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로 월 매출 5,000만 원 만들기 - 부업으로 시작해 퇴사까지, 돈 버는 실전 가이드
김대영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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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N포털의 스마트스토어 온라인 셀러로 창업 3년 만에 월 매출 5,000만원을 달성했다는 김대영(시크리스) 작가의 성공 노하우를 상세하게 일러준다.



책날개에서 작가는 자신을 '12년 동안 현대, LG, KT 등의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며 주로 IT기획과 운영 업무를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소개한다. 단기간 급성장을 하는 것보다 꾸준히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위 노출 로직과 제품별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총 7개의 part로 나눈 목차에서 우선 부업으로 시작한 스마트스토어로 '수익화'를 이뤄 퇴사 후 전업을 삼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 이후 운영에 필요한 사업자 등록붜 상위노출 마케팅과 판매전략, 세금 신고까지 실제 N포털 스마트스토어 홈페이지 화면을 예시로 들어주어 창업 초보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Part 1. 스마트스토어로 퇴직 준비

2007년 대학 졸업 후 처음 '현대'라는 대기업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대기업에 들어가기만 하면 인생이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단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연봉을 받고 복지 혜택을 누리는 만큼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눈치를 봐야 했다고.

꼭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첫 직장이 주는 설렘은 얼마지나지 않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늘 긴장하며 회사 분위기에 맞추어야 하고 회식과 야근으로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다 장거리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5주간 병원에 입원했는데, 하필 코로나19(COVID-19)라는 무서운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지며 외출과 면회가 제한되었단다. 입원으로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중 불현듯 '지금이 퇴사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생각하며, 부동산, 주식, 온라인 플랫폼(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을 통한 수익화를 고민하다 그중 '온라인 셀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이유는 셋 중 가장 빠른 '수익화'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떤 분야든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두 아이의 아빠였던 저자는 온라인 셀러의 세계로 뛰어들었단다.

Part 2. 스마트스토어 시작

이번 편은 Part 1 후반부에서 살펴 본 여러 오픈 마켓 중 저자가 선택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대해 가입부터 경쟁력 있는 스토어 세팅과 등급 관리까지 꼼꼼하게 일러준다.

어떤 일이든 성공을 위해서는 간절함 만큼 구체적인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저자는 점점 의지가 줄어들거나 상황에 쫓겨 우선 순위가 밀리게 될 때 다잡아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목표'라고 했다. 또한 "목표를 세우면, 희미하지만 저 멀리 빛이 보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조금 더 힘을 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이라도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서 조금씩 성취하는 습관을 경험해보세요. 훨씬 일이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본문 p.89)라고 하여, '목표 세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맞다. 목표 수립은 비단 이 스마트스토어 창업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해내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우리는 방학 때마다 커다란 동그라미에 시계 눈금을 그리고 하루 일과를 촘촘하게 나누어 적지 않았던가. 또 청소년기 때부터 시작된 다이어리 꾸미기는 아직도 새해만 되면 버릇처럼 펼쳐든다. 이제는 꼭 책 형태의 다이어리말고도 온라인 스케줄러가 얼마나 다양한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꼭 촘촘한 2025년 계획을 짜보자.


이번 편에서는 먼저, 앞 장에서 세팅된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키워드'가 중요한데, 구매자들이 검색할 만한 다양한 키워드를 배치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다음, '따라하다 보면 찾게 되는 아이템 소싱 5단계 전략'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1단계 : 카테고리 / 타깃 정하기 -> 구체적으로 내가 판매할 아이템을 소싱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범위를 좁혀 나가는 것이 필요.

-2단계 : 나만의 기준 정하기 -> 기준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항목이 '원가율'이고, 그 다음이 '재구매' 또는 '대량구매'다. 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소비기한'도 중요.

-3단계 : 키워드도구를 활용하여 아이템 찾기 -> 무료로 이용 가능한 '판다랭크'사이트에서 '월 검색량(=조회수)' 살펴보기. 초보에게 적합한 중형 키워드(5,000~50,000회) 필터 범위 적용.

-4단계 : 팔리는 아이템인지 검증하기 -> '판다랭크'와 '네이버 TOP 80'이라는 항목을 활용한 다양한 검색 필터 적용 후 팔릴 상품 정하기.

