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마셜은 ‘수요 법칙 Law of demand‘을 발표했다. 즉, "판매되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은 낮아져야 한다. (•••)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한다."
물론, 마셜은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가격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다른 요인들을 지적했고, 다만 분석을 위해 이것들을 세테리스 파리부스의 울타리 안에 가둬놓았다. 이런 요인들 가운데 그가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들은 (1) 소비자의 기호, 관습, 그리고 선호, (2) 소비자의 소득, (3) 경쟁 상품의 가격 등이었다. - P326

소비자가 여러 상품에 각각 1달러를 지출하면서 각각 얻게 될 한계효용을 비교하듯이, 생산자는 자본, 즉 기계류에 1달러를 지출할 경우 얻게 될 한계효용과 노동에 1달러를 지출할 경우 얻게 될 한계효용을 각각 비교한다. 새로운 기계 구입에 지출한 1달러가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는 데 들어간 1달러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한다면, 경영자는 기꺼이 기계류에 투자하고 노동력은 줄일 것이다. 한계효용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자본으로부터 얻는 한계 수확marginal return 과 노동으로부터 얻는 한계 수확은 같아진다. - P328

또한 마셜은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을 반박했다. 앞서 마르크스를 이야기하며 잠깐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이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다뤄보자. 우선 그는 인간은 물질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즉, 인간은 기존에 존재하는 물질을 재배열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만족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나눠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만족을 분배한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오늘 먹고, 입고, 자고, 마시고 싶은 것에 쓰면서 쾌락을즐길 수도 있지만 참고 또 참는 것이다.  - P330

예를 들어,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자 사람들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를 줄였다고 한다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는 탄력적이라고 말할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했는데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는 비탄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탄력성은 수요에 대한 변화율을 가격에 대한 변화율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10퍼센트 변하자 소비가 11퍼센트 변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탄력적인 것이다. 만일 같은 가격 조건에서 소비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비탄력적인 것이 된다. 한편, 같은 가격 조건에서 소비가 똑같이 10퍼센트 변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단위 비탄력적 unit-inelastic‘이라고 말한다. 만약 수요가 매우 탄력적이라면, 수요 곡선은 거의 수평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격 변화에 따라 쉽게 소비를 조절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수요가 매우비탄력적이라면, 수요 곡선은 거의 수직을 그릴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격에 상관없이 평소 소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P333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수도와 전기처럼 공익사업의 성격을 띠는 분야의 독점은 규제되어야 한다는 마셜을 충고를 받아들인다. 이런 분야의 독점은 ‘자연 독점 natural monopolies‘ 이고, 이런 경우 여러 수도 공급 업체가 같은 도로에 경쟁적으로 수도관을 매설하는 것은 공익 차원에서 볼때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마셜은 그런 자연적 독점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거나 적어도 적정 이윤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334

그렇다면,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것은 대체재 substitutes 의 존재 여부다. 
두 번째, 대체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는 그만큼 더 탄력적일 수 있다. 1973년 가을에서 1974년 겨울까지 제1차 오일 쇼크 기간 동안 휘발유 가격은 45퍼센트 정도 상승했다. 그리고 그해 휘발유 수요는 8퍼센트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몇 년 뒤, 제2차 오일 쇼크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들은 제1차 오일 쇼크때와 달리 훨씬 더 탄력적으로 대응했다. 그들은 연비가 좋은 좀 더 작은 차량을 구입했고,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그리고 주택 냉난방을 위해 단열재 등으로 주택을 개량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내부에 비치했던 베개, 담요, 잡지 등을 치워 기체를 가볍게 유지했다. 그 외에도 기내식과 음료, 그리고 한 번에 주입하는 연료의 양을 줄였으며, 기체 외부에 칠하는 페인트도 얇게 칠했다.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세 번째 요인은 어떤 상품이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만일 어떤 상품이 가계 예산에서 별다른 비중을 차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가격 변동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 P335

 경제학자들은 이자율을 명목 이자율nominal interest rates 과 실질 이자율real interest rates로 구분한다. 명목 이자율은 보통 은행 벽면에 고시되어 있는 대출 금리를 말한다. 실질이자율은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the rate of inflation 을 감한수치를 말한다. 즉, 은행의 대출 금리가 10퍼센트이고, 물가상승률이 7퍼센트라면, 실질이자율은 3퍼센트가 된다. - P339

