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마음에 안 들어?

부드럽게 물어도 돌아오는 말투는 까칠하기 그지없었다

결국 제정신이 아닌 건 이쪽이었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원래 이런 단계를 거쳐?

정리할 필요가 없으시다?

꿈에도 몰랐다

아침까지 그와 함께 할 줄을...

이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넘어가면 될 것을

그러니 네가 놀라는 건 반칙이었다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야

어차피 술김이었어, 진지할 필요 있어?

지금 생각 중이야

그녀가 무심한 시선을 들었다

그녀에게는 정해 놨고, 어긋나서는 안 될 정답 같은 게 존재했다

결론은 없었던 일로 하자?

별로 안 친한 대학 동기, 그저 일만 하는 회사 동료?

나는 하고 싶어서 했다 치는데, 너는 왜였을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잖아

새삼 궁금해지기는 하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했다

알고 있다면 또 반칙이고 몰랐다면 그것 또한 반칙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선을 자꾸만 넘나드는 그.

모순과 반칙이 덧대어진 덩어리였다

이대로 끝이구나 싶어 안도했다

깔끔하게 정리했고, 더 물고 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혹시.. 끝이 아니었을까

고작 하룻밤. 일회성이고 몸뿐이었던 관계

하고 싶어서 한다는 그의 단순한 이유에 마음도 몸도 전부 무너졌다

어떻게 이렇게 쉬울까

마음은 다른 남자에[게 있는 여자와 그는 잤다

어차피 고백할 생각도 없었다

좋아한다고 티를 낸 적도 없었다

멀리서 지켜본 그의 연애는 뭐랄까... 가벼운 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세상에 아쉬울 게 없는 남자

그런데 나는 그 밤이 그렇게도 치욕스러울까

수많은 여자 중 하나가 된 느낌...그저 스쳐 지나갈 여지밖에 되지 못하는 느낌

이럴 거면 고백을 할 걸 그랬다

피곤하면 말해

멀쩡한 구석이 하나도 없네

커피는 끊지 그래

그가 다정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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