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저 여자가?

이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펜슬을 집는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힐끔 올려다 본 그녀는 손으로 날 가리키고 있었다

저 말도 안 되는 여자를!

애초에 아버지께 말씀드린 건 누나였잖아?

설마 예상 못하고 말했다는 거야?

무슨 예의가 저렇게 없을까

시끄럽게 굴지 마, 일하는 거 안 보여?

사람 앞에 앉혀놓고 욕해대는 건 무슨 심본데요?

사람이 원래 그렇게 예의가 없어요?

나보다 더 가진 건 돈밖에 없는 골빈년한테 무시당하니까 기분 겁나게 더럽다?

내 예상치 못한 반응에 그녀는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내가 울며불며 쥐어짜며 아깐 죄송하다고 할 줄 알았던 모양이지

그쪽이 울고불고 결혼 해달라고 빌어도 안 해줄 판에

너나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입 좀 다물어라?

처음 볼 때부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처음엔 안 그래 보였는데, 내숭 잔뜩 떨 것 같이 보였습니다

내일부터 데이트도 하고 그럽시다

사귀는 사이에 존칭 쓰는 것도 어색하고 그러니까

설마... 또 나 가지고 장난치는 건가

난 애인이 힘들다고 하는 걸 억지로 강요할 만큼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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