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 느린 기질을 이해하고 성장 그릇을 키워 주는 발달 육아법
김미미.김효선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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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생, 고1인 우리 아이는 행동도, 사회적 상호작용도 또래보다 많

이 느리다. 유아기부터 이미 놀이치료, 언어치료도 받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감각통합 치료'를 권유받고도 장거리와 비용 부담이 상당하여 치료를 받지 못했다. 지금 이렇게 학습 장애와 사회성 발달 지연까지 초래할 줄 알았다면 당시에 월세방을 얻고 비싼 비용을 감당하면서라도 반드시 치료를 받았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남편의 못마땅함쯤은 거뜬히 물리치고서 말이다. 이렇듯 느린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처음에는 자기 아이의 상태를 질문 검사지와 길어야 30분 내외의 상담만으로는 온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양육자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의 두 저자 김미미, 김효선 씨는 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학, 심리재활학 놀이 치료 분야를 전공후, 15여 년 동안 수만 명의 부모와 아이를 만나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 베테랑이다.

현장에서 아이의 발달 문제로 걱정하는 수많은 부모를 만나며 '느린 아이 육아법'의 필요성을 느껴 본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모든 것이 '처음'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편안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곳. 아이에게 '우리 집'은 그런 장소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들은 총 6장에 걸쳐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춘 양육법과 진단 및 치료의 적정시기를 제시한다.

1장-아이의 발달, 정말 느린 걸까요?

"발달이 느리다는 것은 아이의 언어적,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능력이 발달 단계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본문 p.21)라고 하여 발달 지연에 대한 개념 정의를 시작으로 아이의 발달 지연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느린 아이의 이해'를 돕는다.

2장-느린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이번 장이 내게는 더욱 크게 와닿았다. '작은 반응에도 민감한 아이, 감각을 체크해요.'라는 제목으로 시작된글은 '너무 예민하거나 너무 둔감한 아이 감각통합을 확인해요'라는 화두를 던지며 내게 12년 전쯤 처음 들었던 그 단어를 상기시켰다. 당시에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게도 낯선 그 개념, "쉽게 말해서 감각 통합은 우리 뇌가 오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행동하도록 돕는 과정이에요."(본문 p.78)라고 한 뒤, 우리 아이처럼 학생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부연한다. "우리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감각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청각), 칠판을 보고(시각), 책에 손을 대고(촉각) 있습니다. 이런 감각들이 우리 뇌에서 통합적으로 처리되어야만 아이가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고 동시에 필기도 하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감각적 이상이 생겨 한 가지 감각이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둔감해진다면 어떨까요? 일상의 소음이 무척 시끄럽게 들리고 책의 촉감이 너무나 거슬려서 수업에 집중할 에너지를 불편한 감각을 견디고 조절하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작 집중해야 하는 활동은 놓치고 목표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본문 p.79)라고.

이 부분을 읽은 나는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 모습이 어떨지 눈에 선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시에 책에서 언급됐듯 감각 예민의 상황이 이렇게 큰 나비효과를 가져올 줄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치료를 받을 걸 그랬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린 거겠지. 당장 이 저자들에게 전화해서 상담받고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 속 '감각이 예민한 아이를 위한 12가지 지침'을 진작 알았더라면 지금보다는 긴장·불안도를 낮출 수 있었을 텐데. 아직 학령기 이전 아동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이 책 속 솔루션을 집에서라도 실천하며 아이의 고통과 양육의 힘듦을 덜어내시길.

3장-부모는 아이 발달의 1번 주자

이번 장에서는 '발달이 느린 아이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는 화두로, 주 양육자인 엄마, 아빠의 정서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것은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일과 같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돛을 올리고 항해하다가, 한번씩 밀려오는 파도에 흔들리고 쓰러지기도 하지요. 부모는 이 파도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마음의 벽을 단단히 세웁니다. 이 여정의 목적은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돛을 고쳐 매는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강해지고 깊이 연결되는 것입니다."(본문 p.136)라는 말로 위로하는 듯도 하고.