이런 신고전파 경제학 모델이 갖고 있는 오류는 무엇인가? 개인은 하나의 독립적인 구슬이 아니다. 각각의 구슬은 어디로 굴러갈지 결정하기 전에 다른 구슬을 이미 바라보고 있다. 일부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과 반(反) 사회적인 인물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다른사람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허세를 부리거나 적어도 남들이 집안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 한다. 어떤 한 상품이 갖는 효용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는 이웃들이 그 상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도 한 몫 한다. - P351

 라이벤스타인은 이 논문에서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통상적인 마셜의 수요 법칙은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일부 상품, 즉 ‘베블런재Veblen goods (앞서 언급한 벤츠 같은 과시적 소비가 적용되는 상품)는 소비자의 수요가 상품의 효용뿐만 아니라 그 소비자가 다른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격, 즉 예상되는 현시적 가격 expected conspi-cuous price 에 의해 결정된다.  - P356

제조업자들은 부러움과 동료 압력 peer pressure (동료 집단에서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이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  베블린과 그의 제자들에 따르면, 경영자는 어떤 상품의 효용을 높이기보다는 예상되는 현시적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제도주의자들은 이것은 싸구려 상품을 마치 고가의 명품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도(商道)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만아니라 시간과 재능의 낭비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것은 자연적 욕구 natural drive 를 악용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카를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베블런은 인간이 창조적 욕구, 다시 말해 인간이 솜씨나 기량을 뽐내고 싶어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시적 여가와 현시적 소비가 사회에 파고들면서 이런 창조적 욕구가 사라지고 있다. - P357

이에 갤브레이스가 발끈한다. 그리고 뜬금없이 필요needs‘와 ‘욕구wants‘는 구분해야 한다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우선, 당신은 옥수수 식빵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욕구할 뿐이다. 모든 필요는 우리 내부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지 않다. 욕구는 외부에서 올 수도 있다. 옥수수 식빵을 소비하는 것, 즉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내부에서 비롯하는 자연적인 욕구 natural derive 가 아니다. 당신은 단지 식빵을 원할 뿐이고, 사실 욕구는 필요보다 덜 중요하다. 둘째, 갤브레이스는 당신이 옥수수 식빵에 대한 당신의 욕구를 스스로 결정했다는것을 부정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욕구하도록 또는 선택하도록 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뉴욕의 광고회사들이 몰려 있는 매디슨 애비뉴의 광고업자들이다. 그들이 광고를 통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광고와 판매 정책은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둘의 핵심 기능은 욕구를 창조하는 것, 즉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욕구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366

갤브레이스는 자신이 마셜의 ‘한계효용과 수요 법칙marginal utility of demand‘을 멋지게 타파했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어떤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진정한 수요를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진정한 수요는 심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은 광고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인위적으로심어주는 욕구만 읽을 수 있을 뿐 그들의 주관적인 심리는 읽을 수 없다. 갤브레이스는 이것을 의존 효과dependence effect‘라 불렀다.
물론 갤브레이스는 이렇게 단언만 하고 끝내지는 않았다. 그는 이것에서 다음과 같은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해냈다. 기업들은 욕구에 투자하고 그것을 주입한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게 절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적 소비를 제한하고 자원을 공공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갤브레이스는 도로 하나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공원과 슬럼가를 유유자적 활주하는 고가의 리무진들을 공공연히 비난하면서 미국의 공공 부문은 쇠락해 가고 있는 데 반해 역겨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적 부문은 나날이 번성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인들은 사실 이런 공공 부문과 사적 부문의 불균형을 원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그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 P367

우선, 소비재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강압적인 조치다. 따라서 갤브레이스는 기업들로 하여금 소비재에 대한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충고를 받아들인 정치 지도자들은 소비자들에게 돈을 좀 더 현명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것을 촉구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가지고 있는 부를 개인적인목적이 아닌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설득은 모든 중요한 욕구, 즉 필요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비롯한다는 갤브레이스 자신의 원칙과 모순된다! 좀 더 신중하게 소비하고 공익을 위해 더 많을 돈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 새롭게 ‘외부에서 고안된‘, ‘절박하지 않는 욕구를 소비자들에게 주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치가들이 하든, 세일즈맨들이 하든, 광고는 똑같은 광고일 뿐이다. - P370

