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젊은 아가씨 두 명

서른 살이 되면 어떡하지?
서른 살이 되면 이제 끝이겠지

이런 대화
옛날의 나도 곧잘 했었지
굳이 주위에 들으라는 듯이

서른이 되면 이제 끝
이것은 물론 그녀의 본심입니다
본심이긴 하지만
굳은 믿음이 아니라
참새 눈물 정도의 본심으로
서른 살이 돼도
모든 게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게는 젊음이 있어
난 아직 스물다섯 살
끝나지 않은 스물다섯 살
스타벅스 매장에서의 계급은 상위
라는 것을 그녀의 동료와의 대화에서
어필하고 있습니다.47.p

아직 10대일까요
첫 데이트일지도 모릅니다
초콜릿 케이크는 둘이서 하나만
둘이 너무나 싱그럽고
그리고 즐거워 보여서
평화란 이런 것이구나
새삼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차의 시간
따뜻한 한 잔의 커피를
이 아이들의 일상에서
빼앗는 일이 없기를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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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상처받기 쉽다는 건
젊은이에게 흔히 보이는 경향인 동시에, 그들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리가 아닐까 하고.

물론 나이들어서도 상처받을 일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도 그 상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두고두고 곱씹는 건 나이깨나 먹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설령 상처를 받거나 화가 나도 꿀꺽 삼켜버리고 오이처럼 서늘한 얼굴을 하려 애썼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훈련을 거듭하는 사이 점점 정말로 상처를 받지 않게 되었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상처를 받지 않게 되었기에 그런 훈련이 가능했던 건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 먼저고 어느 쪽이 나중인 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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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독

글자를 읽고
저자를 읽고
자신을 읽기

인생삼독

쓰여진 인을 읽고
쓰여질 연을 읽고
쓰여지지 않은 삶을 읽기

글자 없는 책

책을 대할 때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일로
이어져야 하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가치 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한다.

그때 비로소
펼쳐 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그런 책까지도 읽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책 속에서 그 길을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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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기
시작하기
그리고
감사하기

마음은 알기 어려운 것이며,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실험관  안에  우겨넣을  수  없다.  마음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대의  ‘주시하는  자기‘ 로부터, 즉 그대의 내면으로부터 그것을 아는 것뿐이다. 

그대가 더 자각할수록 자신의 마음, 그 섬세한 기능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 마음의 기능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아름답다.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현상이며, 의식이 가장섬세한 양식으로 꽃피어난 결과이다. 마음이 무엇인지를 정말로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대는 자신을 마음으로부터 분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시자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명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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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버린 영수증
다시 주워

구겨진 주름
하나하나 펴는
수려한 마음으로

마치 죽음을 코앞에 두고서야
인생의 아름다움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처럼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그렇게 회한을 연료 삼은 감정일 뿐일 수 있다.

정말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이정도로 호들갑스럽게 감격할 만큼 서울은 충분히 아름다운 도시가 아닐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서울이 그래서 과연 실제로 얼마큼 아름다운지가 아니다.

나는 서울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나에게 주목하고 있다. 서울에 올 때마다, 그래서 서울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릴 때마다 내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서른네 살이 되도록 살았다 는 간단하게 뭉뚱그려진 사실 하나가 조금씩 조금씩 자세하고 분명해지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꼬깃꼬깃 구겨버렸던 영수증을 다시 주워 구겨진 주름을 하나하나 펴는 기분이 든다.

멀고 수려한 섬에서 몇 년 살고 나서야 서울에서 내내 살았던 내 지난 삶을, 이 아무것도 아닌 시절을 아름답다 는 감정 아래에서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름다움은 이토록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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