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만 더 해

무언가에 홀린듯한 대답이 그녀의 입에서 나왔다

이상한 두근거림이 낯설게 느껴졌다

뒤늦은 후회가 다가왔다

그런 거 바란 적 없으니까 그냥 집에서 지내

그럴 거면 결혼은 뭐 하려고 했어

그날 봐서 알잖아요. 대접받고 싶어 하실 거에요

그와 지내야 하는 아직은 낯선 공간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기대감보다 두려움이 앞서왔다

순간 섬뜩한 기운이 몰려왔다

여자가 일에 끼어들면 재수 없는 거 몰라?

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직 말하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그가 직접 이런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가 뜨겁네

모든 것이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

오롯히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네 몸을 원한 건 나였는데... 이상하네

모든 것을 버리듯 그에게 몸을 맡겼었다

이제는 정신없이 그에게 매달리는 자신의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이런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이것도 나쁘진 않네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와 관계를 하고 나면 기절하듯이 잠들곤 했었는데..

기대감은 버리고 시작한 결혼이었다

그런데 침대 위에서 그가 자신을 안을 때마다 자꾸 마음이 흐트러진다

돈에서 벗어난 삶은 생각보다 심적으로 훨신 더 평온했다

두려움이 아닌 기쁨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욕심이다. 사랑이 아니라 그의 호의가 준 안락함

조금씩 잃게 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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