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자꾸만 오전에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
이런 타이밍에 마주치다니
설마 싶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비상구 문을 열어 보았다
...그냥 사무실로 바로 들어갈걸
왜 하필이면 그 장면을 보게 된 건지
형은 어릴 때부터 웃음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성격이 살갑지도 않고 애교는 더더욱 없었다
같은 남자가 보아도 무엇 하나 모자란 게 없었다
그래서 더욱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포기할 자신은 없는데....
머리는 물론 마음까지 너무 복잡했다
이럴 땐 차라리 잠이라도 왔으면 좋으련만
아마도.. 역대급 밤이 될 것만 같았다
같이 먹자고 해 봐야 또 싫다고 할 텐데
사실 그녀가 거절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건 그가 잘하는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녀와의 문제는 묵묵히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핀트가 어긋난 것 같은데...
술김에 실수한 게 아니라고 확실히 바로잡았어야 했나
그녀를 위한다고 한 말이 제대로 탈이 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