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다고 말 안했는데
이런 순간에도 억울한 그녀가 대꾸했다
아기 낳을까, 우리?
이 안에 아기가 있다면 그녀가 좋아하지 않을까
그제야 그의 위험한 제안을 알아채고 고개를 저었다
임신했으면 좋겠어, 오늘 밤에
좋아한다고 해서 무책임하게 아기를...
너와 나를 반반 닮은 아기를 내가 책임질 건데
본인이 지금 나한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진 않았다
...모르면 내가 알려 주려고
정말 왜 이러는 거에요?
충동적인 제안이라 생각했는데 곰곰이 따져 보니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아기만큼 효율적인 방법이 없었다
확률적으로 안정하려면 한 번 더 해야지
고개를 떨구던 그녀가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 봤다
내가 이 남자의 아이를 낳아도 되는 건가
욕심내지 않겠다고... 여기까지만 좋아하겠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더 커지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확실한 건 말을 아끼시고 불확실한 건 침묵하세요
너 오늘 왜 이래?
흉흉한 뒷담화가 훈훈한 소문으로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