-5단계 : 공급처 찾기 -> '위탁 판매 방식'과 '사입판매 방식'으로 나누어 최적의 소싱 방법 선택하기.

이번 편의 후반부에서는 익숙한 개념인 OEM외에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r, 제조업자 설계생산), OBM이라는 소싱 방식을 소개하며 장단점을 잘 살펴 아이템에 잘 맞는 소싱 방식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상위노출은 검색 기반의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 특성상 1페이지 40위 이내로 내 상품의 랭킹을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구매 확률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한다.

또한, 상품검색에 있어서 키워드에 맞는 카테고리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스마트스토어에서 정한 상품명 규칙에 어긋나는 경우 오히려 패널티를 받게 되므로 주의하라고 일러준다. 후반부에는 '팔리는 키워드 4단계 수립 노하우', '상위노출되는 상품 등록 비법' 등 실전 노하우를 실제 사례를 들어 쉽게 풀어주었다.


 

Part 5. 마케팅과 판매 전략

이번 편에서는 마케팅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인 '차별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역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내 제품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먼저 '타깃' 설정을 해야 한다. 초반에는 마진보다 꾸준히 판매되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구매 건수와 리뷰가 쌓이면 쌓일수록 구매 전환율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즉, 물레방아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초반에는 많은 물이 필요하지만, 한 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이후에는 일정량의 물이 지속 공급되면 계속해서 돌아가게 되는 것처럼, 마케팅과 광고도 집중과 효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때, 상세페이지에 경쟁상품의 리뷰를 분석하여 경쟁 상품의 단점을 내 장점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게 일종의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

또한 예나 지금이나 '가성비'가 최고의 소비트렌드다. 게다가 온라인 구매의 특성상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한다는 인식이 있으므로 최저가 판매가 중요하다. 최저가 판매는 가격을 '최저'로 낮춰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고, 상품의 '가치'를 현재 판매가 이상으로 높여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 밖에도 타깃층에 맞는 사은품 제공을 들 수 있다. 저자는 네이버 내부 유입 마케팅과 SNS를 활용한 외부 유입 마케팅을 통해 상위노출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서평 활동도 바로 'SNS를 활용한 외부 유입 마케팅'인 것. 모쪼록 나의 서평을 통해 김 작가님 도서 판매 부수도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art 6. 정산과 세금

이번 편에서는 첫 주문의 설렘도 잠시, '발주부터 구매확정까지의 프로세스'를 상세히 설명해준다. 이 중 '취소 주문'과 '교환/반품주문' 대처법에 대해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또한 눈에 보이는 '수익화' 단계인 '빠른 정산'시스템을 소개한다.

'빠른 정산'이란? "구매확정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집화처리일+1영업일에 정산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본문 p.

277)라고 한다. 이 빠른 정산은 신청하기 위해서는 '신청 직전 3개월 연속 거래 건수 20건 이상'이거나 '신청 직전 3개월 연속 반품률 20%미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신청 직전 3개월 연속 반품률도 20%미만'이어야 한다.

'빠른 정산'을 신청 후 유지하기 위한 조건도 중요하다. 이는 '갱신 직전 3개월 합계 거래 건수 10건 이상'과 '갱신 직전 전월 반품률 20%미만'의 두 가지다.

이 밖에도 온라인 셀러가 되어 판매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수료와 정산영역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주문 관리 수수료'와 '매출 연동 수수류'에 대해 일러준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온라인 셀러에게도 세금 신고는 필수다. 매년 5월에 신고 해야 하는 '종합소득세'와 1년에 2번(1월과 7월) 신고해야 하는 '부가가치세'다. 간이사업자의 경우에는 부가세 신고를 1년에 1번(매년 1월) 한단다. 또한 절세를 위해서는 전문가인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귀띔한다.

Part 7. 스마트스토어 운영에 도움되는 8가지 꿀팁

이번 편은 본 책의 맨 마지막 목차로서, 좀 더 완벽한 스마트스토어 온라인 셀러가 되기 위한 꿀팁을 공개한다.

