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그때 일만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 청첩장 돌리는 건가?

간이고 쓸개고 뭐 하나 남아나는 게 있긴 한 건가

그녀가 평소보다 무리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 게 보였다

대체 무슨 상관인가...

결혼을 축하하든 말든 저 등신 같은 속이 썩어 문드러지든 말든

저게 호구도 아니고...

얼마나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딱히 좋은 표정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

처음 알게 된 것도 우연이었고, 단 한 번도 그녀 앞에서 알고 있다는 티를 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미련에 화가 났지만 화를 낼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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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시간이 걸리셨네요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제법 날카로웠다

누가 봐도 과음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안색이 많이 안 좋으시네요

술 냄새란 말에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팀원들이 많이 힘들어해서 가진 자리였습니다

본인도 어제 과음한 것 때문에 어지간히 힘든 모양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은 듯했다

아무래도 무슨 대책이 필요할 듯했다

내일 저녁에 회식하는 거 어떻습니까

1팀과 3팀이 같이 회식을 했으면 하는데요

회식은 사기를 올리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식사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용을 확인하기 무섭게 미간이 구겨졌다

이제는 제 의사를 묻지 않는 게 퍽 어이가 없었다

... 그냥 점심 먹자는 건 아닌가

어쩐지 점심시간이 다 되어도 별다른 말이 없길래 의아하던 참이었다

직급을 부르는 걸 보니 개인적인 용무나 보겠다고 부른 건 아닌 모양이다

어딜 가시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물어보는 음색이 퍽 불통스러웠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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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 얼굴을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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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잘 보고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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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상대는 내가 하잖아

깔끔해 보이면 좋고

그냥.. 예쁘다는 소리야

그 때도 말해 주고 싶었어, 너 예쁘다고

그녀는 그가 원하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마주한 시선을 거두고 다시 고개를 돌릴 때였다

턱이 잡히고 얇은 귓불에 그의 손길이 닿았다

다급히 삼켜진 입술 사이로 혀끝이 느껴졌다

언제나 그랬듯,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절대 무너지지 않으리라 버텼던 눈이 쉽게 감길 만큼

옅게 웃는 입꼬리가 느껴졌다

동시에 입술을 떼려고 했지만 그는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밀회를 즐기는 것 같다

입술이 젖는 것과 동시에 발끝이 저려 왔다

그와 함께일 때면 나타나는 반응이었다

누군가 쉽게 오갈 수 있는 회사라는 것도 개방된 공간이라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녀가 어깨를 주춤거리자 그가 입술을 놔 주었다

그녀가 손등으로 축축이 젖은 입술을 훔쳤다

그가 손을 내려 그녀의 열린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요즘 들어 이런 스킨십이 잦았다

목적도 없고 이유도 없고, 그저 표현의 하나일뿐

마치 애정 같아서 더 불편한

왜? 라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집요하고 긴 밤이었다

이틀 밤을 새웠다는 그녀의 말에도 그는 쉽게 그녀를 재우지 않았다

끽해야 옮겨진 곳은 소파였다

급한 마음에 배려 없이 굴었던 자신을 탓하며 그는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핥아 댔다

혀끝이 닿는 모든 곳은 쉽게 뜨거워졌다

마치 이 쾌락을 기다린 것 같다

그는 쉽게 몸을 겹치지 않았다

제발, 이라는 말을 한 다섯 번 쯤 했을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던 섹스는 두 번째가 더 힘들었다

이틀 밤을 새운 뒤에 연달아 치를 섹스는 역시나 무리였다

그의 체력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분명했다

셔츠가 살짝 구겨졌지만 크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조용한 적막을 가르는 도어록 소리

영화 예매했어, 먹고 나가자

지난 새벽, 알몸으로 잠들기 직전 나눈 대화가 있었다

우리가 영화를 볼 사이는 아니잖아

안 하던 짓, 그는 분명 요즘 변하고 있었다

내가 너 누구 만나는지도 못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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