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 빠진 스무디는 너무 맹탕이라 맛이 별로였다
뭘 한 것도 없이 억울한데 옷매무새를 살핀 그녀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말 안 해 주면 계속 모를 것 같아 말해 주는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에게 감정적으로 끌려다녔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이게 과연... 주도권이 나한테 넘어 온 게 맞나?
팀장님이 너랑 나 방향 같다고 내 차에 너 태웠잖아
너 광고주랑 연락할 때, 그쪽은 퇴근도 안 한대?
왜 남의 여자 친구랑 이 시간까지 연락하는 거야
만약 같은 차에서 내리는 장면이라도 목격하면 무슨 일이라도 낼 기세였다
가짜라는 두꺼운 장막을 걷어 내고 낮이 아닌 밤뿐이었던 관계를 끝냈다
이상하게 들뜨는 마음과는 다르게 말은 멋대로 튀어나왔다
제대로 된 감정 하나 표현 못 했던 지난 1년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대답 없는 그녀를 향해 그는 두 번 묻지 않았다
그녀가 선언하기 전에도 그래도 주말은 함께 보냈었다
주말 이틀 온전히 쉬는 것도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