 핸드 판사는 세가지 요인, 사고 발생의 가능성(P), 사고로 인한 손해 또는 손실의 정도(L), 사고 예방을 위한 비용(C)을 구분했다. 이 구분에 근거해 그는 사고에 따른 손해 또는 손실 비용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초과하면 피고는 과실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이것을 수학 공식으로 나타내면, PL> C이면 피고는 과실 책임이 있다.
슈퍼마켓에서 어떤 사람이 바닥에 버려진 바나나 껍질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질 확률이 20퍼센트라고 하자. 그리고 이때 입은 상해가 병원비, 결근에 따른 손해, 일상생활에서 오는 불편 등을 고려해 2만 달러라고 하자. 따라서 PL은 4,000달러(0.2×20,000= 4,000)가 된다. 만일 슈퍼마켓이 4,000달러 이하로 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면, 슈퍼마켓은 분명한 과실 책임이 있다. 사실, 3달러짜리 빗자루 하나만 있었어도 이런 사고는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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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주요 관심은, 비록 그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늘 변화하고 발전하려고 하는 인간 그 자체다. 단편적이고 정적인 가설들은 동적이고 생물학적인 개념들을 일시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기초만 놓고 따져본다고 해도, 경제학의 핵심 관념은 생동하는 힘과 운동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 알프레드 마샬 - P308

마셜은 각각의 특별한 경향들과 그것들이 각각 작용하는 시간대를구분하고자 했다. 시간은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다.
(.…) 그리고 그것은 불가피하게 제한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차근차근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만든다. 따라서 우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하나둘 쪼개보고, 한 번에 하나씩 면밀히 살펴본 다음, 그 과정에서 얻은 해결책들을 문제 전체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을 얻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이런 분석 방법에 기초해 마셜은 한 가지 독창적인 분석 체계를 고안했다. 그는 다른 모든 요인들은 ‘울타리 pound‘에 가둬놓고 각각의 요인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끄집어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 울타리를 ‘다른 조건이 같다면‘을 의미하는 라틴어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라 불렀다. 즉, "다른 경향들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런 경향들이 미치는 예상치 못한 영향들은 잠시 동안 무시한다. 문제가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그것을 좀 더 정확하게 다룰 수 있는 개연성은 그만큼 커진다."  - P313

마셜은 규모에 따른 수확 체중의 원인으로 두 가지, 즉 내부 경제internal economies 와 외부 경제 external economies 를 거론했다. 내부 경제는 노동분업, 공급물품의 대량구매, 소규모 기업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최첨단 장비의 도입 등에서 비롯한다. 호화스럽기는 하지만크기는 작은 요트들에 부자들을 태워 대서양을 횡단하는 ‘철수 여객 운송 회사‘가 있다고 하자.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요트들을 관리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고객 1인당 3,000달러다. 만일 이 회사가 정기 이용 고객 1,000명을 확보할 수 있다면, 작은 요트들 대신 ‘퀸 메리2세호‘ 같은 초호화 여객선을 도입해서 한 번에 실어 나를 수도 있을것이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고객 1인당 이전보다 저렴한 2,000달러다. 따라서 철수 여객 운송 회사가 초호화 여객선을 도입해 한 번에 더 많은 승객들을 실어 나를 수 있다면, 작은 요트들을 버리고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의 규모를 무작정 확장할 수는 없다. 그럴 경우 관리 문제라든가 마케팅 문제 때문에 다른 곳에서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초기에 화물 해상 운송 사업은 대량의 화물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각광을 받기는 했지만, 적재나 하역에 많은 시간이걸렸기 때문에 다소 비효율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지난 40년 동안 완전히 바뀌었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화물선이 항구에 들어오면, 배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형 화물선의 경우 보통 짐을부리는 데 100여 명의 하역 인부들을 동원해 1주일가량 소요됐다. 지금은 거의 모든 화물이 컨테이너 단위로 적재되기 때문에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는 항만 노동자 7명만 있으면, 아무리 대형 화물선이라고 하더라도, 하루 만에 하역을 끝낼 수 있다. 이렇게 하역된 컨테이너는 배에서 열차나 트럭에 바로 실려 목적지까지 운반된다. 이런 운송 혁명으로인해 물류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미국인들은 피지에서 생수를 수입해 먹을 수 있게 됐다. - P317