  1. 스타트 제로 수수료 신청하기

  2. 등급별로 지급되는 성장포인트 받기

  3. 리뷰 이벤트 진행하기

  4. 베스트 리뷰 관리하기

  5. 고객을 모으는 쿠폰 발급하기

  6. 알림받기 고객에게 마케팅 메시지 보내기

  7. 원쁠딜 도전하기

  8. 도착보장 프로그램 활용하기

실제 건물을 임대하여 자영업을 하는 일이 아니라서 아무나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셀러일 것 같지만, 누구나 저자 김대영 시크리스님처럼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목만 보고 혹해서 금방 저자처럼 수익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모하다. 저자가 만약 직장인으로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채 바로 온라인 셀러의 길에 들어섰다면 과연 이와 같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책의 띠지 부분에 기재된 바와 같이 실행 후에 "꾸준함"이 필요하다.

12년간의 직장 생활동안 크고 작은 시련을 겪으며 단단해졌을 마음근육이 '온라인 셀러'의 길로 들어섰을 때, 여러 오픈 마켓을 비교·분석하는 '치밀함'을 갖게 했으리라. 아울러 초기에는 투자 비용이 더 들었던 마이너스 매출의 순간도 있었을 텐데 마케팅 전략을 짜서 하나하나 적용해보는 '꾸준함'이 어느 날 문득 매출 상승과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이다.

이 책은 저자처럼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이나 기획력은 있으나 온라인 셀러의 수익화가 불안해서 창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라면, 스마트스토어 가입절차부터 절세까지 챙기는 실전 가이드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본 서평은 푸른향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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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속도를 찾기로 했다
윤설 지음 / 채륜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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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앞표지 하단에 '200만 독자가 사랑한 작가'라는 타이틀만 봐도 이 책 속 문장의 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책날개에 '글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설 작가는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로 삶과 사람에 대한 글을 주로 쓴다고 밝힌 저자는, 현재 N 포털사이트에서 <인간 윤설>을 연재 중이라고 소개한다.

이어진 면지에는 멋진 필체의 친필 사인이 적혀 있다. 게다가 독자에게 전하는 바람을 담아 A4 용지 가득 적힌 당부의 글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어떤 감정이 드셨는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는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그 소중한 감정들을 나눠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됩니다." 진심이 느껴져서 성실한 서평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목차는 총 3장으로 나뉘어 있다. 내가 나름대로 파악한 바로는 1장은 '나'를 바로 알기, 2장은 '관계' 유지를 위한 처신, 3장은 올바른 '삶'의 태도로 이해했다. 



1장 - 걸음에 무게를 더하며

'내면을 마주할 수 있기를'이란 제목의 글에서,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의 명제를 작가의 통찰로 버무린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p. 20 "그대도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내 사소한 것을 많이 아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거대한 것만 중요시 여기고 사소한 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란 수많은 사소함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된다.

수면 위로 떠오른 빙산의 일부가 아무리 거대해 보일지라도, 결국 이를 떠받치고 있는 것 또한 보이지 않는 내면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외에도 실패, 마음의 상처, 포기 등 부정적 감정은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며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좋은 말을 건네며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많이 느리다. 어쩌면 날 닮아 느린 아들이 그래서 더 안타깝고 미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에게 작가는 조금 느려도 괜찮다며, "그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 고된 인생을 마주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 숨쉬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본문 p.46)라고 위로한다.

그렇다. 나는 별다른 각오 없이 한 결혼과 육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세상을 등지고 싶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밤새 울며 잠들지 못하는 아기를 안고 아파트 13층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했었고, 시월드에서 심히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중에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남편을 두고 수차례 가정을 깨고도 싶었다. 참고 참고 또 참던 나는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다. 이후 여전히 우울 정서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말처럼 지금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위로해 본다.


2장 - 서로의 밀도를 높이며

이번 장은 '관계 유지'를 위한 올바른 처신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억지로 만들어 가는 인간관계는 감정 노동일뿐이다. 만날수록 감정이 잔잔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본문 p.127)라며, '관계가 곧 인맥'이라는 등식으로 이해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한다.

또한 나의 시선을 붙든 내용이 있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내게 가장 와닿은 문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p.129 한 걸음에 보다 신중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에게 사소한 행동이라고 하여 받아들이는 사람마저 사소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마음의 크기와 온도는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이 결정한다. 나의 웃음이 누군가에게는 비웃음이 될 수도, 나의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삿대질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것일수록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별것 아니라 생각되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별것이 된다. 한 걸음엔 늘 발자국이 남는다.

