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처럼 굴면 손님 다 떨어져 나가겠다

내가 창녀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 어쩌지?

다정했던 순간은 온데간데없고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둘 사이에 적막만 흘렀다

그의 기분을 들쑤시고 싶어 내뱉는 말인데도 상처를 받는 건 오히려 저였다

참지 못한 눈물이 망막을 가리며 고여 들었다

목구멍으로 차오르는 울분도 티 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저씨가 너무 싫어서 눈물이 절로 나는 걸 어떡해

우는 애 아는 거 취미 없어, 옷 입어

일어나자마자 욕이야?

마뜩잖은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며 밍기적거렸지만 결국은 그의 뒤를 따라왔다

아저씨 얼굴 보면 입맛 떨어져서 그래

결국엔 시키는 대로 다 할 거면서 왜 이리 툴툴대는 건지

그러는 그녀가 귀엽게만 보였다

아무래도 제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씐 것 같았다

근데 우리 어디 가는 거야?

말이라도 해 줘야 할 거 아냐

혼을 뻇긴 듯한 눈 속엔 오로지 푸른 바다만 들어차 있었다

그냥 집에 돌아갔으면 크게 실망할 얼굴이었다

바다가 그렇게 좋을까

저도 그렇게 좀 봐주면 좋으련만

바다 볼 때는 얌전하더니 또 심통이네

밤바다 보러 다시 나오자

집을 벗어나는 건 옳은 선택이었다

그 집에 있으면 그녀는 계속 엄마 생각이 날 테고 신경이 계속 날카로워지기만 할 것이 뻔했기 떄문에...

바다가 그렇게 좋아?

바다가 날 삼켜줬으면 좋겠어

톡톡 내뱉는 말에는 매번 가시가 돋쳐 있었다

그 가시를 다 뽑으면 그녀는 더 이상 그녀로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밤새 괴롭힐 건데 그래도 괜찮아?

...아까 차에서 실컷 잤어

그녀는 절정에 달할 때마다 그를 자연스럽게 오빠라고 불렀다

그는 그녀가 저를 기억해 낸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니 더 미운 말을 하고 뾰족하게 그를 지르며 화풀이했겠지

조르는 그녀의 말이 너무도 귀여웠다

너 때문에 내가 진짜 미칠 것 같아

이제 정말 어디 안 갈게

네 옆에만 있을게

그의 말을 듣지 못했을까 봐 그는 그녀의 귓가에 끊임없이 속삭였다

날선 말도 더 이상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어리광만 피우고 싶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캄캄한 현실이 앞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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