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 조합원들의 조합 활동 공헌도에도 차이가 있다. 탄자니아 홍콩조합의 조합원들은 ‘법‘을 다소간 위반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마약을 판매하거나 절도와 성매매를 병행하는 사람인지 중개업을 하거나 의류, 전자제품등의 교역에 종사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교도소와의 거리‘, 또는 일어나는 문제의 성격이나 빈도에 차이가 있다.
한편 종교적인 신앙 때문인지, 개인의 신조인지, 아니면냉정하게 위험 부담을 계산해서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밀수는 하지만 마약에는 손대지 않는다‘, ‘성매매를 하지만절도는 하지 않는다‘라고 굳게 결심한 사람도 많다. 이들은 ‘범죄‘에 손을 댄 동포를 부정/거부하지는 않는다. 범죄로 벌어들인 큰돈을 펑펑 쓰는 화려한 파티에 초대받으면 역시 좋아하면서 참가한다. 하지만 내가 짊어지지않기로 한, 타자의 리스크를 지게 된다.
호수성을 기반으로 조합이 운영된다고 가정했을 때,
조합 활동에 공헌하지 않는 사람도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험도가 높은 범죄 행위에 손댄 동료가 어려움에빠졌다고 도울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자업자득 아닌가?
카라마를 비롯한 조합원들과 생활하다 보면 조합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공헌도, 특정한 어려움, 궁지에 빠지게 된 ‘원인‘을 거의 불문하고, 마침 홍콩에 있는 그 타자가 처한 상황(결과)에만 응답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해주는 태도가 폭넓게 관찰된다. 이는 죽음이라는 특별한 사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또한 조합 활동과 타자에 대한 세세한 규칙이나 규범을 가능한 한 만들지 않는다/애매한 채로 둔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얘기한 사례가 보여주듯이 이들의 집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데, 최종적으로는 ‘여러 사정이 있으니 세세하게 따지지 말자‘는 결론에 도달한다 - 무임승차자 문제도, 기부금을 상황에 따라 달리 받자는 제안도 다시 문제삼지 않았다. -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