내가 종종 나의 의지를 드러내는 단어로 '한 걸음'이라는 표현을 썼다.

앞으로는 '한 걸음'의 무게가 막중하니 함부로 쓸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한 걸음엔 늘 발자국이 남는다"고 하니, 신중하게 내디뎌야 하는 것이다. 실천 의지가 동반되지 않은 한 걸음, 내디딘 한 걸음 뒤에 따르는 실행이 없다면 그저 미사여구일 뿐일 것이므로.

또한 소중한 사람을 대할 때는, 늘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번 떠난 사람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재 곁에 있는 존재를 소중히 대하자. 자신이 어떻게 해도 이해해줄 거라는 착각은 버려라.

3장 - 시절에 의미를 새기며

작가는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의미없고 사소한 순간일지라도 사진과 글로 기록해두라고 조언한다. 그런 기록들이 지나온 시간 속 내가 될 거라고도 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작가는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끝에 집중하면 목적지로 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과정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다. 비록 목적지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후회가 없다. 돌아보면 분명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꽤 마음에 드는 시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성장하는 사람의 특징은 늘 성장한다는 점이다. 결과로 이어지는 수많은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다. 좋은 시작에 매달리지 않으니 무엇이든 마음 편히 시작할 수 있고, 용기를 잃거나 두려움이 생길 일도 없다.

그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무언가의 시작이라면, 고개를 약간 치켜올려 조금 더 먼 곳을 보자. 좋은 시작보다 좋은 끝이 중요하다."(본문 p.195)라고."

그간 '시작'의 의미를 강조한 숱한 도서를 읽었지만 끝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은 얼마 없었다. 오랜만에 마무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책을 만나니 늘 끝을 맺지 못하는 나의 끈기 부족이 부끄러웠다. 처음 품었던 열정과 의지를 마지막까지 유지하고 있어야 성공을 할텐데, 항상 의욕만 앞서고 꾸준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계속 제자리에서 맴도는 기분이 든다. 그때마다 환경 탓, 시간 탓 등 핑계거리를 대며 실행력 부족을 합리화하던 내게 반성하도록 한 부분이 가슴에 남았다.

p. 216 주어진 환경이 좋지 않아서, 나이가 많아서, 시간과 돈이 부족해서 할 수 없다는 말을 잘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존재한다. 정말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 과정에서만큼은 가슴 벅차도록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꿈. 당신을 닮은 사소한 무언가를 찾아 붙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급함보다는 용기 가득한 설렘을 움켜쥐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떤 사소함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입버릇처럼 "나는 어릴 때 가난해서 사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고, 지금 나이도 40대 후반이며, 가진 돈도 없어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식의 말을 하며 나의 실행력 부족을 변명해왔다. 앞으로는 윤 작가처럼 깜깜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문장들을 잘 빚어봐야겠다. 나의 글쓰기 멘토님의 "학벌, 경제 상황,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 글쓰기다."라는 말씀처럼 '쓰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단, 쉽게 쓸 수는 없다. 세상의 많은 작가들도 창작의 시간은 고난이란다.

의외의 작품에서 명문(名文)을 만날 때면 반갑고 뿌듯하다. 책 속에서 건질 문장이 많아서 배울 점도 많이 때문이다. 잘 빚은 문장들은 필사노트에 따라 적으며 눈에 익히다보면 나도 원작자의 감성과 사유를 느낄 수 있다. 본문에서 말보다 글로 표현하는 게 더 익숙하다는 윤설 작가도 어쩌면 잘 쓴 문장들을 수집하고 따라 써보며 자신만의 감성을 입혀 빛나는 문장을 뽑아냈을지 모른다.

자신의 느린 속도때문에 빠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좌절하는 사람, 소모적인 인간 관계를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 자신의 장·단점과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필력이 좀체 늘지 않는 예비 작가들도 윤 작가만의 편안하지만 독특한 감성으로 풀어낸 좋은 문장을 느껴 보시라.


본 서평은 윤설 작가로부터 친필 사인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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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일 - 11년간의 모든 기록이 담긴 29CM 카피라이터 직업 에세이 닻[dot] 시리즈 1
오하림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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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BWA KOREA에서 카피라이터로 시작해서 무신사 마케터를 거쳐 현재는 29CM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는 11년차 카피라이터, 오하림이 쓴 에세이다.


