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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 - 왜 보수가 남는 장사인가?
토마스 프랭크 지음, 구세희 외 옮김 / 어마마마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토마스 프랭크는 우파에 대한 연구로 아주 명성이 높은 학자로서,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적인 정당을 위해서 투표하는 행위(소위 '계급배반적 투표')에 대한 원인을 연구하였습니다. 이 책은 우파들이 어떻게 자본의 힘을 이용하여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여 정치를 하나의 쇼로 만들고, 자신의 계급적 경제적 지위에 맞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게만드는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왜 우파 정권이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대규모 부자감세와 군비지출(전쟁), 대규모 사업에 집착하는지 잘 설명되 있는데, 이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독재나 사악한 유해 정권 탓에 거대한 부채가 쌓이면, 제아무리 민주 국가라 해도 평소 깊이 혐오해 마지않는 자유방임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상을 발견했다. 돈을 빌린 주체가 누구든, 그 돈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곳에 쓰였든, 부채는 반드시 갚아야 했고, 이를 갚는다는 것은 곧 정부가 은행가들의 기호에 따라 국가 경제의 구조 조정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규제를 철폐하고, 민영화하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p333)
따라서 막대한 재정 적자는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가져오며, 이는 이 민영화된 기업들을 대규모 기업집단들이 흡수하여 이를 사유화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돌아가야할 혜택이 사라지는 최근의 우리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귀절을 인용하면,
"거기에다가 이 모든 바보 같은 재정 낭비가 적자 지출에 대한 국민의 냉소주의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 '그들이 돈을 낭비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국민이 정부의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문제가 아니다. 그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공화당원들이 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중략) 한없이 무능력해도 승리하는 것이고, 마음껏 부패를 저질러도 승리하는 것이고, 실컷 낭비해도 승리하는 것이다"(p338)
즉, 우파는 많은 재정 지출을 통하여 국가의 재정을 망쳐놓고, 국가 자체를 무능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는 것이 이 저자의 분석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지나치게 단순 도식화한 것이고, 우리 나라처럼 유교적 전통이 강하여 공적인 기구의 역할을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바로 적용할 수 없으나, 앞으로 우리에게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