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시대를 살아가시길

"자신이 무엇을 유념하는지 유념하라.‘
소르뒤르 소르스테인손 (아이슬란드의 시각예술가, 작가)

외국에서 손님이 올때마다 보르가르툰 거리, 소위 ‘부서진 꿈의 거리‘를 따라 드라이브를 시켜준다. 나는 회프디건물을 가리킨다. 1986년에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회동한 흰색 목조주택, 많은 이들에게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철의 장막이 걷힌 사건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회프디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은 온통 유리와 대리석으로 덮인 검은색 상자 모양 건축물로, 한때 쾨이싱그 은행 본사가 있었다. 2008년 쾨이싱그 은행의 파산은 그 규모가자본주의 역사상 네 번째로 컸다. 인구 1인당 액수가 아니라 전체액수로 따져서 그랬다. 무려 200억 달러였으니까. 20,000,000,000달러!
남의 불운을 고소해할 생각은 없다만, 내가 지긋한 중년도 되기 전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두 신념체계의 몰락을목격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 P11

내가 말한다. "거의 다 됐어. 하나만 더 풀고, 1924년에서 2186년까지 전부 몇 년일까?"
휠다가 셈을 한다.
"262년?"
"상상해보렴. 262년이야. 그게 네가 연결된 시간의 길이란다.
넌 이 시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 거야. 너의 시간은 네가 알고 사랑하고 너를 빚는 누군가의 시간이야. 네가 알게 될, 네가 사랑할, 네가 빚어낼 누군가의 시간이기도 하고. 너의 맨손으로 262년을 만질 수 있어. 할머니가 네게 가르친 것을 너는 손녀에게 가르칠 거야. 2186년의 미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2186 년이라니!" - P28

할아버지는 전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음 날이면 기억하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내게 대통령 출마를 권유한 일은 여태 기억한다. "너는 너무 어려. 네가 쉰 살이 됐는데 ‘벌써‘ 대통령을 해봤으면 어떡하니? 그다음엔 뭘 하려고?"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연세도 기억하지 못하고 더는 빨간 머리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가 몇 살인지 기억하고 내가임기를 두 번 마칠 때 몇 살일지 계산할 줄 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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