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펜슬을 집는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힐끔 올려다 본 그녀는 손으로 날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 앞에 앉혀놓고 욕해대는 건 무슨 심본데요?
나보다 더 가진 건 돈밖에 없는 골빈년한테 무시당하니까 기분 겁나게 더럽다?
내 예상치 못한 반응에 그녀는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내가 울며불며 쥐어짜며 아깐 죄송하다고 할 줄 알았던 모양이지
그쪽이 울고불고 결혼 해달라고 빌어도 안 해줄 판에
너나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입 좀 다물어라?
처음 볼 때부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처음엔 안 그래 보였는데, 내숭 잔뜩 떨 것 같이 보였습니다
사귀는 사이에 존칭 쓰는 것도 어색하고 그러니까
난 애인이 힘들다고 하는 걸 억지로 강요할 만큼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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