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거기 가담할 생각 없어요
자존심 세울 때가 아니에요
생각 없으면 돌아가요
갑작스러운 변심에 황당해서 가만히 있자 그가 가방을 내밀었다
혼자 있게 되니 슬슬 현실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퇴사한 뒤로는 전부 그랬다
설령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도 오늘 일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놈이랑 섹스하려다 그놈 아들한테 들켰어
나이 차이 나는 남자를 항상 반대하던 친구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 없었다
소주라도 사올걸...
이대로 숨이 막혀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기억도 거품처럼 씻어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더 아파야 잊을 수 있을 텐데 그건 무서웠다
이렇게 겁이 많으면서 왜 그한테는 조심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