한편, 외부 경제는 특정 기업 외부에서 발생하는 요인들에서 비롯한다. 만일 어떤 산업이 특정 지역에 밀집되는 경향이 있다면, 그 지역은이 산업에 숙련 노동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노동시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의 기업들은 기계나 연료 등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연관 산업들이 등장하면서 기업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된다.
기계의 발명과 개량이 작업 공정이나 사업 전반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토대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이것이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그리고 이내 주위에서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기계를 공급하고, 생산된 제품의 운송을 담당하며, 그 외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에 도움을 주는 연관 산업들이 등장한다.  - P318

만일 마셜의 수확 체중 법칙이 옳다면, 큰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될것이다. 그런데 정말 큰 것이 아름답다면, 경쟁이라는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규모 기업이 항상 소규모 기업을 집어삼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일 ‘철수 여객 운송‘이 작은요트들로 사업을 계속 고집한다면, 머지않아 커나드Cunard (퀸 메리 2호를 보유한 영국의 선박 해운 회사)에 흡수될 것이다. 그리고 독점이 각 산업을 지배할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 경쟁을 옹호했던 마셜은 이런 이론적 모순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물론 그는 간단히 이 모순을 극복했다. 마셜은 기업들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의 경제생물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즉, 그는 여기에서 다시 생물학에 의지해 유기적 은유 organic metaphor를 빌려다 쓴다. 기업가들은 신생 기업을 잉태하고 낳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업에 양분을 공급하고, 때에 따라 어르고 달래 성인으로 키운다. 그러나 얼마 뒤에 이들 기업가들은 늙어 죽는다. 이들의 대를 잇는 관리자들은 흔히 그렇듯이 전임자들보다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른 기업가들이 낳은 새로운 기업들이 이 기업의 경쟁 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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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타자를 향한 존재의 두께를 더욱 줄여놓는다. 가상공간에서는 타자성과 타자의 저항성이 부족해진다. 가상공간에서 자아는 사실상 "현실원리"
없이, 다시 말해 타자의 원리와 저항의 원리에 구애받지 않고움직일 수 있다. 가상현실 속의 상상적 공간에서 나르시스적주체가 마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다. 실재가 무엇보다도 그 저항성을 통해 존재감을 가진다면, 가상화와 디지털화의 과정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그러한 실재를 지워나간다. 실재는 두 가지 의미에서 우리를 붙잡는다. 즉 일을 중단시키고 저항하여 우리의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기댈 수 있는 받침대로서 우리를 잡아주는 것이다. - P95

성과주체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로우며 그것에 의해 노동을 강요당하지도, 착취의 희생자가 되지도 않는다. 성과주체는 오직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적 지배기구의 소멸은 강제구조의 제거로 이어지지 않고, 다만 자유와 강제의 통합을 가져올 뿐이다.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착취한다. 자기 착취는 기만적인 자유의 느낌을 동반하는 한에서 타자에 의한 착취보다 효율적이다.
착취자는 동시에 피착취자이기도 하다. 착취는 지배 없이 관철된다. 여기에서 자기 착취의 효율성이 생겨난다. 자본주의시스템은 더욱 가속화된 발전을 위해 타자에 의한 착취에서자기 착취로 전환한다. 이러한 역설적 자유로 인해 성과주체는 가해자이자 희생자이며 주인이자 노예가 된다. 자유와 폭력이 하나가 된다. 자기 자신의 주권자, 호모 리베르를 자처하는 성과주체는 호모 사케르임이 밝혀진다. 성과사회의 주권자는 자기 자신의 호모 사케르인 것이다. 성과사회에서도 주권자가 호모 사케르를 낳고 호모 사케르가 주권자를 낳는 역설적 논리가 성립한다. - P109

성과사회의 호모 사케르는 절대로 죽일수 없다는 점에서 주권사회의 호모 사케르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생명은 완전히 죽지 않은 자들Untote의 생명과 비슷하다. 그들은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것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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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담은 여기에 한가지 윤리적 단서조항을 단다. 즉,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개개인은 쾌락의 총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공리주의 운동이 모토로 삼은 "최대다수를 위한 최대 행복greatest happiness for the greatestnumber"이다. 그리고 책임감 있는 정부의 입법자들은 이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벤담은 모든 사람은 행복의 양을 정하는 데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주장함으로써 민주주의자들에게 감격의 눈물을 선사했다. 다시 말해, 행복과 고통의 정도는 계급이나 신분의 차이에 상관없이 같다는 것이다. - P201

