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친구가
어차피 곧 이혼하려고 했어
날 위한다는 헛소리는 말고 하고 싶으면 하세요
묘한 손길에 등허리에 찌릿한 감각이 스쳤다
내 동생 낳을래요?
잘못 들었다기엔 그의 얼굴은 진지했다
아이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 누려야죠
꿈꾸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겠지만 이제 와선 모두 무용한 이야기였다
어머니는 싫대요, 임신도, 낳는 것도 끔찍하대요
어버지랑 누나 닮은 아이면 예쁠 거 같아서요
누나도 아이 낳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몸, 겹치고
건드릴 생각 하지 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말고 아버지가 깨어나면 이야기해요
아버지라는 세 글자가 무거웠다
가족관계증명서에서 본 배우자라는 세 글자가 무거웠다
이제는 연인 끊긴 친구가 정신 차리라며 말해주지 않았던가
그가 이혼했다는 건 거짓말에 장성한 자식까지 있다는 것을
기절한 그를 깨워 추궁해야 했다
도망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아까는 몰랐어도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를 확실히 추궁해 볼 생각 없이 외면하고 믿었던 자신이 한심했다
소꿉친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