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홍콩조합 집회에서 한 여성이 발언했듯이 기본적으로 이들은 조언을 요청받지 않는 이상 타자의 비즈니스와 행위에 끼어들지 않기에 그 사람의 ‘사정‘을 자신이 속속들이 알 수 없음을 이해하고 있다. 나는 연구자로서 이들의 생활사나 비즈니스에 대해 묻거나 들으면서 조사를 해왔는데, 대상자가 어떤 일을 태연히 설명해주더라도 주위사람들이 내게 "그에게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지 모르니 놔둬"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좋지 않겠어?"라는 조언도 받곤했다. 타자의 복잡한 사정은 알 수 없는/알고 싶지 않은 것이기에 타자의 ‘자기 책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란 어렵다.
두 번째 배경으로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인간관 · 주체관이 있다. 어디까지가 ‘자기 책임‘이고 어디부터가 ‘불운‘의 영역인지를 묻는 것은 원래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 이들은 애초에 개별적인 실천 · 행위의 귀결을 타인에 대한 인물 평가 -‘노력이 부족하다‘, ‘생각이 안이하다‘,
‘별로 착하지 않다‘ 등 - 와 연결 지어 말하는 것 자체를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사정을 아는 개개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사태가 되어 안타깝다고 말하긴 하지만, 완전히 당사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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