이처럼 밀은 부자들에게 소득세 감면 혜택을 줬던 반면, 상속세에 대해서는 다소 엄격했다. 그는 여러 철학 및 경제학 저술들에서 결과의 균등equality of results‘ 보다는 ‘기회의 균등equal opportunity‘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대해 불공평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은 땀을 흘려 더 많은 부를 창출하려고 하기보다는 부모가 가지고 있는 부에 안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밀은 소득세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느슨했던 반면, 상속세 inheritance tax 에 대해서는 엄격했을까? 밀은 누진세와 달리 상속세에 높은 세금을 물린다고 해서 그것이 노동의욕을 떨어뜨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상속 재산은 상속받는자가 직접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선publicgood 을 위해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썼다. - P225

그러나 밀의 구제 수당은 이보다도 훨씬 더 엄격했다. 그는 구제 수당을 받는 빈민들(특히 신체 건강한 빈민들의 노동 의욕을 고취시키기위해 그들이 구제 수당을 받는 대가로 수행하는 노동, 즉 공공근로가일반 노동자의 노동보다 더 고역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가오늘날 시행되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생각해내지는 못했지만, 밀은 여기에서 다시 한 번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는 구제 수당이 너무 쉽게 분배될 경우, 구제 수당을 받는 가난한가정의 자식들이 신성한 노동 윤리 work ethic 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있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구제 수당이 너무 많으면 빈민들의 출생률만 높일 뿐 생활 조건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입장에서 밀은 구제 수당이나 임금을 높이자는 사회주의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정책들은 반대했다.  - P231

 그래도 간략히 요약하면, 밀은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입장 사이에서 최대한 중립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극단적인 자유방임주의의 입장을 거부했던 그는 자유방임의 기본 전제만을 받아들였다. 반편, 정부의 개입에 대해서는 더 큰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경우에 한에서만 인정했다. 밀은 "더 큰 선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데, 자유방임을 포기하는 것은 확실히 악이다" 라고 주장했다. 물론 과세, 화폐 발행, 국방, 법질서 확립 등 국가가 개입해서 해야 할 일들이 분명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 교육, 그리고 사업규제 같은 것들은 국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하는 분야들이 아니다. 따라서 이런 ‘선택적 optional‘ 기능들은 각각의 경우에 따라 개입을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밀은 국가복지보다는 사적인 자선 사업을 선호했지만, 이런 자선 사업이 부분적인 성공 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누가 한 푼이라도 더준다면 좋아하겠지만, 부자들이 직접 나서서 그렇게 할 가능성은 거의없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무임승차free-rider‘ 효과 때문인데, 무임승차란 자신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일에 편승해 같은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따라서 밀은 국가가 가난한 사람들을 부양하기 위해 과세의 힘 taxing power 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232

변증법적 방법과 모든 경제 현상을 불변적인 인과관계로 간주하는뉴턴적 경제학 접근방법을 비교해보자. 헤겔의 변증법적 관점에서 오직 불변적인 것은 변화 그 자체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불변적인 것이다.
마르크스는 변증법적 방법과 유물론 materialism 을 결합했다. 뒤에 엥겔스는 이것을 변증법적 유물론dialectical materialism 또는 역사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 이라 이름 붙였다. 헤겔의 머리가 구름 너머 저편에 있었다면, 마르크스는 코를 땅에 박고 문지르고 싶어 했다. 마르크스는 역사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 윤리, 또는 민족주의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창밖을 내다봐라. 인간이 한갓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얼마나 애쓰고 발버둥치고 있는지 똑똑히 보라. 인간 없는 역사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빵 없이 인간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최초의 역사적 행위는 이런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을 생산하는 것이다."  - P251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적 소유 제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지배 계급은 대중을 현혹한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에게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고, BMW를 구매하는 꿈을 꾸도록 한 것은 바로 유인suggestion 과 설득persuasion 의 힘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개인들은 이런 꿈을 외부의 유인과 설득의 힘이 아닌 자기 자신의 고유한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서 그것들을 내면화하기나 주관화한다. 다시 말해, 그것을 외부에서 주입된 의식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런 기존 지배 관계의유지에 관여하는 관념, 법, 윤리를 상부구조superstructure 라 불렀다.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A Contribution to the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물질적생활의 생산 양식이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지적 생활을 조건 짓는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결정한다."
- P253

