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의 거대 빙상이 녹기 시작하면 상승 폭은 수십 미터에 이를 것이다. 21세기에 걸쳐 해수면이 0.74 미터 상승할 거라고 줄잡아 예측하더라도 약 40만 제곱킬로미터의 육지가 바닷물에 잠길 것이다. 이것은 아이슬란드 면적의 네 배에 이르고 독일 면적보다도 넓다. 대도시, 해안선, 항구, 간석지가 위험에 처했다. 그중에는 가장 오래된 문화 도시들, 전 세계의 역사적 건축물, 공장, 여름 휴양지, 농장, 경작지, 강어귀도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약 1억 1500만명에 이른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결과만 따져도 이정도다. 기온 상승, 사막화, 가뭄, 산불, 지하수 고갈, 영구동토대 해빙, 해수 산성화의 결과는 셈에 넣지도 않았다. 나의 내면에서 무언가 웅웅거리는 게 느껴진다. 이 모든 단어들은 그 어마어마한 양으로 의미를 죄다 집어삼켜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블랙홀을 만들어낸다. - P72
어쩌면 우리는 개인 자격으로는 세상을 이해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날 나는 집단 히스테리의 대립물을, 일종의 집단 무감동을 경험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각 주제의 전문가조차도 자신의 연구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바닷물에 잠수하여 전 세계 산호초를 측량하는 심오한 경험을 사람들의 상상력과 연결하지도,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감각을 전달하지도 못하는 듯했다. 어쩌면 과학자들도 딴 사람들이 이해할 때까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P79
해수 산성화. 나는 이 단어를 이해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어쩌면 아닌지도 모르겠다. 빈총과 장전된 총은 겉으로는 차이가 없다. 총의 쓰임새와 해로움은 장전되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어들은 장전된 정도가 저마다 다르다. 어떤 개념이 완전히 ㅡ장전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해수 산성화는 모든 시간 모든 바다만큼 거대하고 깊은 개념이다. 청어 떼와 둑중개 떼, 해덕대구와 쇠돌고래, 굴, 식물성 플랑크톤, 향고래를 모두 합친 것만큼 거대하고, 웅장한 산호초와 그 속의 거북, 뇌산호, 흰동가리만큼 우람하다. 이 단어들은 마치 익족류(바다나비)를 한입 가득 욱여넣는 것 같아서 삼키기가 힘들다. - P90
빙하는 완벽한 시스템이다. 우기에 물을 모았다가 건기에 인구 밀집지역에 녹은 물을 내보내는, 빙하수는 생명의 원천이자 영양 공급원이다. 빙하는 우기와 건기의 극단적 변동을 완화한다.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에는 빙하수가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물일 때도있다. 이 시스템은 넓은 면적에 걸쳐 지하수 수위를 유지하며 농작물과 초목에 꼭 필요하다. 몬순 강우가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는 빙하수가 극도로 중요하다.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물인 민물의 최대 9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 P103
아우둠라는 어떻게 생겨나 북극권 바로 아래 섬 아이슬란드까지 구전되었고, 아이슬란드인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지 200년 뒤까지도 신화적 기억으로 남아 사본에 기록되었을까? 8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여정을 추적할 방법은 없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모두가 같은 민족의 후손이다. - P103
아우둠라는 어떻게 생겨나 북극권 바로 아래 섬 아이슬란드까지구전되었고, 아이슬란드인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지 200년 뒤까지도 신화적 기억으로 남아 사본에 기록되었을까? 8000킬로미터에이르는 여정을 추적할 방법은 없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모두가 같은 민족의 후손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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