총 151쪽 분량으로 한 손에 들어오는 포켓북 사이즈라 휴대하기 편하므로 다가올 겨울, 외투 주머니에 넣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어서 좋다.

표지디자인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책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두툼한 재생용지 재질에 앞표지에는 잉크의 흐트러짐을 파도가 밀려오는 물결 무늬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우연처럼 '흐름출판'의 '흐름'과 맞닿아 있는 듯하여 완전체 느낌이 든다.


총 3부로 나누어 카피라이터로서의 소명의식을 풀어놓고 있다. 매 주제마다 간결하면서도 메시지를 담은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1부-카피라이터의 일

11가지 주제로 나누어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소개한다. 많은 부분이 시선을 끌었지만, 특히 '쓰는 것보다 지우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마음을 두드렸다. 또한 저자는 "같은 것을 같지 않게 이야기를 붙이고 눈에 그려지는 기술. 다소 과장될지는 몰라도 들으면 즐겁고 재미있는 표현을 써 내려가는 카피라이터를 다른 말로 이야기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걸 다 외우고 다닐 수는 없기에 저는 '단어 창고'를 꾸려 놓습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에도 사용하고 편지나 책을 쓸 때도 하나둘 꺼내 쓰곤 합니다. 언젠가 눈에 보이는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만의 표현 창고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거예요."(본문 p.31)라고 하여 글쓰는 사람은 자신만의 어휘 창고를 만들 만들 것을 조언한다.


2부-나를 만들었던 일

이번 편은 저자가 카피라이터로서 현장에서 작업하는 일상을 접하고 있다. 카피의 가치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특히 울림을 주었다. "카피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말을 발견하고 엮어서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러니 단순한 '아름다운 표현'에 매몰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또 한 번 해봅니다. 어떤 평범한 말도 자신의 자리를 찾는 순간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습니다."(본문 p.84)라는 말에서, 적재적소에 알맞게 쓰인 말들이 글쓴이의 고유한 문체를 지니게 될 때,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닐까.

3부-지금부터 해야할 일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며 두 번의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저자는, "오래 일하기 위해 필요한 건 쓰러지지 않는 마음이 아닌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입니다. 일은 언제나 우리를 쓰러지게 만들 테니까요. 도망쳐도 좋습니다. 쓰러진 김에 잠깐 누웠다 일어나는 건 더 좋습니다. 우리 부디, 스스로에게 덜 엄격해집시다."(본문 p.102)

두어 달 전 읽었던 가수 김창완 님이 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나 최근 가왕이라 불리는 가수 조용필 님의 신곡 <그래도 돼>라는 제목처럼 성과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이 책의 저자 오하림의 카피라이터 선배이기도 한 유병욱 TBWA Executive CD의 추천사가 다른 추천사에 비해 눈에 띄었다. 평소 TV광고를 보면서 여운을 주는 카피를 만날 때 '저런 카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 우연히 핸드폰 검색 중 카피라이팅 강의가 있어서 신청했는데, 그 영상 속 강의자가 바로 유병욱 카피라이터였다. 해당 강의에서 우리 집에도 있는 의자전문업체의 광고와 예를 다한다는 상조회사 카피를 소개했다. 그런 유병욱 CD를 이 책 추천사에서 다시 만날 줄이야. 반가웠다. 최근에는 초록우산의 카피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꿈에도 가격이 있을까? 꿈에도 시기가 있을까? 꿈에도 자격이 있을까? 아니던데. 꿈에 대한 질문에 현실이 답이 되지 않도록 (펼쳐 봐, 너의 초능력) 초록우산 아이리더."

30초 분량의 TV광고인데, 마치 광고 속 영상의 젊은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볼 때마다 가슴이 훈훈해진다.

