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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강신주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강신주 선생님이 쓰신 상처받지 않을 권리에 관한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격조높은 비판서라고 할 것입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비판보다는 문화적 요소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기존의 자급자족형 경제를 임노동자와 자본가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경제로 전환시키는 것이 그 특징인데, 즉 농촌에서 자급자족하던 농민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와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존의 농경사회와 다른 점입니다.,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은 바로 도시화에 있는 것이 때문에, 현대 사회에 대한 분석에서 도시화에 대한 논의는 매우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도시화의 문제점들이 우선적으로 부각된 것이 일제시대 경성이고, 세계적으로 보면 19세기 대도시인 (소위 세기말)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모더니티 수도)프랑스의 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벤야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즉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만 살펴봐도 19세기에 주거부족이 심각하였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갔는지를 알면, 우리의 도시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이처럼 도시화라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가 종래의 수공업중심의 농업경제와 가장 큰 차이이지 본질적 변화라고 할 것이므로, '도시화' 내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작업이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작업은 데이비드 하비의 책을 참조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영리활동(Business)이 우리를 어떻게 유혹하여 소비로 이끄는 지에 대한 분석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유하의 '오징어'라는 시를 통해, 오징어가 집어등에 이끌려 사지로 가듯이 화려한 네온싸인에 유혹되어 우리도 백화점에서 소비를 하여 다시 시장에서 노동력을 팔아야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는 현실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장보드리야르는 특히 소비에 중심을 두는 철학자입니다. 기존의 마르크스나 베버 모두 자본주의의 생산적 측면에만 주목하고 소비하는 측면을 소홀히 했는데, 보드리야르는 어떻게 소비가 이루어지는지에 관하여 고찰하여 자본주의의 특징은 소비에 있지 결코 생산에 있지 않다는 설득력있는 분석을 합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고가제품이 저가제품보다 더 잘 팔리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현실에 대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이는 바꿔서 이해하면, 자본주의는 생산활동(Industry)과 무관하고 오히려 소비활동으로 대변되는 영리활동(Business)과 직접 연관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는 베블런의 분석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홍기빈의 '자본주의'를 참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