마르크스에 따르면, 생산 과정의 기술이 바뀌면 기존의 생산 과정에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새로운 생산 기술이나 방법은 토지, 노동, 그리고 자본의 양과 질을 바꾼다. 발견, 발명, 교육, 인구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물질적 생산력은 동적 dynamic 이다. 이렇게 새로운 생산력이 더해지면서 오래된 생산 과정은 폐기된다. 예를 들어, 노예제는 토지 대비 노동자의 비율의 높을 때 이윤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랙터나 수확기의 생산성이 노예보다 더 효율적이거나 노동자 인구가 상승하면, 노예제는 이윤을 많이 낳지 못할 것이다. 즉, 미래의 생산력은 새로운 생산 과정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정치, 윤리, 그리고 법 제도 전반은 낡은 방법에 의존한다는것을 잊지 말자. 즉, 생산력이 발전한다고 해서 이런 제도들이 발맞춰 신속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성직자들은 여전히 노예 제도가 신의 왕국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설교했다. 이것은 성직자들의 마음과 중세 성당의 대리석에 새겨진 영원불멸의 진리였다. 여기에서 엿볼 수 있듯이 상부구조는 정적 static 이다.
구(舊) 지배 계급이 낡은 관념을 틀어쥐고 새로운 경제발전을 저해함으로써 역동적인 역사 과정을 방해할 때 투쟁이 일어난다. 마르크스는 수동 제분기가 중세 영주를 낳았고, 증기 제분기가 산업자본가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세 영주는 기존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자본가들과 대립한다.  - P255

예를 하나 들어보자. 영희는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재봉사로 무대의상을 제작하거나 수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보통 관객들은 배우들이 뜯어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있는 의상을 수선하는 영희의 바느질은 공연에 10달러의 가치를 더한다. 그러나 그녀가 바느질에 대한 댓가로 받는 보수는 6달러 밖에 되지않는다. 즉, 공연 단장이 매일 공연마다 4 달러의 잉여가치를 영희에게서 빼앗아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잉여가치대 보수(임금)의 비율, 즉 6분의 4가 착취율 ratio of exploitation 이다. "그런데 왜 영희는 자신이 공연에 온전히 기여한 10달러에 대해 지불을 요청하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실업 문제에 있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실업을 발생시키며, 산업 예비군 reserve army이 영희가 더 높은 보수를 요구할 때를 대비해 언제고 대기하고 있다. 더구나 그녀는 생산 수단인 재봉틀, 무대 의상, 또는 무대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단장이다. 생산 수단을 통제함으로써 단장은 영회가 속해 있는 노동시장을 지배한다.
그 전에 단장은 무슨 기준으로 영희의 보수를 6달러로 책정했을까? 일단 단장은 자신이 고용하는 노동자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임금만 지불하면 그만이다. 영희의 보수가 6달러로 책정된 것은 그것으로 그녀의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최저임금을 받은 것이다. 만일 그녀가 시간 당 1달러를 받는다면, 그녀는 하루 여섯시간 노동으로 최저 생계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장은 여섯 시간이 지났는데도 영희에게 계속해서 일을 시킨다. 그는 그녀에게 더 많은 일감을 안겨주며 더 많은 시간을 일하도록 강요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단장은 그녀에게 하루 일당 6달러를 주며 4시간이나 더 많은 10시간 노동을 시킨다. 그 결과 영희는 자신을 위해 6시간을 이하고, 나머지 4시간은 단장을 위해 일하는 꼴이다. 4시간의 잉여(시간 또는 노동)는 곧장 단장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단장은 바느질 한번 하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었다. - P266

