로운 정보를 꺼내 쓰지 못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세상이 오면 어떨까..?  스마트폰에서 " 스페인어 배우기 " 를 톡톡친 다음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알아야 할 모든 스페인어 단어들이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다.

또, 어떤 불쾌한 사건을 싹 잊고 싶으면 기억 조작 전문가인 최면술사를 찾아가 그 기분 나쁜 엔크램을

제거해달라고 부탁하기만 하면 된다. 최면으로 나쁜 습관을 고쳐주겠다거나 잠든 사이에 녹음테이프로

뇌를 변화시켜주겠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잠든 사이에 새롭고 복잡한 정보를 학습하거나 기억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줄 증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면도 마찬가지다. 최면술이 일부 의료적. 심리적 문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기억의 과학" 이란 관점에서는 최면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최면에 빠진다는 사람들은 거짓 기억을 만들어내기가 쉬운 사람들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가 온라인 세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대감을 끊임없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한 거의 무제한의 정보에 접근할 있고 자신의 기억과 그에 대한 느낌을 남들과 즉각적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나누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기억은 우리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사회의식의 흐름,

사회적 풍경의 일부가 된다. 뭔가 중요한 사건일 것 같은 기미가 보이면 우리는 전화기를 꺼내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고 벌어지는 일들을 요약해 온라인에 게시한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이 무엇인지 소셜 미디어가 결정하게 내버려두면, 남들과 나누기 어려운 기억은

도태해버릴 수도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보여주는 기억이 실제보다 더 의미있고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은 결국 우리의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실제 경험인지 아니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온라인상의 현실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기억이 확대된 데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와 높아진 소통 능력으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새로운 난제들과 이득이 생겨나고 있으며, 기억 연구자들은

그 연구에 이제 막 발걸음을 뗐다. 이 신세계에서 다 함께 좀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거짓 기억의 실체를 부인하지 말자. 거짓 기억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진짜 기억처럼 보이거나 느껴지며,

우리는 아주 감정적이거나 외상적인 사건들까지 잘못 기억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운 정신이

작용하는 원리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기억의 유연성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고, 많이 알아야 부당한 수사 면담이나 추정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진짜 같은 거짓 기억은 존재한다.

 

저자 줄리아 쇼는 몹쓸 기억력 책에서 우리의 기억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키는 것이라 했다.

생체적 결점들, 지각의 오류들, 오염, 주의 편향, 과신, 작화 등으로 기억이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기억을 실패작으로 묵살해보리고 넘아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기억이 필요하다.

하루도 빠짐 없이 우리는 기억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메타기억은 우리의 기억과 그 기능에 대한 지식을 말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즉 메타 인지의 한 유형이다. 이런 능력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왜 어떻게 기억하는지 그리고

개별적인 정보들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생각할 수 있다.

 

몹쓸 기억력 책을 통해 우리가 확실하다고 여기는 기억이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하며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것인지를 알았고, 기억 작용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기억력을 과신하는 일을 피하고

더 신중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우리의 기억 시스템이

지닌 모든 결함을 이해하고 나면 완전히 새로운 사회 풍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허구적인 표상이며, 우리가 조금이라도 확신할 수 있는 건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뿐이다. 그

러니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 된다.

우리 인생과 기억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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