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걱정 좀 하죠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허리를 세우고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더 먹고 싶은 건 없어?

나 잘 먹여서 어디 내다 팔 거에요?

온통 불만이 가득한 투인데 그는 그마저 즐겁다는 듯 옅게 웃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까 나한테 물었지?

갑자기 왜 이러는 거냐고 말이야

너무 순식간에 달라진 태도였다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안 보면 생각나고 같이 있으면 즐거워

넌 나랑 있는 게 대단히 불편한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난 아니거든

자꾸만 네가 궁금해지는 중이야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막상 이유를 듣고 나자 감당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세 번만 더 나랑 밥 먹자

가능하다면 오늘처럼 이렇게 단둘이 사적으로

빠르게 숨을 고르며 한계를 향해 내달렸다

이마 위에 맺힌 땀이 후드득 떨어졌다

동생의 친구도 싫었고, 부하직원도 싫었다

언제가 되었든 후회만 남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제 감정만 앞세우며 그녀를 몰아붙이자니 그녀는 자신을 불편해하고 있었다

마주하고 있던 시선을 피하고 애꿋은 아랫입술을 혹사시켰다

식사조차도 너무 과한 욕심이었나

내 태도가 바뀐 이유에 대해 묻는 거라면 아니라곤 못 하겠다

그날이 계기였던 건 사실이니까

오빠 성격에 나랑 파트너 하자는 건 아닐 테고...

오빠 책임감 강하다는 거 알아요

오빠가 그랬잖아요. 한 번 정돈 실수할 수 있는 거라고

그 말까지 했다간 겨우 버티고 있는 그녀가 무너질 것만 같았다

당최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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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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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어떻게 나이를 먹을수록 더 잘생겨져?

눈이 부셔서 쳐다볼 수가 없네

너는 못 본 사이에 처세술이 늘었다?

어떻게 당사자를 앞에 두고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건지

난 너 형수님으로 완전 별로거든?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생각보다 되게 구식이다?

연애하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사상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

오늘 당장 애인 생겨도 최소 1년을 만나 봐야 하는데, 내년이면 서른넷이야

그때 가서 결혼 준비하면 또 1년이 훌쩍 지나가고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데 결혼을 필수라고 말하는 거야?

앞으로도 같이 인생 즐기면서 재밌게 살자

그저 이 상황이 어색하기만 했다

자리가 너무나도 불편하다

불금에 이런 식의 불편을 떠안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피할 수 있는 핑곗거리를 생각해야만 했다

툴툴거리는 목소리가 어지간한 허기진 모양이었다

너는 눈치도 없이 왜 껴?

애초에 충동적으로 나선 자리였고, 사실 슬슬 지루해지던 참이었다

두 번 모두 그녀는 무척 불편하고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앞으로는 더욱 기를 쓰고 제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할지 몰랐다

휴식을 취할 것인지, 불청객이 둘이나 있지만 마음 끌리는 대로 할 것인지..

네가 한 거면 그냥 우리 밖에서 먹자

나는 그런 경험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그럼 나 혼자라도 집에 간다고 해야 하나

아.. 진짜! 너는 만만한 게 나지?

넌 오빠랑 점심 먹어야지

자리에서 일어날 타이밍을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입 안 가득 한숨이 차올랐다

생각해 보면 다 저 눈빛 때문이었다

그간 그 눈빛 앞에 무력하게 무너진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늘마저 이토록 무력하게 굴복하고 말았다니...

매섭게 밀려오는 무력감에 눈을 질끈 감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지?

네가 고민한다고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는 아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제가 하는 생각의 답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요

말이 나온 김이 물어볼게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그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제게 불만이 가득해 이러는 모양인데...

먹고 나서 이야기해도 늦지 않아

이젠 그런 그가 무서울 지경이었다

이 얼굴이 어떻게 더 먹고 싶다는 얼굴이지?

돈 많은 티를 이런 식으로 내시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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