왜 노동자들은 최저 임금만을 받을까? 앞서 말했듯이, 상품의 가치는 상품에 투입된 노동의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력) 또한 하나의 상품이다. 따라서 노동(력)의 가격은 노동자의 생산 및 유지, 즉 재생산에 필요한 화폐량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최저 임금이다.
일반적으로 자본가는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생산한 것을 구매할 수있을 만큼 충분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에게 돌아올 일정한 몫을 받기 위해 투쟁한다. 앞서 살펴본 예에서, 공연 티켓가격이 10달러라고 한다면, 비록 영희가 공연에 10달러의 가치를 추가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받는 보수로는 공연 티켓을 구할 수 없다. 혹시 영희가 공연 배우의 상반신만 보겠다고 약속한다면, 단장이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게 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만일 이윤이 노동 착취에서 비롯한다면, 이윤율은 생산된 잉여가치의 양 대 총 투하된 자본(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비율이라 정의할 수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이윤율을 r, 생산된 잉여 가치의 양을 s, 불변 자본을 c, 가변 자본을 v라고 했을 때, 이윤율 r = s/(c+v)라는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자본가는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늘림으로써 이윤을 높일 수 있다.  - P268

b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경제력 집중을 자본의 집적centralization 및 집중 concentration표현했다. 자본의 집적이란 자본이 잉여 가치 또는 이윤의 일부를 생산 규모의 확대에 사용함으로써 자본 규모 및 생산 규모가 확대되는 것을 말한다. 자본 축적과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의 집적 증대는 자본의 축적을 증진하지만, 자본가의 재산이 상속에 의해 분할되는 경우 또는 잉여 가치가 원래의 자본으로부터 분리해서 독립된 새로운 개별 자본으로 기능을 할 경우에는 자본가의 수가 증가하고, 자본 축적은 분산하는 형태로 집적된다. 그러나 그 이외의 자본의 집적은 사회적 자본의 축적에 의해 제한된다. 반면, 자본의 집중은 둘 이상의 자본이 각각의 자립성을 잃고 결합, 합병 또는 흡수 등에 따른 자본의 가치 증대이다. 그것은 자본가에 의한 자본가의 수탈로 다수의 소자본이 소수의 대자본에 흡수되는 것이어서 축적이나 집적과는 달리 사회적 자본의 축적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 이처럼 정의상 집적과 집중은 명확히 구별되지만, 사회적 축적 과정에서 양자는 자본의 축적을 기초로 해서 자본의 집중이 일어나고, 이 집중에 의해 집적이 촉진되는 식으로 서로 작용한다. 그리고 자본의 집적과 집중의 진전에는 경쟁과 신용이 가장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 또한, 그것은 자본의 동원을 조장해 주식회사 제도의 전개를 촉진시키고, 주식 지분의 지배 집중에까지 이르게 한다. 또한 자본의 집적과 집중의 상호규정적 진행은 개별 자본의 거대화와 시장 집중도의 고도화를 가져오고, 시장 참여를 매우 어렵게 해서 소수 거대 자본의 독점적 시장 지배, 독점화 경향을 초래한다. - P271

그러면 마르크스가 자신의 ‘노동가치설‘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상상력과 기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을 간과했다. 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유형재의 투입만으로는 부족하다. VCR(카세트 녹화기)를 개발하는데 새로운 유형의 재료나 더 철저한 노동 착취 방식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당시 비디오 산업은 다음 두 가지를 필요로 했다. 즉, 발명과 투자에 대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그것이다. 구소련 시절에 러시아인들이 미국산 데님 청바지를 그렇게 갈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구소련이 질 좋은 옷을 생산할 수있는 면화나 노동자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상상력, 혁신, 규율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비유형적인 요소가 성공적인 기업들과 나라들을 그렇지 않은 기업들과 나라들과 나뉘는 기준이다. - P278

