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소문도 없이 죽었나

그들을 2주 동안 보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게 미안해졌다

썸은 완전히 끝난 거야?

우리 회사 동기 중에 대책도 없고 장래도 없는 인간이 하나 있다고 했잖아

썸 다음에 씹이래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침 삼키는 소리도 들리겠더라

그딴 배부른 소릴 하는 거 보니 아직 진도 안 나갔네

언제 한 번 네 팀장님 우리 집에 초대할게

어떤 남자인지 궁금해 죽겠어

금요일 저녁에 맥주 한 잔이 국롤이래

우리 집에서 마시는 건 어때?

오늘 가면 안 되는 거야?

그는 자신에게 몸을 밀칙해 오는 그녀에게 말했다

가자

그도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미친 듯 서로에게 달라들 거라고

하지만 막상 집안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 각자 허공을 쳐다봤다

떨리는 목소리를 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집이 오빠 느낌하고 비슷해

반듯하고 정돈된 이미지

나직한 목소리가 끌림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가 그에게 다가갔다

자 마시자

커다른 손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일그러진 젓무덤처럼 그녀의 숨소리도 일그러졌다

광기에 가까운 쾌락과 욕망이 그의 피돌기를 빨라지게 했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삼켜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서로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것 같았다

정신을 퍼뜩 차렸을 땐 알몸이 된 자신들이 서로를 구석구석 핥아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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