그렇다.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나로서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난파선 위에 놓인 느낌이다.

4장-치료의 출발선, 어떻게 시작할까요?

이번 장에서는 아이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와 솔루션을 진행해 줄 병원과 발달센터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그전에 중요한 것이 '영유아 발달검사'임을 강조하며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작성할 것을 당부한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워 맞춤 처방과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니, 의사나 상담자와의 소통은 필수라고. 또한 아무리 좋은 병원이나 센터도 접근성을 따져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선택하여 꾸준히 치료받을 것을 강조한다. 당시 부산에 살던 나도 감각통합 치료가 가능한 곳을 수소문해서 갔는데도 거리도 먼 데다 전문성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결국 포기했었던 것이다.

5장-아이의 그릇을 키우는 놀이치료의 힘

우리 아이도 받았었던 '놀이치료'를 단순히 장난감으로 노는 것 정도로 오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이 치료는 엄염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에요. 놀이를 통해 아이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 내면까지 이해하고 발달에 필요한 부분을 촉진하는 '치료'입니다. 놀이와 장난감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 주는 것이지요. 발달이 느린 아이에게 놀이 치료가 꼭 필요하냐고요? 네, 발달이 느린 아이에게 놀이 치료는 필수입니다."(본문 p.219)라고 이해시킨다.

게다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놀이 치료로 성장한 서준이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놀이 치료의 종결을 고려할 땐 '몇 년 했는지' 보다 '현재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를 먼저 체크해 주세요."(본문 p.235)라고 강조한다.

6장-더 많은 치료프로그램에 대하여

말 그대로 1~5장까지 상대적으로 치료 비율이 높은 치료에 대한 자세한 기술 외에도 진단 가능한 치료들의 종류를 선택한다. 우리 아이도 놀이 치료와 병행했었던 '언어치료'를 시작으로, 일상생활에서 기능적인 제약이 있는 아이가 받는 치료인 '작업 치료', 2장에서 집중 기술한 '감각통합 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ABA(Applied Behavior Analysis)와 같은 생소한 치료도 소개하는데, ABA는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발달 문제를 가진 아이의 행동을 개선하고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치료법이라고 한다. 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치료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이 밖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발달 지원에 사용된다는 '플로어타임 치료'와 아이의 지각, 기억, 문제 해결, 주의 집중력 등 학습과 관련된 인지 기능 강화를 중심으로 한 '학습 인지 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 아이에게도 받게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되었다. 마지막으로 '부모-자녀 양육 코칭' 프로그램인 PCIT(Parent-Child Interaction Develop-mental Play Therapy), RT(Responsive Teaching), IDP(Interaction Developmental Play Therapy)에 대해 소개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치료의 목표가 각기 다르므로 내 아이에게 맞는 최적의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강조하며 본문은 마무리된다.

친절하게 '부록'편을 두어 '부모님이 궁금해하는 가정에서의 발달 촉진법 Q&A'에 진솔하게 답하고 있다. 발달에 문제가 없는 정상 속도로 자라는 다른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설정과 소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책을 몇 장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왜 진작 이렇게 쉽게 느린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늦게 나온 걸까.' 원망했다. 한편 공감가는 부분에선 당시 소아정신과와 복지센터를 전전하며 진단 검사와 놀이치료, 언어치료를 병행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아이 아빠조차 공감해주지 않아 위로받지 못하고 독박 육아를 하다시피했던 우울한 지난날이 떠올라 울컥했다. 치료 적기를 넘겨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또래보다 느린 아이의 원인이 감각통합치료를 받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무심한 엄마였던 나를 자책했다.

옛말에 '병은 주변에 알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예전에는 '늦되다'로 퉁쳐지던 발달 장애아들을 이제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개입도 가능해졌다. 아직도 자신의 아이는 문제 없다고 믿고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는 많은 부모들이여, 이 책을 읽고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제발 좀 더 기민하게 반응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라.

본 서평은 클랩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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