처음부터 마르크스는 비록 말년에 후진 농업 국가였던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는 했지만, 공산주의를 고도로 산업화된 나라들에서나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Joseph V. Stalin 은 유럽에서 가장 후진적인 농업 국가였던 러시아를 산업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 어려운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체제에서 ‘소유권에 대한 전제적인 침해‘ 방식으로 공산당선언》에 나와 있는 10가지 계획 가운데 (1) 토지에 대한 소유를 폐지하고, 모든 지대를 공공의 목적을 위한 사용한다고 한 것과 (9) 농업과 제조업을 결합하고, 인구를 진국적으로 좀 더 균등하게 배치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점진적으로 폐지한다고 한 제안에 따라 농민들을 집단농장 및 국영 농장에 강제로 편입시켰다. 1932년에서 1933년의 추운겨울 동안, 스탈린은 이런 강제 편입에 대한 저항을 분쇄하기 위해 수백만 농민들을 아사시켰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저항이 거세게 일어났는데, 그 결과 인명 피해도 다른 곳에 비해 더 컸다."
스탈린 이전에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Vladimir L. Lenin 역시 사회주의러시아를 건설하면서 같은 정치적 난관에 봉착했었다. 그의 집권 시기동안,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는 정당 독재로 변모했다. 그리고 이 독재는 소련이 붕괴되던 1989년도까지 지속됐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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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사회라고도 할 수 있는 성과사회는 서서히 도핑사회로 발전해간다. 그와중에 "브레인도핑" 처럼 부정적인 표현은
"신경 향상 neuro-enhancement"으로 대체된다. 도핑은 말하자면 성능 없는 성과를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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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스포츠에서도 도핑이 허용된다면 경기는 약학적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약물 금지만으로 몸뿐만 아니라 인간 전체가 하나의 성과기계가 되어 원활한 작동으로 최대의 성과를 산출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적 발전 경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핑은 단지 사회적 발전 경향의 결과일 뿐이다. 생동성 Lebendigkeit이란 본래 매우 복합적인 현상이지만, 그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생명 기능과 생명 활동으로 환원되고 만다.
성과사회 활동사회는 그 이면에서 극단적 피로와 탈진 상태를 야기한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부정성의 결핍과 함께 과도한 긍정성이 지배하는 세계의 특징적 징후이다. 그것은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을 전제하는 면역학적 반응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유발되기 때문이다. 과도한 성과의 향상은 영혼의 경색으로 귀결된다. - P65

성과사회의 피로는 사람들을 개별화하고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다. 그것은 한트케가 「피로에 대한 시론」"에서 "분열적인 피로"라고 부른 바 있는 바로 그 피로다. "둘은 벌써 끝없이 서로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각자 자기에게 가장 고유한 피로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것은 그러니까우리의 피로가 아니었고, 이쪽에는 나의 피로가 저쪽에는 너의 피로가 있는 꼴이었다." 이런 분열적인 피로는 인간을
"볼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상태"로 몰아넣는다. 오직 자아만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나는 그녀에게 ‘나는 너한테 지쳤어‘라고 말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니 그냥 지쳤어‘라는 말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함께 그렇게 외쳤다면 우리는 각자의 동굴에서 해방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토록 심한 피로 때문에 우리에게서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영혼이 다 타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  - P66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 힘의 피로, 즉 무위의 피로다. 원래 그만둔다는 것을 뜻하는 안식일도 모든 목적 지향적 행위에서 해방되는 날,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면 모든 염려에서 해방되는 날이다. 그것은 막간의 시간Zwischenzeit이다. 신은 창조를 마친 뒤 일곱째 날을 신성한 날로 선포했다. 그러니까 신성한 것은 목적 지향적 행위의 날이 아니라 무위의 날, 쓸모없는 것의 쓸모가 생겨나는 날인 것이다. 그날은 피로의 날이다. 막간의 시간은 일이 없는 시간, 놀이의 시간으로서 본질적으로 염려와 노동의 시간이라고 할 수있는 하이데거의 시간과 구별된다. 한트케는 이러한 막간의 시간을 평화의 시간으로 묘사한다. 피로는 무장을 해제한다. - P72

 자아는 타자와 대립하는 가운데 스스로를 정립한다. 이로써 자아와 타자를 분리하는 경계선이 유지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타자와의 대립을통해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반면 나르시시즘에서는 타자와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나르시시즘적 장애를 겪는 사람은 자기 자신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리하여 타자관계가 소실되고 이에 따라 안정된 자아의 이미지도 형성되지 못한다. - P88

 세네트에 따르면 완성을 통해 자아와 무관하게 존속하며 자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어떤 객관화할수 있는 형태가 생겨나기 때문에, 나르시스적 개인은 의도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뭔가 완결하기를 회피한다는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객관적으로 유효한, 최종적으로 완성된 형식이 불가능하다는 사회적 조건이 주체를 자기자신의 나르시스적 반복으로 몰아가고 있고, 그런 까닭에 주체는 하나의 형태, 안정적인 자아상, 확고한 성격에 이르지못하는 것이다. 즉 어떤 목표를 달성했다는 느낌은 자아 감정의 고양을 위해 의식적으로 "회피"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목표를 달성했다는 느낌 자체가 결코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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