'쓰는 것보다 지우는 일'이 카피라는데, 글쓰기의 퇴고도 어쩌면 고민 없이 써내려간 글자들을 지우고 고쳐쓰는 작업의 반복일지 모른다. 글쓰기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은 사람은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본 서평은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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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리더십 수업
정수진 지음, 오정환 옮김 / 벗나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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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의 글쓰기 멘토이자 시인, 자기계발 전문 강사인 오정환 작가님과 독서모임을 함께 했던, 중고등학교에서 20여 년째 미술교사로 활동중인 정수진 작가의 공저책이다. 작가가 본업이 아닌 정수진 님은 교단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틈틈히 원고를 채워가야 했을 테니 더욱 마음이 바빴으리라.


여느 '감사의 글'은 감흥없이 그저 글자들의 조합을 술술 읽어 내려갔을 텐데 이 책에서는 어느 한 곳에 시선이 멈추고 오래 머물렀다. 나의 이름 세 글자가 콕 박혀 있는 지면. 반갑기도 하면서 낯선 기분이 들었다. "독서모임을 함께 한 ..., 주미령 님..."이라니.


이어지는 서문, '들어가는 글' 말미에 "이 책은 공동 저자 오정환 작가가 펴낸 <<춘추전국시대에서 찾아낸 교양인을 위한 고전 리더십>>을 청소년용으로 다시 쓴 책"이라고 써서 본 책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인내력, 예지력, 관계력'의 총 3개의 3장으로 나눈 목차에 맞추어, 미래 리더가 되기 위해 청소년기에 갖추어야 할 3가지 필수 역량을 기술하고 있다. 독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리더락 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소양임을 강조하듯, 책 말미에 '주석 인용'과 '참고 도서'를 차례로 실어주었다. 이 230여 페이지를 짓기 위해 참고한 도서만 무려 52권이라니, 그만큼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수고로움을 들여야 하는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1장, 인내력-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능력

'인내력'이라는 큰 주제 아래 열두 가지 부제를 달아 청소년들이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주로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밀려드는 분노와 충동을 자제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2장, 예지력-이치를 꿰뚫어 보는 능력

요즘 '예지력'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좋지 않은 의미로 쓰여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본문에서 언급한 '예지력은 시대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과 맞닿아 있다. 저자들은 통찰력에 대해 "미래 세대에서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능력은 변화의 핵심을 통찰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 미래 세대는 '지식과 정보를 창조적으로 연결하는 법', '소통하고 협력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미래 사회가 요청하는 통찰력에는 '데이터 리터러시'도 포함된다. 데이터 리터러시란 데이터를 정확히 읽고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단순한 숫자나 문자 배열과 축적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관계와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울러 시의 적절하게 분석하고, 비즈니스나 사회 발전에 필요한 숨겨진 가치와 인사이트를 발견하거나 창조하고, 현재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의 방향성을 찾아내는 역량이다."(본문 p.141)라고 강조한다.

현란한 말로 남을 속이려는 목적의 예지력은 지양해야 하지만, 주어진 상황이나 어떠한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이면의 숨은 뜻까지 알 수 있는 능력은 지혜로운 삶을 위하너 필수 역량이지 않을까.

3장, 관계력-타인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능력

이번 장에서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무렵에는 예상할 수 없었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어울리는 '노벨상을 받은 특별한 비결'이라는 단락글이 첫 페이지에 등장한다. 이런 게 앞선 장에서의 '통찰력'인 건가.

아무튼 저자들은 미래는 '협업의 시대'이므로, 신뢰에 기반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낮추는 겸손과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좋은 관계가 좋은 성과를 낳는다'는 주제로 제프 콜빈이 강조한 상호작용 세 가지 특징을 하고 있다.

"첫째, 사람들은 대화에서 짧게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둘째, '밀도 높은 대화'를 나누었다.

셋째,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고, 상대의 말에 반응을 보였으며, 대화를 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고, 공편하게 주고받으며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본문 p.215)라고.

요즘 많은 책들이 별도의 띠지를 덧대어 그냥 버려지는 중에 벗나래 출판사는 겉표지에 띠지 역할을 할 구역을 배치하여 책의 핵심내용을 언급해줌으로써 실용성을 높였다. 한창 미래를 꿈꾸고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청소년기에 대한민국의 많은 청소년은 디지털 기기 속 영상에 중독되어 독서는 커녕 필수 학업도 포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는 행위도 이 책 속 인내력, 예지력, 관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책을 펴고 평균적으로 200페이지 내외의 분량을 다 읽기 위해서는 일단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또한 수시로 울려대는 휴대폰 알림을 확인하는 일도 참아내야 하는 인내력이 요구된다. 내용을 읽으며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유추해본다는 의미에서 '예지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혼자서 독서를 했다면 수년 전부터는 온·오프라인 독서 모임이 유행하고 있다. 필자도 대면·비대면 병행 독서모임에 참여중이다. 관심분야가 같은 독서 모임을 통해 '관계력'도 갖추게 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하는 청소년과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보자.

