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다 시원하네

나는 네가 이번 여름까지 그렇게 보낼 줄은 몰랐어

두 사람이 처음부터 친했던 건 아니었다

지금 시험 기간이잖아. 그게 중요해?

이 추위에 밖에서 혼자 울고 있는 애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당시 그녀에게는 공부와 스펙이 인생의 전부였다

어차피 그녀는 공부하러 가는 길이었고 애 정도면 순위 경쟁으로 걱정할 상대도 아니었다

공부하는 김에 복습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공부를 봐 주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다

반은 충동이 섞인 제안이었다

그녀는 시키는 건 잘 하는 성격이어서 금방 공부에 감을 잡았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4학년이면 스펙 쌓아야지

너는 가만히 보면 인생을 너무 재미없게 살아

대학생이라는 단어만 놓고 보면 그래

너처럼 공부하고 스펙 쌓는 게 맞지

그런데 그러는 틈틈이 좋은 추억 쌓고 놀러 다니면서 술도 마시고 그러는 게 학교생활 아냐?

내가 네 얼굴이었으면 지금쯤 전 남친만 한 트럭이겠다

확실히 4년 내내 철벽의 연속이기는 했다

솔직히 대화 몇 번 한 없는 사람들의 고백이 영 어색했다

친구야. 내가 너 대기업 들어가지 말래?

취업하면 연애는 어떻게 하게

이대로 방치했다간 그녀의 절친이 모태 솔로인 채로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 같았다

너 그러다가 평생 연애 못 해

그런데 너 성욕이 없어?

내가 남자 친구랑 야한 짓 한 거 조금이라도 말하면 너 눈빛부터 달라지잖아

네 인생을 생각해서라도 졸업 전에 연애 한 번은 해 보는 게 어때?

그 얼굴에 몸매 썩히는 것도 아까워 죽겠어

네 말대로 취직하면 더 바빠질 테고, 마지막 학기는 여유롭잖아

무엇보다 그녀는 섹스가 궁금했다

이 변태 오라비. 이게 다 몇 개야

피를 나눈 사이라 취향이 비슷한 건가...

이게 다 피붙이가 지극히 정상적인 야동 취향을 가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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