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하나는 멀쩡하다니 다행이었다

그녀는 안도하며 앞에 놓은 술잔을 기울였다

순간 취기가 확 오르는 기분이었다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나간 일에 연연하는 걸 질색하는 남자였다

회사는 수익 창출을 위해 움직이는 곳입니다

혼나면서 배우는 거고 그러면서 발전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날의 일은 그저 실수였을 뿐이었다

술에 취해 저지른 말도 안 되는 실수

그러니 그의 말처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조심하면 되었다

분명 그렇게 마무리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자꾸 그날의 일을 언급하는 걸까

왜 스스로에게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의 말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느닷없는 질타가 벼락처럼 쏟아졌다

쟤가 모자란 게 대체 뭐야

자신을 이렇게까지 완벽한 여자로 봐 왔다니 무척이나 고마웠다

이쪽도 아군은 아닌 건가?

흠이라면 너무 완벽한 것이 흠이지

모자란 데가 하나도 없다고?

지금 이 자식이 뭐라고 떠드는 거지?

너 나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바라는 것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래?

방금 완전 소름 돋는 말 했잖아

그게 네가 제정신으로 할 소리야?

왜, 못난이 소리 안 들으니까 이상해?

아무래도 강 씨 형제가 오늘 날을 잡은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번갈아 가며 자신을 이렇게까지 괴롭힐 순 없는 거였다

자정이 넘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황금 같은 소중한 시간을 그 형제 때문에 허비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만 일어나야겠어

넌 친구를 버리고 가냐?

너 예쁜 거 아니까 이제 그만 일어나 볼까?

쟤가 아무리 말랐어도 만취 상태인데 얼마나 무거웠겠어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그런 건데?

괜찮은 거면 다행인데 묘하게 찝찝했다

차라리 그 새끼 때문에 복잡한 거면 이렇게 머리가 아프지 않지

이제야 기회가 생긴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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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은밀한 비서 수업
오예인 / 로아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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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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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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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것 같지?

서로 흥분으로 짙어지는 서로의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견디기 힘든 전율이 느껴졌다

벌써 보채는 거야?

지금 네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알아?

그가 숨을 쉬며 헐떡이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거울을 마주 보고 서서 그녀의 가슴을 짓이길 것처럼 주물렀다

네가 얼마나 섹시한지 알겠어?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교성이 나왔다

결국 1년 반 동안의 뜨거운 연애 끝에 결혼했다

나하고 결혼하는 거지 우리 부모님하고 결혼하는 거 아니잖아

무슨 말을 하든지 신경쓰지 마

내가 너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무슨 상관이야?

네가 그런 걸로 기죽거나 우울해하면 그땐 내가 어머니한테 정말 화가 날 것 같아

가족은 숙명적으로 나한테 주어진 사람들이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아요

내가 선택한 사람이에요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내가 약속한 사람이에요

서운하게 들으셔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적당히 반대하셨으면 해요

반대하신다고 해서 제가 선택한 결혼을 안 하는 일은 없어요

내 아들이 선택하고 사랑하는 여자

내 아들이 제 인생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한 여자

딱히 좋은 것도 없던데 왜 자꾸 오라고 그러지

그 누님이 추천해 준 것 차고 우리가 이롭게 쓴 게 없잖아

우리가 별난 건가?

내심 뿌듯해하는 남편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집에 가서 확인시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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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익숙지 않은 박자로 흔들렸다

그 변화가 편안하기만 하던 자리를 단숨에 불편하게 만들었다

미팅을 핑계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직된 표정과 혼란하게 만드는 눈

틈만 나면 그 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지금 한가하게 감정에나 빠져있을 때가 아닌데...

욕심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태고난 완벽주의 성향은 커져 가는 욕심만큼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고 갔다

잇새로 짙은 한숨이 나왔다

지금은 위험한 상태였다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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