본 도서는 이 책의 공저자 중 정수진 작가님의 서평 의뢰로 벗나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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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 느린 기질을 이해하고 성장 그릇을 키워 주는 발달 육아법
김미미.김효선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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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생, 고1인 우리 아이는 행동도, 사회적 상호작용도 또래보다 많

이 느리다. 유아기부터 이미 놀이치료, 언어치료도 받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감각통합 치료'를 권유받고도 장거리와 비용 부담이 상당하여 치료를 받지 못했다. 지금 이렇게 학습 장애와 사회성 발달 지연까지 초래할 줄 알았다면 당시에 월세방을 얻고 비싼 비용을 감당하면서라도 반드시 치료를 받았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남편의 못마땅함쯤은 거뜬히 물리치고서 말이다. 이렇듯 느린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처음에는 자기 아이의 상태를 질문 검사지와 길어야 30분 내외의 상담만으로는 온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양육자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의 두 저자 김미미, 김효선 씨는 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학, 심리재활학 놀이 치료 분야를 전공후, 15여 년 동안 수만 명의 부모와 아이를 만나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 베테랑이다.

현장에서 아이의 발달 문제로 걱정하는 수많은 부모를 만나며 '느린 아이 육아법'의 필요성을 느껴 본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모든 것이 '처음'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편안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곳. 아이에게 '우리 집'은 그런 장소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들은 총 6장에 걸쳐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춘 양육법과 진단 및 치료의 적정시기를 제시한다.

1장-아이의 발달, 정말 느린 걸까요?

"발달이 느리다는 것은 아이의 언어적,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능력이 발달 단계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본문 p.21)라고 하여 발달 지연에 대한 개념 정의를 시작으로 아이의 발달 지연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느린 아이의 이해'를 돕는다.

2장-느린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이번 장이 내게는 더욱 크게 와닿았다. '작은 반응에도 민감한 아이, 감각을 체크해요.'라는 제목으로 시작된글은 '너무 예민하거나 너무 둔감한 아이 감각통합을 확인해요'라는 화두를 던지며 내게 12년 전쯤 처음 들었던 그 단어를 상기시켰다. 당시에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게도 낯선 그 개념, "쉽게 말해서 감각 통합은 우리 뇌가 오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행동하도록 돕는 과정이에요."(본문 p.78)라고 한 뒤, 우리 아이처럼 학생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부연한다. "우리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감각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청각), 칠판을 보고(시각), 책에 손을 대고(촉각) 있습니다. 이런 감각들이 우리 뇌에서 통합적으로 처리되어야만 아이가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고 동시에 필기도 하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감각적 이상이 생겨 한 가지 감각이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둔감해진다면 어떨까요? 일상의 소음이 무척 시끄럽게 들리고 책의 촉감이 너무나 거슬려서 수업에 집중할 에너지를 불편한 감각을 견디고 조절하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작 집중해야 하는 활동은 놓치고 목표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본문 p.79)라고.

이 부분을 읽은 나는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 모습이 어떨지 눈에 선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시에 책에서 언급됐듯 감각 예민의 상황이 이렇게 큰 나비효과를 가져올 줄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치료를 받을 걸 그랬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린 거겠지. 당장 이 저자들에게 전화해서 상담받고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 속 '감각이 예민한 아이를 위한 12가지 지침'을 진작 알았더라면 지금보다는 긴장·불안도를 낮출 수 있었을 텐데. 아직 학령기 이전 아동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이 책 속 솔루션을 집에서라도 실천하며 아이의 고통과 양육의 힘듦을 덜어내시길.

