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방에 들어가 봐

취직 스트레스가 그렇게 심해?

처음부터 대기업 들어갈 필요 없잖아

깨끗하면 다행인 건데 왜 이리 아쉬운 걸까

입꼬리를 내리려고 해도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나이도 오빠보다 많아

오빠 회사랑 엮여 있는 게 마음에 걸려

괜히 나 때문에 회사 생활 불편해지면 미안할 것 아냐

지금쯤이면 상대는 속이 새까맣게 타다 못해 재가 되었을걸?

그녀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난제로 등극했다

세상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

그녀가 생각하기에 그는 정말 인간미가 없는 사람의 표본이었다

이번 독감은 엄청 독하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은 해마다 맞는 독감 예방 주사를 안 맞나 봐?

문제는 그 사람이 병원에 갈 성격이 아니라는 거지

내가 말하기 전까지 아픈 것도 모르더라

그런 사람이 독감 걸리면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알기나 하려나 몰라

직접 입으로 내뱉고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오라고 해

썸이라잖아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비슷한 크기로 들렸다

당장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온몸을 구겨서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파. 다 죽어. 방금 시한부 판정받았어

곧 죽을지도 모르는데 썸이면 얼굴은 보러 와야 할 것 아니야

잘 있어라~ 곧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말고

수회기 너머에서 연기 톤의 작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즘 세상에도 독감에 사람이 죽어

그 뒤로는 어떤 정신으로 움직였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네가 내 핑계를 대고 애인을 만나러 가는 날이 다 오는구나

이렇게 작은 집에서 어떻게 두 사람이 살아?

문듯 챙겨 온 죽이 소박하게 느껴졌다

집에서도 가운 한 장만 입고 지내요?

세상에.. 오라길래 왔지만 열이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어요

밥 먹고 집 구경해도 돼요?

제가 아무리 그래도 환자를 혼자 주방에 둘 정도로 매정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그는 평소보다 차분한 느낌이었다

눈치 주는 것 아니고 짐이 조촐하길래 잠옷은 안 가져온 것 같아 보이네...

그가 고요한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대답엔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이고

성공의 척도 하면 상징적으로 언급되는 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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