3장-부모는 아이 발달의 1번 주자

이번 장에서는 '발달이 느린 아이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는 화두로, 주 양육자인 엄마, 아빠의 정서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것은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일과 같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돛을 올리고 항해하다가, 한번씩 밀려오는 파도에 흔들리고 쓰러지기도 하지요. 부모는 이 파도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마음의 벽을 단단히 세웁니다. 이 여정의 목적은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돛을 고쳐 매는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강해지고 깊이 연결되는 것입니다."(본문 p.136)라는 말로 위로하는 듯도 하고.

그렇다.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나로서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난파선 위에 놓인 느낌이다.

4장-치료의 출발선, 어떻게 시작할까요?

이번 장에서는 아이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와 솔루션을 진행해 줄 병원과 발달센터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그전에 중요한 것이 '영유아 발달검사'임을 강조하며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작성할 것을 당부한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워 맞춤 처방과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니, 의사나 상담자와의 소통은 필수라고. 또한 아무리 좋은 병원이나 센터도 접근성을 따져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선택하여 꾸준히 치료받을 것을 강조한다. 당시 부산에 살던 나도 감각통합 치료가 가능한 곳을 수소문해서 갔는데도 거리도 먼 데다 전문성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결국 포기했었던 것이다.

5장-아이의 그릇을 키우는 놀이치료의 힘

우리 아이도 받았었던 '놀이치료'를 단순히 장난감으로 노는 것 정도로 오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이 치료는 엄염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에요. 놀이를 통해 아이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 내면까지 이해하고 발달에 필요한 부분을 촉진하는 '치료'입니다. 놀이와 장난감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 주는 것이지요. 발달이 느린 아이에게 놀이 치료가 꼭 필요하냐고요? 네, 발달이 느린 아이에게 놀이 치료는 필수입니다."(본문 p.219)라고 이해시킨다.

게다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놀이 치료로 성장한 서준이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놀이 치료의 종결을 고려할 땐 '몇 년 했는지' 보다 '현재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를 먼저 체크해 주세요."(본문 p.235)라고 강조한다.

6장-더 많은 치료프로그램에 대하여

말 그대로 1~5장까지 상대적으로 치료 비율이 높은 치료에 대한 자세한 기술 외에도 진단 가능한 치료들의 종류를 선택한다. 우리 아이도 놀이 치료와 병행했었던 '언어치료'를 시작으로, 일상생활에서 기능적인 제약이 있는 아이가 받는 치료인 '작업 치료', 2장에서 집중 기술한 '감각통합 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ABA(Applied Behavior Analysis)와 같은 생소한 치료도 소개하는데, ABA는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발달 문제를 가진 아이의 행동을 개선하고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치료법이라고 한다. 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치료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이 밖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발달 지원에 사용된다는 '플로어타임 치료'와 아이의 지각, 기억, 문제 해결, 주의 집중력 등 학습과 관련된 인지 기능 강화를 중심으로 한 '학습 인지 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 아이에게도 받게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되었다. 마지막으로 '부모-자녀 양육 코칭' 프로그램인 PCIT(Parent-Child Interaction Develop-mental Play Therapy), RT(Responsive Teaching), IDP(Interaction Developmental Play Therapy)에 대해 소개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치료의 목표가 각기 다르므로 내 아이에게 맞는 최적의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강조하며 본문은 마무리된다.

친절하게 '부록'편을 두어 '부모님이 궁금해하는 가정에서의 발달 촉진법 Q&A'에 진솔하게 답하고 있다. 발달에 문제가 없는 정상 속도로 자라는 다른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설정과 소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책을 몇 장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왜 진작 이렇게 쉽게 느린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늦게 나온 걸까.' 원망했다. 한편 공감가는 부분에선 당시 소아정신과와 복지센터를 전전하며 진단 검사와 놀이치료, 언어치료를 병행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아이 아빠조차 공감해주지 않아 위로받지 못하고 독박 육아를 하다시피했던 우울한 지난날이 떠올라 울컥했다. 치료 적기를 넘겨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또래보다 느린 아이의 원인이 감각통합치료를 받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무심한 엄마였던 나를 자책했다.

옛말에 '병은 주변에 알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예전에는 '늦되다'로 퉁쳐지던 발달 장애아들을 이제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개입도 가능해졌다. 아직도 자신의 아이는 문제 없다고 믿고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는 많은 부모들이여, 이 책을 읽고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제발 좀 더 기민하게 반응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라.

본 서평은 클랩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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